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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18주년 - 2부 축사1 - 이낙연 | 국무총리

    본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모이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6·15남북정상회담을 18년째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갖는 기념식과 달리 오늘은 특별합니다. 4월과 5월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직후여서 그렇습니다.


    뜻깊은 자리를 올해도 어김없이 마련해주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이희호 여사님,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님, 돈의 위력이라고 하신 박원순 서울시장님, 감사합니다. 올해도 이 자리를 더욱 뜻깊게 만들어주신 추미애 대표님, 조배숙 대표님, 이정미 대표님, 박지원 대표님,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영원한 분신 권노갑 고문님,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핵전쟁방지 국제의사협회 이라 헬판드 공동의장님, 리사 클락 국제평화국 공동대표님, 미국 퀘이커봉사위원회 조이스 아즐루니 사무총장님, 필 로드 총괄수석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기적 회담이 그저께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있었습니다. 두 지도자는 4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 북한 안전보장과 완전한 비핵화, 미군유해 송환이 그것입니다. 특히 센토사합의는 4.27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한다고 명기함으로써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함께 간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센토사합의를 보면서 저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 가운데 하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얼마나 멀리 내다 보셨던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71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로서 몇 가지 획기적 제안을 하셨습니다. 4대국 안전보장, 남북 교차승인과 유엔 동시가입 등입니다. 그 제안들은 하나씩 구현됐습니다. 그러나 긴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20년 후인 1991년에 실현됐습니다. 4대국 안전보장은 6자 회담으로 구체화돼서 2003년에 시작됐습니다. 남북한 교차승인은 지금까지 절반만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1990년에 소련과 그리고 1992년에는 중국과 수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일본의 수교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중 하나와 관련되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 이번 센토사합의 제1항에 등장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1971년 제안 가운데 실현되지 못했던 한 가지의 문제가 47년이 지난 지금에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것입니다.


    머리에 떠오른 또 하나의 생각은 6·15남북공동선언과 센토사합의가 닮았다는 것입니다. 6·15선언은 5개항의 합의를 담고 있습니다. 자주적 통일노력, 양측 통일방안의 공통점 인정, 이산가족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의 인도적 해결, 경제협력과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 그리고 남북대화 조속 개최, 이것입니다.


    6·15선언은 후속대화 추진을 문서에 포함시켰고 센토사합의는 후속대화 계획을 구두로 발표한 것이 다를 뿐, 나머지 구성은 비슷합니다. 6·15선언과 센토사합의는 많은 것을 함축하지만, 문서로 표현된 것은 선언적이고 압축적입니다. 그 이유는 기적 같은 사상 첫 정상회담이기 때문입니다.


    6·15회담은 조국분단 55년만의 첫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센토사회담은 북한과 미국의 70년에 걸친 적대관계를 매듭짓는 첫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남북도, 북미도 3년의 전쟁과 수없이 많은 무력충돌을 겪으며 그 긴 세월을 지냈습니다.


    북미관계는 세계역사상 최장·최강의 적대관계였습니다. 그런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첫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북미정상회담은 그 내용에서도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과 핵·미사일 위협이 없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성과인지 모르겠습니다.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제 본격화될 것입니다.


    사상 첫 미중 정상회담인 1972년 닉슨-마오쩌둥 회담은 선문답을 주고받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세계사를 바꾸었습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당연히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사를 바꿀 것입니다. 세계의 냉전이 1989년 몰타선언 또는 1991년 소련방 해체로 끝났다고들 말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후로도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반도 냉전은 이제야 끝나기 시작했습니다.


    6·15남북정상회담과 4·27판문점남북정상회담도 유사점이 있습니다. 두 정상회담은 모두 자주외교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미국 등 주요 관련국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축적된 철학과 일관된 신념, 오랜 준비와 미국 등의 협력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셨습니다.


    다른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대와 상대가 달라졌습니다. 북한사회는 예전보다 경제와 개인생활을 더 중시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다른 실용적 리더십을 담대하게 내보이고 계십니다.


    지난해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도발이 극도로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선언을 발표하셨고 취임 후 1년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셨습니다.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29일 만에 열었고, 세 번째 정상회담도 올 가을에 갖는 것으로 합의돼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는 등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지만, 6·15정상회담이 있었기에 그 바탕 위에서 4·27정상회담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못다 이루신 꿈을 문재인 정부가 이루어갈 것입니다. 정부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민족 공동번영을 향해 직진하겠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 길은 끝내 성공할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그 길이 역사의 필연이고, 그것을 바로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도와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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