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김대중평화회의 개최, 김성재 공동위원장 중앙일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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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DJ 계승’ 말고 인권·평화·민주주의 정신 실천해야”…2021김대중평화회의 개최
입력 2021-10-21 15:06:15
“정치권에서 말로는 모두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지만 정작 2021년 현재 대한민국에선 인권·민주주의·평화의 리더십을 찾기 힘든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전 문화관광부 장관)는 오는 27~28일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개최하는 ‘2021 김대중평화회의’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극복하려 했던 빈곤과 지역 불평등은 물론 각 국가의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증폭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 김대중 정신을 환기하고 국내에는 진정한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의 가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1년간 국제학술회의 형식의 이번 행사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전라남도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한반도 평화 ▲평화와 화해의 세계 지도자 ▲용서와 화해 ▲펜데믹과 생명·환경 등 4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희중 천주교광주대교구 대주교 등 김대중 정신을 지향하는 인사들과 함께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한다.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사나나 구스망 전 동티모르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영상과 서신으로 축사를 전할 예정이다. 김대중평화회의의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행사 준비를 총괄 지휘한 김성재 이사와 지난 19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로 불평등 가중, DJ 정신 되새겨야"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년 만에 이름을 딴 국제회의가 개최된다.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 현재 인류는 역사 이래 가장 풍요롭지만 이와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앙의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부국들의 코로나19 백신 독과점 등으로 빈곤국의 사회·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런 상황에서야말로 김 전 대통령이 지향한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김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가 현재 어떤 함의를 가질 수 있나.
- 코로나19 팬데믹은 계기가 됐을 뿐 사실 전 세계적으로 빈곤과 불평등, 갈등, 인권 침해 등의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아프간 사태 역시 이같은 문제가 곪아 터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위기를 다 함께 고민하고, 문명의 발전과 평화가 공생하는 방향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文 '김대중 정신'에 역행, 안타까움 느껴"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하나.
- 처음엔 기대가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 정부가 김 전 대통령이 지향한 가치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특히 정치적 목적만을 갖고 다수결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국회의 행태, 정치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민주화 운동의 결과를 사유화하는 모습은 민주주의도, 평화의 길도 아니다.
- 김 전 대통령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 것 같나.
- 국민은 안중에 없고 자기 편의 정치 권력만을 위하는 모습에 실망하셨을 것 같다. 이는 180석이라는 의석을 전폭적으로 밀어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민주화 운동을 위해 희생한 동지들에 대한 배반이다. 최근 언론중재법과 야당을 적폐로 몰아 청산하려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가 김대중 정신에 역행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DJ 정신으로 인류 평화 추구"
- 특히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지향한 평화의 가치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 김 전 대통령이 대북 햇볕정책을 실천한 것은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의 가치를 위해서였다. 지금 북한은 오랜 경제 제재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빈곤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북한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북정책을 위해선 국민을 이해시키고,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현시점에서 국민도, 북한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도 동의하지 않는 종전선언과 같은 정치 구호만 반복하고 있다.
- 김대중평화회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 여건만 된다면 김대중평화회의를 연례 국제학술회의 형태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세계평화를 향하여’인데, 김대중평화회의는 이처럼 매년 전 인류적 목표에 해당하는 어젠다를 정하고,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안들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