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 축사 / 권영세 통일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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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 축사
권영세 통일부장관
안녕하십니까. 통일부장관 권영세입니다.
「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님, 한석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관장님,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님, 그리고 김성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주신 임동원 前 통일부장관님, 박지원 前 국정원장님, 우상호 의원님과 설훈 의원님께도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오늘 「6.15 통일문학상」을 수상하신 여러분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오늘 6.15 22주년을 맞아, ‘6.15 정신’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많은 국민들께서는 6.15에 대해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의 만남으로만 기억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6.15 남북정상회담이 단순한 정상간 만남의 의미를 넘어서는 남북관계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945년 분단, 1950년 전쟁을 치른 이후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남북관계는 ‘대결’이라는 기본 구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결 구도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했음에도, ‘분단’과 ‘대립’은 고착화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님의 방북과 공동선언을 기점으로 남북은 비로소 ‘화해’와 ‘협력’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6.15 정신의 참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께서 당시 6.15 정상회담에 음으로 양으로 기여하신 분들이고, 남북관계의 역사적 변화를 이끌어낸 주역들이십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해,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이처럼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지도 22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하지만, 솔직히 현재의 남북관계는 2000년 당시의 국민적 기대에 비해 여러 가지로 미흡하고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남북간 신뢰의 자산은 여전히 부족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도 험난하기만 합니다. 북한은 새 정부 출범 후, 탄도미사일, 방사포 등을 발사하며 강도 높은 도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북한 당국의 대결적 태도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정세의 악순환만을 초래할 뿐입니다. 하루 속히 북한 당국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오기를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힘든 시기이지만, 저는 이런 때일수록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안정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성과를 토대로 삼지 않고는 더 크고 더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믿습니다. 제가 대북정책을 ‘이어달리기’라고 규정한 것도 바로 그러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역대 진보정권들이 보여줬던 유연한 자세, 역대 보수정권들이 지켜왔던 안정적 태도, 이 모두를 아우르는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22년 전, 김대중 대통령께서 보여주신 대화와 합의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6.15 공동선언을 비롯하여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물론, 10.4 선언과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 기존의 합의들은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통일부장관으로서 언제라도 북한이 호응해오기만 한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뛰어 나갈 각오입니다.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굳건히 지켜나가면서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6.15 정신을 찬란히 꽃피워 내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여러분,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인 동시에, ‘2인 3각’이기도 합니다.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대북정책입니다.
북한을 바라보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시각이 서로 많이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그 ‘다름’이 대북정책의 걸림돌이 되어왔지만, 윤석열 정부는 그 ‘다름’을 새로운 대북정책 수립의 동력으로 삼을 것입니다.
보수 정권의 첫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자리인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저부터 스스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의 지혜를 구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마음을 열어주시고 한반도의 새로운 내일을 열어가는 길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한 마음으로, 6.15의 참된 정신을 되새기며 새 미래를 열어가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6.15 정상회담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