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12주년 - 개회사 (Session 4 / 발제) 양문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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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Session 4
대북 인도적 지원, 경제발전, 평화
Ⅰ. 대북 인도적 지원 현황
□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1995년부터 시작 - 다만 김영삼 정부 시절은 부분적, 일시적 지원에 그침 - 본격적인 실시는 김대중 정부 들어서, 특히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 <그림 1>에도 나타나 있듯이 대북 인도적 지원은 2000년 이후 뚜렷한 증가세 - 정부 차원의 지원과 민간 차원의 지원이 병행되었으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많음. -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지원도 있었으나 직접 지원이 훨씬 더 많음. □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악화 등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이 급격히 감소 - 특히 정부 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중단 <그림 1> 대북 인도적 지원 현황(식량차관 포함)
자료 : 통일부 <표 1> 한국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 실적(1995~2007)
구분 | 1995 | 2000 | 2002 | 2003 | 2004 | 2005 | 2006 | 2007 | 계 |
지원실적 | 국내쌀 15만톤 | 외국산쌀 30만톤 중국산 옥수수 20만톤 | 국내쌀 40만톤 | 국내쌀 40만톤 | 국내쌀 10만톤 외국산쌀 30만톤 | 국내쌀 40만톤 외국산쌀 10만톤 | 국내쌀 10만톤 | 국내쌀 15만톤 외국산쌀 25만톤 | 쌀(국내외) 265만톤 중국산 옥수수 20만톤 |
금액 | 1,854억원 | 1,057억원 | 1,510억원 | 1,510억원 | 1,359억원 | 1,787억원 | 394억원 | 1,505억원 | 10,976억원 |
형태 | 무상 | 차관방식 | 차관방식 | 차관방식 | 차관방식 | 차관방식 | 무상 | 차관방식 |
|
주: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은 2010년 신의주 수해 피해에 대한 지원으로 쌀 5천톤을 보낸 것이 유일함. 자료: 통일부 <표 2> 한국 정부 차원의 대북 비료지원 실적(1999~2007)
구분 | 1999 | 2000 | 2001 | 2002 | 2003 | 2004 | 2005 | 2006 | 2007 | 계 |
규모 | 15.5만톤 *민간 4만톤포함 | 30만톤 | 20만톤 | 30만톤 | 30만톤 | 30만톤 | 35만톤 | 35만톤 | 30만톤 | 255.5만톤 |
금액 | 462억원 | 944억원 | 638억원 | 832억원 | 811억원 | 940억원 | 1,207억원 | 1,200억원 | 961억원 | 7,995억원 |
자료: 통일부
Ⅱ.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평가
1. 긍정적 측면 (1) 북한 경제 및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기여 □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식량수급상황 개선에 크게 기여 - 한국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거의 매년 식량 40만 톤, 비료 30만 톤 안팎을 지원했음. - 그런데 북한의 연간 식량 생산량이 350~450만 톤 수준 - 따라서 한국의 대북 지원이 북한의 식량 수급 상황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쉽게 짐작 가능 □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경제난 완화에도 크게 기여 - 북한의 열악한 경제사정을 고려할 때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긴급구호의 차원을 넘어서서 북한경제가 위기적 상황에서 벗어나는데 일정 정도 기여 □ 이에 따라 북한경제는 한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로 바뀌었음. - 내부 자원은 고갈된 상태에서 한국으로부터의 자원유입이 없으면 도저히 지탱하지 못하는 체질로 변모했음. □ 아울러 대북 인도적 지원은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 개선에 기여 - 특히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과 같은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음. □ 이와 관련,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시장 활성화의 물적 토대를 제공했음. - 북한 경제구조의 특성상 지원물자의 일부는 반드시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음. - 북한의 극심한 물자 부족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국으로부터의 지원 물자 유입은 북한 시장 활성화의 물적 토대 형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음. - 아울러 식량 공급량 증가가 시장가격 상승 억제를 통해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었음. (2)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여 □ 대북지원에서 정치적인 고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 - 물론 대북 지원이 순수한 인도적 지원의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 (남북관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음. - 그럼에도 불구, 현실 세계에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 □ 그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은 남북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 - 남북간에 인도적 지원은 때로는 이산가족 상봉과, 때로는 남북대화 재개와 서로 주고받기로 처리되어 왔음. -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대남 의존도를 높이고 따라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 수행 - 나아가 인도적 지원은 남북한 정치 · 군사적 갈등의 분출을 제어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 □ 특히 쌀과 비료 지원은 남북관계의 시발점, 촉진제 역할을 수행했으며 때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로도 작용 - 특히 남북간 대화가 끊겨 있을 때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는 매개 역할을 수행한 경우가 종종 있었음. (3) 통일에 대한 기여 □ 대북 인도적 지원의 성과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남한에 대한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 - 이것이야말로 통일의 실질적인 기반이며 추동력 - 남한으로부터 지원된 식량과 비료를 직접 수취한 북한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직접 취하지 않은 주민들이라고 해도 남한으로부터 식량과 비료가 지원된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알고 있음. - 그리고 이로 인해 적지 않은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대한 적대감이 완화되고 대남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은 새터민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고 있음1). □ 통일 이전이든 통일 이후이든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 북한의 민심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2). - 그런데 이러한 효과를 거두는 방법으로서 현재는 인도적 지원만한 것이 없음. - 만성적인 식량난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당연한것 □ 반면 지금과 같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중단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마음이라는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음. - 특히 북한주민들이 남한에 대한 적개심만 가득한 상태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그 후유증을 감당할 수 없을 것임. 2. 부정적 측면 □ 대북지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 혹은 대북지원의 한계성을 강조하는 입장의 사람들이 그 근거로서 내세우는 가장 큰 요소는 분배의 불투명성 문제 - 즉 남한에서 지원한 식량이 일반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군대 등에 전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 새터민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식량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은 부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임. - 다만 전용의 범위에 대해서는 새터민들의 증언에 편차가 상당해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움. □ 대북지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의 사람들이 그 근거로서 내세우는 또다른 요소는 북한의 변화, 특히 개혁개방 여부 - 이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론인 ‘퍼주기’론으로 연결 □ 이러한 입장의 사람들은 북한 불변론에 입각해 대북지원 무용론을 주장 - 남한이 북한에 대해 아무리 주어보았자 북한은 변하지 않으므로 인도적 지원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 - 지원(퍼주기)의 수혜자도 주민이 아니라 지도부라는 주장 - 결국 대북 인도적 지원은 김정일 체제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
Ⅲ. 쟁점과 과제
1.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대 □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대북 지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 -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대북 지원 그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 - 그런데 대북 지원의 역사가 십수년을 경과하는 등 대북지원의 장기화에 따라 대북지원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 여기에다 대북지원에 대한 ‘퍼주기론’ 등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이념적 갈등이 표출되고, 대북정책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데다, 최근엔 북한의 군사적 도발까지 겹치면서 -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약화되고 있음, □ 따라서 앞으로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가는데 주력해야 함. - 특히 이제는 대북지원을 왜 해야 하는가,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넘어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함3). - 대북지원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의 원칙, 규모, 방법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함. - 특히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을 지양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가는데 힘을 쏟아야 함.
2. 대북지원과 상호주의 □ 대북지원의 원칙으로서 상호주의의 적용 여부, 적용 수준 문제는 오랜기간 논란의 대상 -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태도 - 달리 보면 일종의 조건부 지원 - 상호주의 문제는 ‘퍼주기론’과 밀접한 관계 - 대북지원에서의 상호주의 적용에 대한 주장은 대북지원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근거를 두고 있음. □ 노무현 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예컨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자유로운 서신 왕래, 보다 자유로운 상봉방식 등 남한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상응하는 북한의 대남 인도주의적 조치를 요구 -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이명박 정부에 계승 □ 이명박 정부의 대북 지원정책은 북한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 - 정부차원의 지원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진하되, 북측의 요청(북측의 태도변화)과 국제적 수준의 모니터링(엄격한 분배투명성), 국민여론(명분)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는 ‘조건부 인도지원정책’4) -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이 핵협상 및 기타 남북관계에서 태도 변화를 보여야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 즉 인도적 지원과 정치군사적 문제를 연계하는 정책 □ 그런데 김대중 정부는 초기부터 인도적 지원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게다가 정치군사적 문제와 분리해서 대응 - 이러한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은 결국 이산가족 상봉과 공식적인 당국간 회담 등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 - 남북관계의 진전은 다시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3. 대북지원과 국제적 규범 □ 그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남한의 대북 지원에 대한 모니터링, 분배 투명성 등과 같은 문제에 서 국제사회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관철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지적 - 특히 남한의 대북지원이 10여년을 경과하면서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 - 이는 대북지원에 대한 ‘퍼주기’ 논란과도 밀접한 관계 - 또한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지원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있어서도 이 문제가 중요한 논점의 하나로 부각 □ 이에 따라 대북지원에서 국제적 규범과 남북관계의 특수성 사이의 조화 문제가 주요한 이슈로 부각 - 양자를 조화시켜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 - 다만 어느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둘 것이냐, 달리 보면 국제적 규범의 적용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존재함. - 한 쪽에서는 국제적 규범의 적용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반면, 또다른 쪽에서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음5).
4. 대북지원에서 양자ㆍ다자 지원의 병행 □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 식량지원, 즉 다자 지원과 북한에 대한 직접 지원, 즉 양자지원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음. - 다자 지원은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반면 국제기구가 나름대로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분배 투명성 확보는 상대적으로 용이함. - 반면 양자지원은 대북 레버리지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으나 분배 투명성 확보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존재 □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양국간 외교적 현안의 해결과 함께 분배 투명성 확보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점 -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은 국제기구와 미국 NGO의 두 채널로 진행되었음. □ 따라서 한국도 양자협의를 통해 분배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대북 직접 지원(양자 지원)과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다자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함6). - 물론 지금까지 한국이 다자 지원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앞으로 다자 지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됨. - 한편 북한도 남한의 대북지원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수준에 준하는 분배 투명성을 보장해야 함.
1) 어느 조사에서는 북한 주민의 78.8%가 한국의 대북지원 사실을 알고 있고, 북한주민의 86.4%가 한국의 대북지원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새터민 297명에 대한 의식조사”(2008.7.24). 또다른 조사에서는 북한 주민의 70.8%가 한국의 대북지원 사실을 알고 있고, 북한주민의 80.5%가 한국의 대북지원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새터민 370명에 대한 의식조사”(2009.9.15-16). 민주평통 종교인도 위원회 회의자료, “대북 인도적 지원의 평가와 개선방안,” 2009.11.23에서 재인용. 2) 이른바 보수적인 성향의 학자들 중에서도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 강영식,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의 현황과 19대 국회의 과제,” 한반도평화포럼· 시민평화포럼 주최 토론회, 『5.24 조치 2년, 남북관계 전환과 19대 국회의 과제』, 2012.5.21. 4) 강영식,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과 남북교류,” 2011.5, 미발표원고. 5) 보다 자세한 것은 이종무, “대북지원의 전개과정 및 주요 지형의 변화,” 『KDI 북한경제리뷰』2012년 2월호를 참조. 6) 이종무, “이명박 정부의 임기말 과제와 새로운 남북관계 구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 정책포럼 50회 기념 정책토론회 발표논문, 201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