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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서울 출발 - 대국민 인사말씀 ( 2000년 6월 13일 )

    본문

    평화와 민족 화해의 첫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2박3일 동안 평양을 방문합니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방문길에 오르고자 합니다.


    평양에서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아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 이제 우리 앞에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 길이 열리기까지는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염원과 성원의 힘이 컸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 마지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물론 지금 전세계가 남북정상회담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협력의 성과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만난다는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세기 이상 대결로 일관해 오던 남과 북이 이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이해가 커질수록 평화와 협력도 커질 것입니다.


    모든 문제를 이번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것부터 합의해 나가겠습니다.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넘기거나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이번 ‘평양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저의 평양길이 정치·경제·문화·관광·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크게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의 이번 방문이 갈라진 이산가족들이 재결합을 이루어 혈육의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평양 방문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북간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대화의 길이 되어야 할 것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모아 북녘땅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민족사적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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