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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6주년 기념식 - 백학순 박사

    본문

    6.15 남북공동선언의 의미, 6년간의 남북관계 평가, 그리고 김대통령님의 2차 방북에 대한 기대



    백학순(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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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저녁, 6.15 남북공동선언의 주인공이신 대통령님과 여사님, 그리고 임동원 장관님을 비롯하여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루어내는데 힘을 합하셨던 분들, 또한 우리사회에서 남북 화해협력에 힘을 쓰고 계시는 여러분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뵈니,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의 감격이 되살아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대통령님께서 여셨던 새로운 민족의 역사 한가운데 새롭게 서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 저는 김대통령님 내외분을 모시고 여러분과 함께 “6.15남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6.15공동선언 이후 지난 6년간의 남북관계를 평가”한 후, 이달 하순에 있을 “김대통령님의 2차 방북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기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6.15남북공동선언의 의미


    저는 6.15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여덟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우리 민족의 분단이후, 그리고 동족상잔의 6.25전쟁 이후 최초로 남북 최고지도자가 서로 만나 민족화해의 장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남북화해를 통해 남북간에 평화공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남북사이에 전쟁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사라졌습니다. 요사이 북미간의 대결 때문에 한반도에서 아직도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남북한간의 전쟁의 위협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제는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둘째, 두 지도자가 전 세계에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우리 민족의 ‘당사자 원칙’을 선언하고,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북한지도자의 현재의 통일단계에 대한 인식이 ‘연합제’ 단계라는 것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었고, 이로써 남북한이 분단 사상 최초로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단계와 경로에 대해 공동인식에 도달하고 공동노력을 해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셋째,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남북협력의 물꼬를 틂으로써 그 동안 부모, 처자와 생이별하고도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한(恨)을 품고 노령으로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이산가족들에게 부모와 처자를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것보다 더한 천륜의 도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넷째, 6.15남북공동선언은 민족간의 경제협력의 길을 엶으로써 북한이 매우 중요한 군사지역이었던 개성과 금강산을 우리들에게 열어주고, 남북간에는 군사분계선을 가로질러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민족 통일과 번영을 위한 한민족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본격적인 길을 연 것입니다.


    다섯째, 남북은 6.15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여 남북한이 정부대표단과 민간단체 모두가 함께 “민족통일 대축전”을 열어오고 있습니다. 이 대축전은 이름 그대로 민족 모두가 함께하는 ‘화해’와 ‘통일’의 장으로서 해가 지나도록 그 뿌리를 깊고 튼튼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민족통일 대축전을 민주와 인권·평화의 도시, 빛고을 ‘광주’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민족의 화합과 통일이 더 큰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여섯째, 6.15공동선언은 남북지도자가 직접 서명, 합의한 것으로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서는 남한 측과 자신이 서명, 합의한 유일한 문서입니다. 따라서 6.15공동선언의 이행은 민족문제와 관련하여 북한 최고지도자의 정통성과 직접 맞닿는 성격의 것이 되었고, 북한은 공동선언을 “21세기 조국통일의 이정표”로 규정하고 이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을 지난 6년간 누누이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6.15공동선언은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자신을 위해서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합의인 것입니다.


    일곱째, 6.15공동선언을 포함한 국민의 정부의 대북정책, 즉 햇볕정책이 주변 4강 모두와 국제사회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과 미국 양국이 동시에 우리의 대북정책, 햇볕정책을 지지하게 된 것은 실로 이전에는 없었던 역사적인 일이었으며, 그 만큼 우리민족의 위상이 전 세계에서 높아졌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6.15남북공동선언은 무엇보다도 냉혹한 국제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민족과 국토가 분단되고 냉전시대의 올가미에 걸려 반세기를 넘어 신음해 오던 우리 민족에게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이라는 꿈과 신화(神話)를 되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과 신화는 한반도 국제환경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오늘 우리자신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 속에서 더욱더 크게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2. 지난 6년간의 남북관계 평가


    그렇다면,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변하였습니까?


    우선 몇 가지 수치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현정은 현대회장님도 와 계십니다만, 개성공단에서 오늘 현재 7,363 명의 북측 노동자들이 우리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금강산관광객이 올 4월말 현재, 123,1767명을 넘어섰습니다. 올 4월 한달만 보더라도 개성, 평양 등 북한방문자가 9,495명, 여기에 금강산관광객 27,404명을 합하면, 4월 한달 총 36,899명이 북한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숫자를 보면, 대면 상봉이 13차례에 걸쳐 12,695명, 화상상봉이 4차례에 걸쳐 1,876명, 도합 14,571명에 이르렀고, 남북 당국간의 공식 회담이 이번 제주도 경추위 회담을 포함하여 6.15공동선언 이후 총 169회에 이릅니다.


    저는 여기서 이러한 성과가 제2차 북핵위기의 발생으로 인한 매우 악화된 국제환경 속에서도 남북한이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만일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남북공동선언이 없었더라면, 과연 우리가 북미양국이 첨예하게 대결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을 해 낼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6.15공동선언이 남북화해와 평화의 튼튼한 보루가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지난 6년간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남북간에는 참여정부 들어와 아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핵문제의 해결에 암운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지렛대가 없으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리의 이야기를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북한과 ‘신의’있는 대화와 협상의 채널, 그리고 효과적인 레버리지를 확보하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북핵문제, 한반도 문제, 통일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정책을 존중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며, 또한 이렇게 되어야만 우리의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6년 전에 남북 최고지도자 들이 만나 남북간에 ‘대결’을 끝내고 ‘화해’하자는 역사적 결단이 있었는데, 남북한이 최고지도자의 만남을 이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실로 적지 않습니다.


    물론 북핵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해야 한다”라는 적극적인 문제해결적 자세로 남북간에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여 북핵문제 해결의 계기를 만들어 내야 할 것입니다.



    3. 김대통령님의 2차 방북에 대한 기대


    마지막으로, 김대통령님께서 6월말에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십니다. 김대통령님의 퇴임 이후 김위원장은 세 차례에 걸쳐 김대통령님을 평양에 초청하였습니다.


    김대통령님이 왜 지금 김위원장을 만나려 하실까요? 우리 모두 기억하다시피, 작년과 재작년에 일부 여권 인사들에 의해 김대통령님은 대북 특사로 방북을 권유받았습니다. 그 때 김대통령님은 자신은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핵문제와 민족문제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직인 노무현 대통령이 나서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옳다고 고사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 김대통령님께서 김위원장을 만나려 하시는 것일까요? 더구나 지금은 예전과 달리 북핵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그 해결이 매우 어렵게 보이는 때가 아닙니까.


    저는 김대통령님이 방북하시려는 이유를 김위원장과 함께 민족문제, 국제정세, 미국정치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북핵문제, 동북아정세 등에 대해 얼굴을 맞대고 ‘신의’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시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합니다. 간단한 세상의 이치를 생각해 보십시다.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으며, 어떻게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까?


    김대통령님은 전직대통령이시지만,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이어서 ‘협상’이 아닌 ‘대화’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남북 지도자가 만나 민족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면서 대화하는 것, 그 자체가 민족의 희망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신의 방북이 아무런 성과가 없을지도 모르는 위험, 그로 인해 햇볕정책의 업적이 호사가들에 의해 폄훼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민족의 앞날을 위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이를 회피하지 않으려는 김대통령님에게 지금 우리 모두가 민족적 염원을 갖고 큰 성원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이념, 지역, 계층 등 무엇이든지 간에 국민을 편 갈라 분열시키는 정치인은 더 이상 용서하지 않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도 정파의 지도자가 아닌 국민 전체, 민족 전체의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면 전쟁과 평화, 민족의 분단과 통일, 그리고 21세기 동북아질서의 구축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을 넘어 보다 큰 인식의 지평에 서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정치권 여야 모두가, 그리고 우리사회 모두가 이번 김대통령님의 방북을 초당적으로, 또 한마음으로 지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통령님, 이번 방북을 앞두고 대통령님의 방북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높은 기대 수준에 나름대로 부담을 느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님은 민족분단의 불행한 역사와 승부하여 이를 치유하고 우리 민족에게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이라는 꿈과 신화를 되살려준 지도자이십니다. 대통령님의 뒤에는 2000년 6월을 통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키우고 살아가는 민족이 있습니다. 자라나는 후손이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평양에 가셔서 민족의 꿈과 염원에 맞게, 민족의 역사와 신화에 맞게 이야기하시고 행동하시면 될 것입니다.


    지금은 두 지도자의 만남과 대화가 민족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님의 초청자인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통령님의 방북에는 우리 민족의 꿈과 염원이 담겨 있다는 것을 바로 보고, 민족의 장래, 민족의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김대통령님의 염원에 ‘신의’를 갖고 호응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두 지도자의 만남이 민족의 꿈과 신화를 되살리고 키워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통령님, 건강하게 평양에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민족의 앞날을 열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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