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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연설)
 
‘신한일관계 파트너십 선언’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질의응답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849  
‘신한일관계 파트너십 선언’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질의응답
 
o 일시 및 장소 : 2008. 10. 8(수), 11:00, 서울 프라자호텔
질문 1 : 최근 북일관계를 보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그리고 납치문제 등으로 인해서 90년대 초부터 진행되었던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이 정체된 상태에 있습니다. 얼마 전 취임한 아소 신 내각에 조언을 하신다면 향후 일본 정부가 취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대중 전대통령 : 아소 수상의 취임을 환영하면서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오부치 수상의 위대한 정신과 위대한 결단으로 돌아가서 성공적으로 한일관계와 동아시아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아소 수상의 취임으로 과거 그 분의 여러 가지 언동으로 봐서 걱정스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권을 맡은 수반일 때와 국정을 맡지 않고 장관이나 기타 당 간부로 있을 때는 입장이 다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소 수상이 한일관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을 특히 오부치 수상의 정신을 깊이 참작해서 새로운 관계 발전에 노력해 줄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아소 수상, 오부치 수상의 위대한 정신과 결단으로 돌아와야”
북일관계는 무엇보다 6자회담이 성공해야 합니다. 남한과 북한관계도 그렇고, 북한과 일본관계도 북한 핵문제가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북일관계가 좋아질 수 없습니다. 동시에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북한에도 이롭고 한국, 일본, 미국에도 이로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할 요소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수상의 등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북일관계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데 나는 오히려 결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중미관계에서도 공화당의 닉슨이 중국을 방문해서 모택동을 만나서 일거에 미중관계를 해결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닉슨같이 철저한 반공주의자이고 중국에 대해서 거부감을 표시하던 사람이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에서 오해나 비난이 적었다고 평가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도 아소 수상이 새로운 결단을 해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6자회담이 성공의 길로 나가도록 일본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일본의 납치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본 한 사람으로서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질문 2 : 일본의 동향을 보았을 때 민주주의, 미국과의 동맹,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들을 중국과 북한 쪽으로 확장시키려고 하고 있고, 이에 내정간섭이다, 혹은 정권전복 시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또 일본이 우경화되어가고 한국과 일본이 같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점을 모두 포함하여 한일 양국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하여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할까요? 
김대중 전대통령 : 민주주의는 남이 주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이 필요에 의해서,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피를 흘려서 싸워서 쟁취해야 합니다. 우리 한국이 그랬습니다.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3대 독재를 쓰러뜨리는데 수백만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감옥 가고, 고문당했습니다. 저도 사형언도를 받고 감옥생활을 6년 반 동안 하고 망명과 감시생활을 20년 했습니다. 집에서 아내와 얘기할 때도 말을 하면 도청이 되니까 종이와 연필로 필담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는 대가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난 후 밖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밖에서 도와준 것은 진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중국의 민주화는 안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장경제를 하면 중산층이 생기고 민주주의를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하나 중요한 점은 중국이나 북한이 모두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시장경제를 하고 있고 북한은 부분적으로 지향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하면 반드시 중산층이 생겨납니다. 기업인이나, 지식인 등 중산층이 생겨나면 반드시 자유를 요구하고 투표권을 요구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합니다. 그것이 이제까지 역사의 교훈입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 부르주아지 생겨났습니다. 그들이 중산층입니다. 그들은 돈을 가지고 있었는데 민주주의를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 때 영국의 귀족들은 현명하게 받아들여 부르주아지에게 투표권을 주었습니다. 나아가 19세기말에는 노동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평화적으로 민주주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귀족이나 왕이 부르주아지 요구에 대해 투표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 귀족이나 왕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예를 보더라도, 또 한국의 예를 보더라도 중산층이 생겨나고 지식인이 생겨나면 민주주의는 안 하고는 안 되는 것입니다.
“중국에 쉬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 주역은 중산층”
그런데 지금 중국에 중산층, 지식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적어도 1억명 내외가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도가 안 되고 있지만 매일 같이 중국 도처에서는 소규모 혹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최말단 행정기관인 향이라는 단위에서는 선거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와는 아직도 멀었지만 그런 전망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 집권층 내부에서는 현재대로 가야 하느냐, 그렇지 않아야 하느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강경파는 ‘빈부격차와 부패가 심해진 원인은 과거 모택동 시대처럼 계획경제를 하지 않고 시장경제를 했기 때문이니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건파는 ‘그렇지 않다. 빈부격차가 생기고 부패가 일어난 것은 민주주의를 안 하기 때문에 감시와 비판도 안 되고 그래서 투명한 시장경제가 안 된다’고 논쟁하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 정부 집권층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 보도를 보면 후진타오 주석이 온건파의 의견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했다고 합니다. 온건파가 내세우는 미래 중국의 모델은 스웨덴입니다. 이렇게 중산층이 일어나면 안 바꿔질 수가 없습니다. 중국 정부가 바뀌었다는 증거로는 장쩌민 주석 말기에 중국의 헌법보다 중요한 공산당 당헌을 고쳤습니다. 공산당 당원이 될 자격이 과거에는 프롤레타리아, 노동자 농민만 있었는데, 이제는 기업인, 지식인을 첨가하며 ‘3개 대표론’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볼 때 겉으로는 여전한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쉬지 않고 변화가 일어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변화를 일으키고 밀어주는 것이 중산층입니다.
북한을 한국, 일본, 미국 등이 베트남과 중국처럼 국제사회로 끌어내서 국교도 정상화해주어야 합니다. 그 대신 핵은 포기시켜야 합니다. 북한도 자기들의 목적이 달성되면 핵은 필요 없는 것입니다. 북한 핵이 많아 봤자 5, 6개 인데 그것은 미국의 수천 개의 핵 앞에서는 어린애 장난감도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과 관계개선을 열망하고 있고 일본과 국교정상화도 열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돈을 벌게 만들고 돈을 벌면 중산층이 생기고 중산층이 생기면 민주화를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 외부에서 도와주는 것이 힘이 됩니다. 안에서 변화가 없는데 밖에서 아무리 도와줘봤자 안 됩니다.
유감스럽지만 지금 버마의 사태가 그렇습니다. 밖에서는 과거의 어느 독재 받던 나라, 예를 들면 과거 한국보다도 더 많이 세계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작년 12월에 서울에서 ‘버마 민주화의 밤’ 등 여러 가지 지원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버마 국민들이 너무도 많이 지치고 힘이 빠져서 국민적 궐기는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승려가 일부하기는 했지만. 버마도 민주화 되려면 국민이 특히 중산층이 일어서야 하고 그것을 외부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이런 입장에서 중국, 북한의 민주화에 대해서는 여러분께서 이렇게 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3 : 6자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 일본이 핵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북핵문제, 해결될 문제가 해결 안 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 :  북핵문제에 대해서 저는 오래전부터 해결될 문제가 해결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14년전인 1994년 미국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산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은 받아들이고, 왜 북한만 받아들이지 못하냐. 그 대신 북한은 의문의 여지없이 대량살상무기인 핵과 미사일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고 완전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저의 연설은 그 해 내셔널프레스클럽의 3대 유명연설에 들어갔습니다.
제 연설은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카터 대통령이 북한에 간다는 것을 미 국무성이 막았는데 제 연설 후 미국의 여론이 ‘한 번 가보게 하자. 김대중 말도 일리가 있지 않느냐’고 해서 국무성이 태도를 바꿔서 카터 대통령이 북한을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연설 전날 카터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방문의 의향을 묻고 동의를 받았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북한에 갈 때 성공할 것인지 굉장히 걱정을 했는데 저는 카터 대통령에게 말했습니다. ‘크게 성공할 지 적게 성공할지는 모르나 성공은 한다. 왜냐하면 북한이 맨손으로 보내려면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청해서 빈손으로 보내면 더 큰 국제적 비난과 증오심을 받게 되는데 왜 그렇게 하겠느냐. 그리고 북한은 핵을 가지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고 핵을 미끼로 해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당히 자신을 가지고 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미국 대사를 통해서 말했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성공적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북한은 핵을 갖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소련도 없어지고 동구라파도 없어지고 혈혈단신이다시피 했는데 미국이 압박을 하니까 살기 위해서 저렇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했고 거의 국교정상화까지 이를 정도로 성공적으로 갔던 것입니다. 나는 6자회담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자회담을 성공 안 시키면 어떻게 합니까. 미국이 군사적으로 침공할 수 있습니까.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경제재재도 중국이 도와주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핵무기가 주민들 밥 먹여줍니까. 북핵은 미국 앞에서는 어린아이 장난감과 같은 것입니다. 흔히 한국 사람들 싸움하는 방법 중 도저히 못 해볼것 같으면 ‘너 죽고 나 죽자’하는 심정으로 하듯이 지금 북한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핵 빌미로 일본, 한국이 핵보유국가로 가는 것은 위험에 더 큰 위험 더하는 것”
저는 확실히 얘기합니다. 미국이나 일본도 6자회담을 성공시키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고 북한도 6자회담을 성공시켜 활로를 여는 길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그것은 대안이 아니라 살 길입니다. 북한의 생존권을 보장해 주고 한반도 비핵화를 하자는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의심의 여지없이 양쪽 모두 다 보여주자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북핵문제 해결됩니다. 그러면 일본의 납치문제도 따라서 해결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과 다를 것 없는 같은 공산권 국가인데 북한만 계속 억압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북한 핵을 포기시켜야지 그것을 빌미로 일본이나 한국이 핵 보유국가로 간다는 것은 위험에다 더 큰 위험을 첨가하는 것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정치를 끌고 간다면 일본이나 한국의 지도자들은 역사 앞에서 큰 과오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