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 선언문
본문
[ 전문 ]
한국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우리는 한반도와 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인류의 염원과 역사적 책무를 확인하게 되었다.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 정상회의”는 1980년 한국 민주화의 불씨를 지핀 5.18 민주화운동과, 2000년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튼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하여 개최되었다. 우리는 이번 회의를 통하여 한반도에서 이룩해 낸 두 가지 세계적 이벤트가 갖는 역사적 의미가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확산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보다 안정되고 확실하게 구현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지혜를 모으고자 하였다. 이번 회의는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이 평화를 일구어 내고, 평화는 다시 민주주의와 인권을 공고히 한다는 인류 역사발전의 보편적인 철학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이는 노벨평화상의 정신이기도 하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수상단체들의 삶의 목표이자 활동의 방향이기도 하다.
한반도에는 아직 냉전의 암운이 가시지 않고 있고,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긴장과 대립은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와 민주주의에도 커다란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아직도 아시아에는 민주주의가 꽃피지 못하고 인권이 위태로운 현실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나무는 쉽게 자라지 않으며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퇴보하거나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역사적인 책무와 공동의 노력이 더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깊은 우정과 공동의 철학에 기초하여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태로운 곳이면 어디든 찾아갈 것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들의 이 같은 행위들이 열정, 사랑, 정의, 용서 그리고 관용 등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가치들을 확인하고 함양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목표와 철학에 기초하여, 우리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수상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선언하고 제언하고자 한다.
[ 범지구적 문제 ]
이 같은 취지와 정신에 기초하여 우리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수상단체는 다음과 같이 결의하고 제언하는 바이다.
1.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이는 군사력이나 폭력 등이 아닌 비폭력, 용서, 화해 등 평화적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2. 아시아는 물론 세계 여러 곳에 아직도 민주주의와 인권이 억압받는 사례가 많이 남아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요구된다. 정치적 인권은 물론 먹고, 진료 받고, 교육받고, 평화롭게 살수 있는 보다 본질적인 사회적 인권의 증진이 균형 있게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3. 빈곤을 퇴치하지 않고는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기대할 수 없고 평화를 해치는 테러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도 없다. 인도주의적 긴급구호와 함께 해당 사회의 빈곤퇴치와 지속적인 경제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의 중장기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는 오는 7월 15일 성 피터스버그 회의에서 선진8개국이, 특히 부채탕감을 통하여,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한 새천년 개발 계획을 실천하도록 촉구한다.
4.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확실한 실천, 평화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 1325조를 철저히 실현하고,
2) 안보의 개념이 인간의 기본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재정비되고 군사비 삭감과 많은 자원을 군사 이외의 곳으로 투입되도록하는 평화문화를 증진하며,
3) 건강한 환경이 없이는 인간공동체가 생존하기 힘들다는 점에 대하여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4) 인류가 과거에 인종차별, 노예제와 식민지제도를 폐기했던 것처럼 전쟁을 위한 모든 제도를 무력화함으로써 인류 공동선을
추구하는데 있어 모든 인류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5. 국제분쟁의 궁극적 해결과 세계평화를 위하여 국제연합(UN)의 적극적인 역할이 존중되어야 한다. 관련국들과 국제사회는 국제연합과 적극 협력하여 평화적인 외교적 수단을 통하여 현존하는 국제분쟁을 해소하고 민주주의를 증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 한반도 관련 문제 ]
6. 5·18 민주항쟁과 6·15 남북공동선언은 한국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사건으로서, 우리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이 두 사건의 정신과 철학을 존중하며 구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7. 한반도는 아직 냉전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은 지구상의 유일한 지역으로서, 남북한 화해협력과 전쟁상태의 종식을 통하여 한반도 평화가 조속히 정착되도록 남북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등의 주변 관련국들과 유엔 등 국제기구들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노력을 촉구한다. 이 같은 협력을 실천하기 위한 상당한 조치로서, 우리는 비무장지대(DMZ)를 모든 인류가 해택을 받을 수 있는 평화공원과 생태계의 보고로 바꿀 것을 주장한다.
8.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대립과 긴장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6자회담의 모든 관련 국가들이 상호존중과 평등 정신에 입각하여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처럼 중요한 절차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철저한 사찰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또한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금융과 경제 제재를 해제하고 체제 안정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관련국들은 이 과정의 진전에 저해하는 더 이상의 장애물을 만들지 말 것을 촉구한다.
모든 관련국들은 “9.19 베이징 공동성명”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관련 6개국은 북한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하여 협력해야 할 것이고, 에너지, 무역, 투자 등의 영역에서, 양자간 혹은 다자간에, 경제적 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을 제언한다. 우리는 유엔과 관련 모든 국가들에게 남북한의 화해협력, 한반도에서의 전쟁상태의 종식, 그리고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9.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6자회담이 임시적 회의가 아니라 향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및 민주주의를 증진하기 위한 상설적인 다자간 협의체로 발전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국제적인 비핵화 문제 ]
10. 우리가 안정을 원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워야 한다. 이는 동일한 규칙이 모두에게 차별없이 적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 원칙이 훼손되면 항상 재앙의 위험이 따른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핵보유국들이 국제적인 핵무기 폐기를 협의하기 위한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담긴 자신들의 노력이 실패한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지구적 비핵화를 위한 신뢰할 만한 노력 없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와 중동 혹은 남아시아를 추구한다는 것은 부모가 자기는 담배를 피면서 자식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이와 관련된 진전을 이루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요구된다.
1) 더 이상의 무기 제작 목적의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생산을 차단하는 확실한 검증 절차를 포함한 협정을 완성하고,
2) 현재 176개국에 의하여 비준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전 지구적으로 실현하며,
3) 러시아와 미국의 무기고내 무기들이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고,
4) 모든 핵무기 보유국들이 절대로 먼저 그들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법적으로 확인된 약속들을 지키며,
5) 미국과 러시아의 무기감축을 되돌릴 수 없고, 확실하게 검증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11. 우리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한반도와 세계의 민주주의 및 평화 그리고 인권신장을 위하여 공동된 노력과 협력을 다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2006년 6월 17일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미하엘 고르바초프, 1990년 수상자
김대중, 2000년 수상자
모이러 코리건 마기르, 1976년 수상자
쉬린 에바디, 2003년 수상자
왕가리 무타 마타이, 2004년 수상자
국제평화국(IPB), 1910년 수상 단체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AFSC), 1947년 수상 단체
국제사면위원회(AI), 1977년 수상 단체
핵전쟁방지 국제의학자기구(IPPNW), 1985년 수상 단체
퍼그워시회의, 1995년 수상 단체
■동료수상자 지지 특별선언
우리,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에 참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수상 단체들은 우리의 친구 미얀마 아웅산 수지 여사의 정치적, 신체적 자유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녀의 조국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아웅산 수지 여사와 뜻을 같이 하며, 또한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모든 이들을 지지하는 바이다. 우리는 자유롭고 공명정대한 선거와 시민적, 정치적 권리를 빼앗긴 모든 이들에게 이러한 권리가 즉각적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회복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06년 6월 17일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미하엘 고르바초프, 1990년 수상자
김대중, 2000년 수상자
모이러 코리건 마기르, 1976년 수상자
쉬린 에바디, 2003년 수상자
왕가리 무타 마타이, 2004년 수상자
국제평화국(IPB), 1910년 수상 단체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AFSC), 1947년 수상 단체
국제사면위원회(AI), 1977년 수상 단체
핵전쟁방지 국제의학자기구(IPPNW), 1985년 수상 단체
퍼그워시회의, 1995년 수상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