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도착 성명 ( 2000년 6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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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대화록 ( 2000년 6월 14일, 백화원 영빈관 )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게 했습니다. 잠자리는 편하셨습니까?
예. 잘 잤고 한국에서 한번 꼭 가봤으면 하던 옥류관에서 냉면도 먹었습니다.
오늘 회담이 오후에 있어서 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앞으로 시간 여유 많이 가지시고 천천히 잘 드시기
바랍니다. 평양시민들은 대단히 흥분 상태에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이렇게 직접 방북의 첫길, 정말 용단을 내리셔서 이렇게
오신 데 대해서는 우리 인민들이 뜨겁게 마중했는데 그래도 인사차림이 제대로 되었는가 하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직접 공항에 나오시고 또 그렇게 수십만 시민들이 나오고 저도 감사하기 짝이 없지만 남쪽에서도 아주 같습니다.
남쪽에서, 내가 어제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남쪽의 MBC도 보고, 남쪽 인민들도 아마 다 환영의 분위기고 특별히
또 실향민이라든지 탈북자에 대한 거 소개해서 잘 보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고향소식이 전달될 수 있지 않나 하면서 속을
태웁디다. 실제로 우는 장면이 나옵디다.
외국기자들도 1천여 명 기자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했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제가 무슨 큰 존재라도 됩니까? 인사로 한 것뿐인데, 구라파 사람들은 나보고 왜 은둔생활 하느냐고 합니다.
처음 나타났다고 그러는데 나는 과거 중국도 갔었고 인도네시아에도 갔었고 외국에 비공개로 많이 갔다 왔어요.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되었다고 그래요. 그런 말 들어도 좋아요. 비공개로 갔다 왔으니까. 식반찬이라든가
이런 거 불편한 거 없었습니까?
예. 음식이 참 맛있습니다. 북한음식이 정갈하고 담백해 좋았습니다.
지난번에 중국 갔더니 김치가 나오는데 한국식 김치가 나와서 남쪽 사람들 큰일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쪽 사람들이 김치를
소문나게 하고 다시 일본에서 ‘기무치’라고 하는데 북조선 김치가 없어요. 남조선 김치는 좀 짜고 북조선 김치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차이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