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16주년 - 2부 개회사 - 박원순 |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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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하는 이희호 여사님, 그리고 자리를 빛내주신 내빈 여러분!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이 열린지, 어느덧 16주년을 맞았습니다.
저는 늘 꿈을 꿉니다.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떠나 평양, 신의주, 베이징, 시안을 거쳐 파리까지 배낭여행을 떠나는 꿈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생각만 해도 피가 끓는 꿈인데, 김대중대통령, 노무현대통령 두 분의 노력으로 그 꿈에 한층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멀어져가는 듯 합니다.
올해 1,2월 북한의 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에 따른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등 남북관계는 끝없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통일대박론, 드레스덴 연설, 그리고 8.25 남북공동합의문으로 남북간 교류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던 만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현재 남북관계는 불투명하고, 남북교류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입니다. 5.24조치는 6년째 계속되고, 6.15남북공동선언의 결실인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100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16년 전 남북 두 정상은 분단 반세기만에 직접 만나 평화와 화해 협력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중대한 선언을 이루었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한은 활발한 사회문화 교류를 펼쳤고,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다양한 경제협력을 이뤄냈습니다.
물론 북한의 태도에 따라 변화하는 안보상황에 대하여는 국제사회와 함께 공조하여 단호히 대응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를 위한 대화와 교류가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위한 민족적, 시대적 소명입니다. 또한 경색된 남북관계와 예측할 수 없는 북한 정세는 서울시민의 삶과도 직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다시금 한 구절 한 구절 되새겨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1항에는 “남과 북은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하고, 4항에서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선언했습니다. 화해와 협력이라는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누가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이 땅에 사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며 통일을 준비하는 거대한 전략과 ‘분단 극복과 통일’이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지니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저 또한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을 다해 다시 통일의 꿈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