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주년 노벨평화상 17주년 기념 - 개회사 - 정세균 |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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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 기념
학술회의 및 기념식 자료집은 하단 파일 pdf 참조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남긴 업적을 기리고 노벨평화상 수상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위원회공동위원장직을 맡은 국회의장 정세균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공동위원장을 맡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주최 측을 대표하여 환영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대설(大雪)입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날 많은 눈이 내리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난다고 했습니다.
오늘 올겨울 들어 모처럼 많은 눈이 내렸으니 내년에는 우리사회 곳곳에서 좋은 일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뜻 깊은 행사를 준비하신 서른 세분 고문님과 장충식 공동위원장님, 그리고 김대중 평화센터,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 김대중 기념사업협회,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이희호 여사님을 비롯한 가족 여러분을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내빈 여러분,
김대중 대통령님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을 기념하는 오늘은 다른 어느 때보다 뿌듯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우리사회는 지난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평화롭게 정권을 교체했으며, 오늘은 그런 토대 위에서 기념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생전에 바라셨던 민주정부가 다시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섰으니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님은 생전에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 경제 민주화, 국민화합을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수차례 죽음의 문턱에 갔지만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두려움 앞에 당당히 맞섰습니다.
또 적대적인 남북관계를 끝내고 화해와 협력, 공존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을 불렀습니다.
나아가 경제적으로 소외받고 그늘진 계층을 살폈고 경제 민주화와 서민복지 정책으로 보듬었습니다.
노벨상위원회가 김대중 대통령님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평생 이러한 신념에 충실한
대통령님의 삶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벨상위원회는 “첫 번째 떨어지는 물방울이 가장 용감하다”며 수상자 선정에 시비를 거는 이들을 향해 명확한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서 목숨을 걸고 걸어간 대통령님의 일관된 행보를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첫걸음이 가장 어렵습니다.
대통령님은 엄혹한 시절, 군사정권에 맞서 승산 없는 싸움에서 고통스러운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 첫걸음이 쌓여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시켰습니다.
내빈 여러분, 그렇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대통령님께 죄송스럽습니다.
1997년 민주정부 출범 이후 20년,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17년째를 맞지만 우리사회가 얼마나 진전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는 대통령님과 우리가 애써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한순간 뒷걸음치는 퇴행적인 현실을 지난 9년 동안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봤습니다.
또 계층 간 양극화는 심화되고, 국민 갈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 한숨은 깊습니다. 남북 긴장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평생을 바쳐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국민화합을 위해 애쓰신 대통령님의 노고를 생각하면 죄송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일촉즉발의 남북관계는 6.15 공동성명을 통해 평화통일 초석을 놓았던 대통령님의 의지를 빛바랜 사진으로 만들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멈춰선지 오래고, 금강산 관광 뱃길은 끊겼으며, 공동경비구역(JSA)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습니다.
정치권 갈등과 국민 분열도 심각합니다. 당파적 이익에만 급급해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퇴행적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뵙기가 부끄러운 심정입니다.
내빈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제2의 민주주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이제 다시는 민주주의가 뒷걸음 쳐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님께서 평생을 걸고 이룬 민주주의는 더욱 활짝 꽃피워야 하며, 남북 화해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나아가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그리고 국민화합을 이루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님은 생전에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며 우리들에게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그것만이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 국민화합을 위해 살다간 대통령님의 뜻을 받드는 길입니다.
“지금은 평화입니다”라는 주제처럼 새로운 대한민국,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에 뜻을 모아주시길 기원합니다.
행사 준비하신 모든 분들에게 거듭 감사드리며, 이희호 여사님의 건강과 함께 하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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