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김성재 상임이사 인터뷰 “정보화 혁명 이후 절호 기회, ‘밥’보다 ‘보람’ 찾는 교육 大개혁 필요”
본문
[월간중앙 인터뷰]
205.07.21
AI혁명 시대, 국가발전 대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김성재(김대중아카데미 원장)
□ 하늘이 준 두 번째 기회, AI혁명
AI혁명 시대 도래는 한국에게 정보화시대에 이어 다시 한번 하늘이 주는 기회이다. 현재에 안주하거나 과거사 청산, 개혁, 혁신이란 이름으로 미래가 없는 과거와의 싸움에 열정을 쏟고 이 기회를 잃어버리면 한국은 낙오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
오늘의 세계는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4차 산업혁명 시대임과 동시에 AI혁명 시대이다. 오늘의 시대는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최첨단 과학기술 초경쟁 시대이기 때문에, 앞선 나라와 앞선 사람을 아무리 빨리 따라가는(fast follow) 경쟁을 한다고 해도, 최첨단 과학기술의 선두주자(first mover)가 되지 않으면 점점 더 뒤처지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첫째로, 속도(Velocity)면에서 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 속도로 세계가 다면화되고, 상호 깊게 연계되고, 신기술이 더 창의적이고 뛰어난 역량으로 발전되고 있다. 둘째로, 범위와 깊이(Breadth and depth)면에서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서 개인만이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전례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셋째로, 시스템 충격(System Impact)면에서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한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특히 ‘내가,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남이 하는 것을 잘 따라 배우고, 잘 따라 살면 성공했지만 이제는 내가,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AI혁명 시대 초기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컴퓨터 시스템 시대였다. 그러나 2022년 11월 Open AI사가 출시한 Chat GPT는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AI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Open AI사가 내놓은 Chat GPT, DALL-E 등의 인공지능은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인문, 예술 부문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역량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해마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더욱 개발되어 이제는 인간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AI 혁명적 기술을 먼저 개발한 기업과 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제는 물론 과학, 교육, 방송, 법률, 의학,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와 심지어 군사 분야까지 지배력을 갖게 되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과 미국, 중국 등은 총력을 기울려 AI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AI혁명시대 핵심전략의 시작은 정부혁신
한국 국가발전 핵심전략의 첫째는, 정부혁신으로 AI정부, AI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정부를 전자정부로 혁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국에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고, 마을정보화와 학교정보화를 통해 모든 국민, 어린이에서 노년까지 누구나 인터넷을 사용해서 정부행정서비스를 언제어디서나 제공받고, 교육은 물론, 경제·사회·문화·의료·복지 등 모든 영역에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정책이 한국을 세계에서 최선두 IT정보 강국이 되게 했다.
둘째는, 교육혁신으로 AI 시대의 인간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 연령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으로, 초·중등부터 기본적인 알고리즘, 데이터 윤리, 생성형 AI 사용법 교육 등을 해야 한다. 대학에는 AI 융합전공 확대, 직업계고 및 전문대 AI 실무 중심 교육 강화, 또한 비판적 사고, 창의성, 감성 지능 중심의 인간 고유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그리고 AI기반 재교육 체계 강화 등, 평생교육을 체계화해서 국민 누구나(특히 공직자들) AI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장년 대상 직무 전환 교육 확대 등을 해야 한다.
3셋째는, AI 주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 AI R&D 예산 확대 및 민관 공동투자체계 구축. 중소기업 AI 도입 지원, 클라우드· AI 인프라 구축, 데이터 센터, 고성능 컴퓨팅 자원, 5G/6G 통신망 확대 등으로 AI 인프라 접근성을 강화하고. 반도체, 로봇, 바이오+AI, 스마트 제조 등의 전략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전통산업 + AI 융합: 제조업, 농업, 건설 등 전통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효율성 강화,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AI 기반 신산업 창출, 창업 지원금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해야 한다.
넷째는, 노동·일자리 정책으로, 전환기 보호와 기회를 병행해야 한다. AI 자동화 확대, 소멸 직종 위험에 대한 조기 경보 체계 및 직업 전환 지원. 유연한 고용 제도와 사회 안전망 강화 (기본소득, 실업부조 등). 새로운 직업 창출 장려로 AI 윤리감독관, 프롬프트 엔지니어 등 신직업 양성도 필요하다.
다섯째는, 데이터는 공공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데이터 및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해서 공공데이터 개방과 민간 연계. AI 학습용 데이터 셋 품질 관리 및 공정성 확보. 양질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하는 것 등이다.
여섯째는, 사람중심 AI 윤리, 법, 제도를 제정해야 한다.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여 편향과 차별 방지 기준을 마련하고. 생성형 AI 책임 구조를 정립해서 오류나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하고, AI 감시 및 감사 제도를 마련하여 알고리즘 투명성, 설명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일곱째는, 국가 안보 및 외교 전략으로 디지털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사이버 안보 체계를 고도화해서 AI 기반 사이버 공격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AI 무기 및 감시 기술에 대한 국제 협약을 주도하고. 디지털 기술의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AI 반도체, 클라우드, 알고리즘 주권 확보 등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혁명 시대의 국가발전 종합전략은 과학기술·경제 정책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AI 정부구축과 인간의 존엄과 사회 연대를 중심에 두는 총체적 전략이어야 한다.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AI 사회’로의 이행이 핵심이다.
□AI혁명 시대 선도 동력은 창조적 파괴 교육혁신
그동안 4차 산업혁명과 AI혁명 시대 한국 교육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은 계속 제기 되어 왔다. 그러나 학교와 대학을 지배하고 있는 국가사회지배층의 세계관 및 가치관, 그리고 모든 영역에서 이 세계관과 가치관을 관철시키고 있는 국가사회시스템, 또한 이런 기반 체제에서 출세와 안정을 누리는 교사와 교수들, 정치인과 경제인들에 의해 근본적인 변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에서 한국처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지배하는 나라는 없다. 사교육 열풍은 오로지 대학입시만을 위한 것이다. 한국은 학력이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인정받는 학력 상하위계 사회이고, 이에 따른 학력 차별 때문에 대학진학률이 70-80%나 된다. 미국의 대학진학률은 40%대이고, 유럽은 30%대 이다.
한국의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초등학교 13조2000억원, 중학교 7조8000억원, 고등학교 8조1000억원 등 총 29조20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조1000억원(7.7%) 증가했다.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하는데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은 치솟으며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초중고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80%가 넘는다. 초중고 학생 수는 2023년 521만명에서 작년 513만명으로 8만명(1.5%) 감소했다.
학력 위계 한국사회에서 학력 차별에 의한 학생과 학교의 서열화는 학교가 유능한 인재를 양육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학교바보’를 양성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해서 빈부 양극화를 고착시키고, 친구도 적이 되는 경쟁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생 개인의 성적 공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서열화를 금지하고 평준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과거사회 지배체제와 가치관에 기득권을 구축한 이들 교육 및 정치, 경제 카르텔 이익집단을 위해 학생과 부모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희생시키고, 국가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도록 하는 과거 학교교육과 대학에 정부재정 지원 확대 등을 개혁, 혁신정책이라고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전통적 학교제도를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로봇교사, AI학습, 학년 없는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