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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외국어대 국제학술회의 질의응답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887  

외국어대 국제학술회의 질의응답

질문1(외대 학생) : 중국 시진핑 주석과 빌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신 것으로 안다. 혹시 북한 관련 대화도 나누셨는 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궁금하다.

김 전대통령 : 여기와서 축사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연설은 읽으면 되지만 질의응답은 어렵다. 오늘도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왕 왔으니 성의껏 답변 하겠다.(청중 웃음)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중국 시진핑 국가 부주석과 지도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북한 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우리는 북한이 인방(가까운 이웃 국가)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도운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 초조해 한다. 미국(새 정부)에서 반가운 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으니 그런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당신이 미국에 잘 얘기해서 빨리 희망적인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은 남북한을 똑같이 중시한다고 되풀이해 말했다. 그리고 일본이 6자회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은 6자회담이 시간은 걸리지만 반드시 성공하고,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요새 미국 친구들과 자주 연락이 돼서 보즈워스 특별대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났다. 클린턴과는 재임시 손잡고 일했던 사이이고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다. 그는 자신(클린턴)과 제(김대중)가 했던 대로 참고해서 일하라고 힐러리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했다. 아시다시피 클린턴은 제네바 협상을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2000년) 평양 다녀온 후 올브라이트와 조명록이 교차 방문하면서 당시 문제였던 미사일 문제에 - 당시 핵은 해결이 되었다 - 완전 합의는 아니어도 사정거리 500Km 이상은 안 하기로 합의됐다.

그러나 클린턴의 임기가 끝나고 부시 대통령이 들어와서 모든 것을 뒤집었다. ABC, Anything but Clinton 정책을 취했다. 여기에 북한이 반발해서 NPT를 탈퇴하고, IAEA 요원도 추방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이 제일 바라는 것은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 국제사회 진출이다. 그것만 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핵 포기는 제네바협정에서뿐만 아니라 2005년 9.19 성명을 통해서도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국교를 정상화한다. (북한에) 경제원조를 한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는다’ 등에 합의가 돼있다.

중국 가서도 얘기하고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얘기했는데 그것(9.19성명)만 실천하면 된다. 그런데 북한이 그 실천을 의심하고 있다. 우리 쪽은 북한이 너무 심하게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외교는 인내심과 상호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중국이나 미국도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질문1(외대 이선우 교수) : 대통령 임기 동안, 그리고 그 전후로 김 대통령은 통일정책 등 여러 면에서 성공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은 핵에 굉장히 의존한다. 븍이 핵보유국이라는 보도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통일 과정에 어떤 영향을 가질 것인가, 혹 영구분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우리의 통일은 언제 되는가?

김 전대통령 : 세상을 볼 때 한편으로는 망원경을 가지고 저 멀리 넓게 보고, 한편으로는 현미경으로 좁고 깊게 봐야한다. 망원경으로 멀리 넓게 보면 북한 핵문제는 해결된다. 중국도 (북한 핵은) 절대 용납 안한다. 미국도 그렇다. 북한도 근본 목적은 핵 보유가 아니다. 자신의 안정과 경제적 활로만 열어주면 핵은 안 가져도 좋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미 제네바 협정에서 핵을 포기했다. 그 대가로 경수로 지어주고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했는데, 부시 정부 들어와서 모두 끊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6자회담 만들어서 협상한 결과 9.19선언이 합의됐다. 즉,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 미국은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한다, 6자 협력하에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는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한다고 합의했다. 중요한 것은 핵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6자회담은 해산하지 않고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를 만들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이게 중요하다. 핵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기구를 만들게 되면 관계국들이 모두 득을 보고, 깨지면 모두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다.

부시 정권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나의 대북정책은 부시 정책이 아니라 클린턴의 정책을 중시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이 국무장관 아닌가? 그런데 미국은 동북아 담당 정책 스탭이 완성되지 않아 정책 스터디가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이 급한 것이다. 내가 이번에 중국과 미국 지도자를 만나보니, (6자회담은) 깨진 것이 아니고, 깨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북핵문제는 해결 안됐지만 북한을 살도록 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일치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대해 성급하기보다 느긋하게 기다리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월요일 저녁 클린턴 대통령과 여러가지 얘기를 했는데 돌아가면 클린턴 국무장관과 오바마 대통령께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질문3(KBS 김기현 기자) : 연설중에 “남북 경색 국면이 그다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는다”고 하셨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지?

김 전대통령 : 그 근거는 북한도 미국을 비난하기는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제1의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도 북한을 과거처럼 ‘악의 축’으로 보거나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는 생존권을 보장하겠다, 국교도 하겠다, 핵만 포기하라는 입장이다. 북한도 생존이 보장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원칙이 이미 합의돼 있다. 이미 북한은 제네바 협정과 9.19 선언에서 핵 포기에 합의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오바마 정권이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 금년 가을부터는 북한과 본격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질문4(KBS 김기현 기자) :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을 볼 때,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정책, 그리고 개성 등 북한에서 취하는 대남 정책이 점차 심각해지는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 전대통령 : 제일 큰 흐름은 한국, 일본,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과 미국은 말씀 드렸다시피 북한이 핵을 포기만 하면 살게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살게만 해주면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6자회담에서 9.19선언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미간 국교 정상화하고 경제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데에 한국도 사인해 놓고 이제와서 안하겠다고 할 수 없지 않겠나? 나는 일본이 무리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일본은 6자회담에서 사인해놓고, 납치문제 해결 안 되면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6자회담에서) 배당된 20만톤(중유)를 안주면서 북한에 대해 압박만 가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중국 지도자들도 상당히 불만인 것으로 안다.

질문 5(Bernd Rother 빌리브란트재단 부대표) : 동방정책과 지속적인 평화회의 체제가 지나고 보니 유럽 통합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이 지역의 중요 국가들, 즉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안정과 안보회의 구조가 이 지역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시는가?

김 전대통령 : 6자회담 합의 사항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면 6자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기구를 창설한다고 되어 있다. 나는 6회담이 동북아의 안정을 위한 체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중국, 일본, 미국 누구도 동북아의 긴장고조를 원하지 않는다. 또한 그 누구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북핵문제는) 어렵다면 어렵지만 사실 쉬운 문제일 수 있다. 나는 1994년 미국 내쇼날프레스클럽(NPC) 연설 때부터 얘기해왔다. “한꺼번에 모개흥정하라.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아라. 공동 승리 하시오. 그래야 해결된다.” 이렇게 주장해왔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경제력에서도 우월하고, 핵을 빼면 군사력도 자신이 있다. 북한 군사력은 노후화돼 있다. 북한은 지금 초조하다. 미국과의 관계도 그렇다. 초조한 나머지 북한은 이왕 죽을 바에는 할 것 다하고 죽자는 심정이다. ‘너죽고 나죽자’는 심정이다. 북한이 우리가 볼 때는 못된 짓을 많이 한다. 클린턴 대통령도 말했지만 강자는 약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도량을 가져야 한다. 나는 그런 입장에서 북한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 최고 지도자들이 북한과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인정과 실천문제)을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그것을 수용 안하고 실천 안하면 남쪽과 대화 안 하겠다고 한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가 풀 것은 풀어야 한다.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총격사건 이후 북한과의 협상 과정을 끝내지도 않고, 사과해라, 공동 조사해라 말만 하고 관광을 중단시켜버렸다. 그런 점에서 다시 관광을 풀겠다 제안하고 북한이 안받겠다 하면 어쩔수 없다. 개성도 35만명이 일하는 대공단을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지금 불과 4만 여명이다. 제일 큰 이유는 기숙사가 없다는 것이다. 개성 사람은 다 고용됐고, 멀리 함경도나 평안도에서 와야 하는데 그들이 잘 데가 없다. 이 사람들 재울 기숙사를 우리 정부가 짓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키지 않아 공단이 크질 못한다. 우리가 책임질 문제는 우리가 풀겠다고 나서야 한다. 그렇게 가면 누가 봐도 우리가 잘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북한이 받으면 좋고, 안 받으면 우리의 선의는 인정을 받을 것이고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다.

결국은 이명박 대통령도 6자회담을 성공시키고 남북관계를 화해로 이끄는 그 길을 벗어날 수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동방정책만이 성공했듯이, 햇볕정책만이 한반도의 성공의 길이다. 햇볕을 다 같이 받자. 너도 이기도 나도 이기자는 공동승리의 정책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