15주년 노벨평화상 15주년 기념 - 개회사 - 정의화 |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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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님의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얼마 전 온 국민의 애도 속에 김영삼 대통령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우리 시대의 큰 산이셨던 고인의 영결식을 치르면서 또 한분의 영웅이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위업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과 김영삼 대통령님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헤쳐 온 정치적 동지이자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두 분이 계셨기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고, 기적의 역사를 일구어낼 수 있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님께서는 ‘화합과 통합’을 유지(遺志)로 남기셨습니다만, 그것을 평생에 걸쳐 실천하신 분이 김대중 대통령님이십니다.
자신을 모질게 핍박한 사람들까지 껴안는 넓은 가슴으로 모두를 용서하셨습니다.
지역갈등의 직접적 피해 당사자이면서도 누구보다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한반도의 분단과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 앞장서셨고, 통일의 물꼬를 트셨습니다.
두 분 대통령께서 건강하실 때 국민 앞에서 악수하고 포옹하시며 국민대통합을 역설하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거듭거듭 밀려옵니다.
이제 우리는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의 차이를 떠나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김대중 대통령님과 노벨평화상의 뜻을 기리는 길일 것입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크게 열어놓으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도 남과 북은 대립과 갈등 속에 그냥 보내버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대화와 교류, 인도적 지원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남북이 서로를 인정하는 가운데 오가고, 돕고, 나누면서 작은 신뢰를 꾸준히 쌓아가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역사적인 평양 방문길에 말씀하셨듯이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모든 국민의 뜻과 지혜를 모아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 역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남북 국회의장 회담’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계속 추진 중입니다. 한반도가 21세기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의 상징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회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화합과 통합을 평생 몸소 실천하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숭고한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뜻 깊은 기념행사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얼마 남지 않은 2015년 마무리 잘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화기만당(和氣滿堂)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