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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6주년 기념식 -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

    본문

    김대중 전대통령, '2006 노벨평화상수상자 광주정상회의'개회식 기조연설 2006년 6월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한반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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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 내외분! 


    국사 다망하신 중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왕림해 주신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해 마지않습니다.

    존경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대통령을 위시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수상단체 대표 여러분!

    여러분을 충심으로 환영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같이 하신 내외귀빈 여러분도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회의가 원만히 개최되도록 도와주신 박광태 광주시장과 연세대 정창영 총장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광주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성지입니다.


    1980년 5월 17일 저는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의해서 구속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다음날 광주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계엄령 해제하라’, ‘군사 쿠데타 주모자 전두환 물러나라’, ‘김대중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대대적인 시위를 전개했던 것입니다. 그때 신군부는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군중에게 무자비한 총탄세례를 퍼부어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150명 이상이 사망하고 3천명 이상이 부상당했습니다.


    한편 10일 동안 계속된 광주 민주항쟁은 참으로 위대한 정신을 간직한 거사였습니다.


    첫째, 광주 민주화운동은 군부독재를 반대하고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운동이었습니다.

    둘째, 광주 민주화운동은 전시민적인 궐기 속에서도 질서와 평화를 지킨 운동이었습니다.

    셋째, 광주 민주화운동은 시민군이 열흘 동안이나 시를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군인이나 경찰에게 한 사람도 위해를 가하지 않는 비폭력의 운동이었습니다.

    넷째, 광주 민주화운동은 시가 시민군의 장악 속에 있을 때 모든 금융기관과 상점들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는 높은 질서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섯째, 광주 민주화운동은 시민군들이 시를 장악하고 있던 열흘 동안 신군부와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매우 건설적인 자세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위대한 광주 5.18 민주화정신은 전국민과 온 세계를 감동시켰습니다. 한국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숭고한 정신적 가치에 대해서 모두가 감탄과 경의를 표시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광주 민주화운동은 이 나라에 반석과 같은 민주주의의 실현을 가져왔고, 그런 토대 위에 경제발전과 남북간의 화해 협력의 시대를 열게 된 것입니다.


    저는 신군부에 의해서 광주폭동의 배후지휘자로 몰려서 군법회의에 회부되고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신군부는 저를 죽이거나 아니면 자기들에게 협력하는 괴뢰로 만들기로 작정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저에게 죽지 않으려면 자기들에게 협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물론 죽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내가 살기 위해서 당신들에게 협력하면 나는 일시적으로는 살 수 있겠지만 역사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죽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당신들에게 협력하지 않으면 나는 일시적으로는 죽겠지만 역사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 것이다. 나는 역사와 국민을 배신할 수 없다.” 저는 이렇게 말하면서 죽음의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그 후 국민과 세계의 비등하는 항의에 의해서 저는 사형집행을 면할 수가 있었습니다.


    광주의거는 신군부의 폭력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좌절되었습니다. 그러나 광주의거 정신을 간직한 전국민의 끈질기게 계속된 민주화 투쟁에 의해서 불과 7년만에 민주주의는 다시 이 땅에서 햇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지금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 남북간의 화해 협력으로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발전도상에 있는 여러 나라들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시아의 여러 언론들은 한국의 경제발전도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혹독한 군부의 탄압 아래서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끝내 민주주의를 회복한 한국 사람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할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와 화해 협력의 위대한 광주의거의 정신이 깃든 이곳에서 ‘2006 노벨평화상수상자 광주정상회의’를 갖게 된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이 회의는 광주시민은 물론 우리 국민과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광주의거의 정신과 결부되어 많은 영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광주의거는 이 땅의 민주화를 가져왔고 민주화는 통일에의 국민적 열망을 고조시켰습니다. 과거에는 통일만 이야기해도 용공으로 의심받고 탄압받았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이런 족쇄는 풀렸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민족의 통일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저의 2000년 6월 13일 북한 방문은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큰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의 양정상은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해결하자는데 합의했고, 통일은 점진적이고 착실한 방법으로 실천하자고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도 합의했습니다. 분단 반세기만에 대립과 적대관계를 넘어서 민족 상호간의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양정상의 합의는 여러가지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첫째, 남북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되고 전쟁의 가능성은 매우 감소되었습니다.

    둘째, 반세기 동안 생사의 소식도 모르던 수백만의 이산가족이 이제 서로 만나거나 소식을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직접 만난 이산가족이 1만3천명이나 됩니다. 정상회담 이전에는 50년 동안 불과 200명만이 상봉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북한의 명산 금강산을 관광한 남한 사람이 130만명에 달하고 지금도 계속 관광을 하고 있습니다.

    넷째, 남쪽의 수많은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고 있고 특히 휴전선 가까이에 있는 개성공단에서는 이미 6천명의 북한 근로자가 남한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숫자는 70만 명까지 늘어날 것입니다.

    다섯째, 남북간의 철도연결공사가 완료되어 머지않아 개통될 것이며, 이 철로는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뻗어 나갈 것입니다. 남북의 철도연결은 관계 각국의 엄청난 경제적, 문화적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남한도, 북한도 큰 혜택을 얻을 것입니다.

    여섯째, 남북간에는 학술, 문화, 체육 등의 교류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왕래한 사람의 수가 10만명이 넘었습니다. 이것은 남북의 화해 협력을 증진시키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우리는 1,300년 동안 통일을 유지한 민족입니다. 외세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분단된 지 60년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원한 것도 아니고 승낙한 바도 아닙니다. 어찌해서 이러한 부당한 분단을 우리 민족의 영원한 운명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저는 우리 민족이 반드시 힘을 모아 평화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이룩할 것을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우리는 독일식의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기에는 우리의 힘도 부족하고 부작용도 많습니다. 또한 우리는 베트남식의 무력통일도 바라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또다시 무력대결이 일어난다면 7천만 민족이 공멸하는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적으로 같이 살면서 교류 협력하다, 서로가 안심할 수 있을 때 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입니다. 그 통일은 남북한 공동승리의, 윈윈의 통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염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만족할만한 진전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경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경색의 당면 이유는 북한 핵문제입니다.


    저는 북한 핵문제는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 주고 경제적 제재를 해제해 주어야 합니다. 서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동시에 실천해야 합니다. 북한과 미국은 작년 중국 베이징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의 결과를 존중하면서 그러한 방향으로 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 물론 우리 한국도 힘을 다해서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전을 위해서 가장 알맞은 조직입니다. 6자회담의 참여국가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지정학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 일청전쟁, 일러전쟁이 있었고, 일본의 한국 병탐에는 미국도 외교적으로 가담했었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이 4대국이 남북한과 긴밀하게 협의해서 한반도 평화보장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35년 전인 197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4대국 한반도 평화보장론’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미국 예일 대학의 폴 케네디 교수는 최근 한국에 대해서 “한국은 네 마리의 큰 코끼리 다리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다. 한국이 사는 길은 그 사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과거와 같은 약소국가가 아닙니다. 상당한 경제적 능력과 군사력을 가지고 있고 수천만명의 믿음직한 국민도 있습니다. 남북이 힘을 합쳐서 4대국과 협상하고 협력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동시에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지도자 여러분!

    인간의 마음에는 천사도 있고 악마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에게는 축복이 오거나 재앙이 오거나 할 것입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의 결과를 가져오려면 감상적인 담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보다도 빈곤과 질병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종교나 신앙, 철학이 다른 문명간의 대화와 협력이 있어야 합니다. 전쟁과 테러행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야 합니다. 모든 갈등은 약자에 대한 배려 속에서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특별한 영광을 입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평화와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서 헌신할 의무가 있습니다. ‘광주정상회의’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기여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 사람들에게 복음의 메시지가 되어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을 이 곳에 모시게 된 것을 큰 영광과 자랑으로 생각하면서 머무시는 동안 내내 즐거운 체류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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