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모식 - 추모위원장 조정식 (국회의장)
본문
김대중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모식
추모사
추모위원장 조정식 (국회의장)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열일곱 해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통령님을 추모하며 그 삶과 뜻을 다시 마음에 되새기기 위해 모였습니다.
대통령님은 서거하시기 일곱 달 전, 여든다섯 번째 생일에 일기를 쓰셨습니다.
파란만장한 일생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경제를 살렸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열었으니 미흡한 점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고 적으셨습니다. 이 짧은 몇 줄에 대통령님의 평생이 들어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삶은 그 자체로 역경을 극복한 대한민국의 역사였습니다.
독재의 폭압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셨습니다. 납치와 사형선고, 감옥과 망명. 다섯 번의 사선을 넘으면서도 역사적 소명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두렵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용기를 냈다고 하셨습니다.
끝내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셨고, 무너진 나라 경제를 다시 세우셨습니다. 생산적 복지정책으로 국민의 삶을 지켜냈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이루어내셨습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깔고 IT기업을 육성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AI 3대 강국의 비전을 갖는 것도 그 기반 위에서였습니다.
대통령님은 또한 한반도 평화의 새 지평을 여셨습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남북화해와 교류의 물꼬를 트고 통일의 희망을 심어주셨습니다.
대통령님을 향한 세계의 존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정치학회는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인 김대중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했습니다.
김대중의 민주주의론과 국제정치 이론은 K-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유산입니다.
저는 1992년 민주당 당무기획실에서 일을하며 대통령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대표셨던 대통령님은 깊은 통찰력으로 늘 한 발 앞서 시대를 읽으셨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보다 반보(半步)만 앞서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문제의식은 치열하고 본질을 꿰뚫으셨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현실적이고 지혜로우셨습니다.
대통령님의 가르침은 제가 정치인으로 성장하게 만들어준 나침반이자 죽비였습니다.
대통령님은 마지막까지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그리고 남북관계를 걱정하셨습니다. 돌아가시고 지난 17년 동안 후배들의 노력과 성과들이
대통령님이 보신다면 어떨지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대통령님의 통합과 실용의 정신을 국회가 최선을 다해 이어가겠습니다. 민주주의를 더 단단히 세우고, 국민의 삶을 지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살리는 일에 국회가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국민과 함께 미래를 여는 국회’가 되도록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매일, 매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지켜봐주시고 힘을 주십시오.
대통령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