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년 노벨평화상 12주년 기념 - 이희호 이사장 인사말
본문
존경하는 장충식 행사위원장님
그리고 행사위원님들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오늘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2주년을 맞아 제2회 김대중국제평화학술회의와 만찬행사를 갖게 된 것을 매우 뜻있게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 행사를 위해 수고해주신 행사위원 여러분과 학술회의를 준비하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의 문정인 관장, 존 스웬슨 라이트(John Swenson-Wright)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를 비롯해 발표와 토론을 해주신 국내외 여러분과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저희 내외는 일생을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에서 살았습니다. 감옥, 연금, 납치, 망명생활, 사형선고 등 고난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남편은 대통령이라는 영광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영광은 노벨평화상이었습니다.
아마도 고난의 시절이 없었다면 영광의 기쁨도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역경에 처했지만 희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영광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모두가 아시는바와 같이 지난 5년은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지고, 남북의 평화가 무너져 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서민들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괴로움이 컸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12년전 노벨위원회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남편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러한 노력을 하는 용기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남편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노벨위원회가 말한 것처럼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갈등과 대결을 계속한다면,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은 미래의 희망이 없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제 남편이 추구했고,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며 격려했던 그 평화의 길을 우리는 계속 가야만 합니다.
남편은 12년전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에서 ‘노벨평화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의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노벨평화상의 책임은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의 책임을 다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보름후면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저는 남편의 유지가 이어질 수 있는 정부가 세워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화해와 평화, 노벨평화상 수상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서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년 새 정부에서는 금강산 관광도 하게되고, 이산가족도 서로 만나고,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며 교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경제협력이 강화되어 우리는 물론 북한도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특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굶주리고 있는 북한동포를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모든 것을 다짐하고 실천의 의지를 강하게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