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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11주년 기념식 - 학술회의 개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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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 11돌, 이제 평화의 미래를 준비할 때다."


     6.15 11돌을 맞은 오늘 우리는 남북관계의 퇴행 속에서 6.15 정신과 협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6.15에 마련되어 심화 발전해온 각종 남북대화가 중단되자 긴장이 높아지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교류와 협력이 중단된 자리에는 한숨만 남았습니다. 비방과 중상이 난무하고, 포탄을 주고받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6.15 가 역사의 저편으로 물리치려했던 한반도 냉전이 다시 살아 돌아와 우리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이미 이명박 정부가 6.15와 10.4 합의를 부정했던 2008년 초부터 악화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관리할 의무감도, 악화된 정세를 전환할 의지도 보이지 않았으며, 평화를 만들어갈 능력도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결정책으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첫째, 우리는 평화를 잃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고, 만들어갈 의무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평화가 사라졌습니다. 작년에 우리 국민들은 전쟁의 공포를 겪었고, 아직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기관이 발표한 2011년 세계 평화지수에서 한국은 50위로 추락했습니다. 시민혁명이 일어난 아프리카의 튀니지보다도 낮습니다. 국가의 기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의 기본을 소홀히 했습니다.


    둘째, 북방경제를 잃었습니다. 남북경제협력의 빈자리를 중국이 차지했습니다. 남북간 철도와 도로연결을 통해 대륙철도를 타고, 중국으로 러시아로 진출고자 했던 우리의 비전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창지투 경제구상을 구체화하고, 러시아가 극동개발에 나서고 있는 현실을 그저 바라만 보는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셋째, 중소기업의 꿈을 잃었습니다. 작년 5.24 조치이후 1년이 흘렀습니다. 북한에서 모래를 수입해 수도권 건설현장에 납품하던 사업가는 부도가 났고, 10년 넘게 북한에서 위탁가공을 해왔던 중소기업은 도산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제재 효과를 주장하지만, 실질적인 피해자는 바로 우리 중소기업입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이 바로 대북사업에 종사한 중소기업에 대한 가혹한 제재였습니다.   


    넷째, 이산가족의 소망을 잃었습니다. 민족분단의 비극의 희생자들인 이산가족들이 이제나 저제나 이승에서의 마지막 소원이 이뤄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이산가족의 고령화로 인해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분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과연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습니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대북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뒷거래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전에, 정책을 바꾸면 당당하고 공개적으로 남북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대로 임기가 끝났을 때,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최소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전으로 후퇴시켰습니다. 동북아 질서 전환기에 한국 외교를 마비시켰습니다. 그리고 남북경제공동체의 기반을 크게 훼손했습니다. 막대한 통일비용을 후세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혹한 역사적 평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한다면, 이제라도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무능한 관료들을 유능한 인사로 바꾸고,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지금이라도 6.15 정신으로 돌아올 것을 바랍니다. 6.15 정신이란 평화와 민족공영, 통일에 대한 열망이자 실천 자세이며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에 대한 성찰이자 비전입니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을 벗고, 분단의 현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남북관계의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과거의 냉전시절로 회귀하려하지 말고 탈냉전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진보개혁진영이 준비해야 할 평화의 과제 


    올해 6.15는 우리에게 새로운 전환기입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한반도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찾아 올 때입니다. 6.15와 10.4의 소중한 열매가 이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준비할 때입니다. 분단체제에서 평화만큼 소중한 복지는 없습니다. 진보개혁 세력이 이제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동북아 협력에 대해 공통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할 때입니다.  


    무엇보다도 널리 평화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내걸고 전쟁불사를 외치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맹목적인 냉전주의자들이 발붙일 곳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합니다. 우리는 북풍몰이에 여념이 없는 권력의 부도덕성을 국민이 심판하는 감격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위대한 국민이 더욱 성숙한 평화의식과 민주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포용정책의 내용과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접근을 통한 변화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시기에 우리가 일관되게 지켜온 철학이요, 접근법입니다. 이명박 정부 3년 반 동안 남북관계가 너무 악화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보완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습니다.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서 이제 남북관계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현을 위한 실효적인 전략을 꾸준히 개발하고 우리 능력이 닿는 한 이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서 냉전구조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평화체제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동북아질서변화를 반영해서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손에 잡히는 평화’의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한반도의 봄을 이제 우리 스스로 찾아 올 때입니다. 우리 안의 분열과 대립을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한반도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돌아가신 두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소망이고,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일치된 요구입니다.  


    이번 6.15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위기에서 평화로 바뀌는 전환점이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건 길게 보아 우리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확신합니다.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힘들을 모은다면,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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