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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방문 귀국기자회견 서두말씀 - 1998. 6. 14 제2의 건국 정신으로 국난타개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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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방문 귀국기자회견 서두말씀 - 1998. 6. 14

제2의 건국 정신으로 국난타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저의 일행은 8박 9일의 방미(訪美)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오늘 귀국했습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덕택으로 이번 방미를 통해서 우리 한국의 위상을 힘껏 높이고, 한・ 미간의 신뢰를 크게 돈독히 했으며, 구체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국민 여러분께 이제 한・미간의 대동하고 한차원 높은 ‘한・미 신시대’ 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의 힘이라는 것을 통감하면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 마지않습니다.

이번 방미는 참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국민・정부・국회・언론 모두가 우리를 환영해 주고 따뜻이 보살펴 준 점은 다른 나라의 경우에서 보기 드문 큰 환대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미국 조야(朝野)의 한국 국민에 대한 높은 평가와 존경을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 국민이 50년만에 이룩한 여야간 정권교체에 의한 민주주의의 발전과, 최근의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애국심과 그 성과에 대해서 커다란 찬양과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기본적인 국가방향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점에 대해서 미국은 전적인 공감을 표시했으며, 이로써 한・미 양국간은 한층 높은 동반자 관계를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저의 미국 방문의 최대 목적인 경제적 지원의 확보에 있어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미국 수출입은행의 차관, 이선자금 사용에 대한 보장, 대한(對韓)투자에 대한 보증사업의 재개, 한・미 투자협정의 조속한 체결, 대한 투자조사단의 파견, 한・미 경제협의회의 재가동, 항공자유화협정의 체결, 한국 유학생에 대한 지원 등 그 하나하나가 큰 파급효과가 있는 사항들입니다. 이로써 우리 경제는 오늘의 난관을 헤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진해 나아갈 수 있는 외적조건이 이루어 졌습니다. 이제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외적조건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와 병행하는 국내적 개혁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게 되었습니다.

셋째,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긴밀한 협력관계에 도달했으며, 한국의 주도적 입장이 합의되었습니다. 한・미 양국은 한국의 안보태세를 더 한층 긴밀하게 유지해서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확고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는데 그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정부가 주장한 바,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오늘의 폐쇄적인 입장을 떠나서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격려하고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 미국이 적극적인 찬의를 표했습니다. 이번의 저의 방미는 한국의 안전보장과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남북관계의 개선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믿으면서, 앞으로의 대북정책을 더 한층 효과적으로 진행시켜 나아갈 작정입니다.

넷째, 이번 방미에 있어서 저는 미국 상하 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이미 아시는 대로 미 의회 의원들의 큰 환영과 성원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의회의 중요성과 여소야대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미국 의회에 대한 외교의 성과는 현정부에 대한 외교와는 다른 차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여론의 국가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번에 미국 언론이 보여준 놀라운 관심과 지원, 그리고 한국 관계의 민간 전문가들과 미국 국민 일반의 적극적인 반응도 이번 외교에서 거둔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섯째, 이번 방미기간 중 뉴욕과 LA에서 행해진 한국에 대한 투자 설명회는 각기 500~600명씩 참여하는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상당한 투자협상도 이루어졌고, 앞으로 계속 이루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1천 명이 넘는 미국 투자가들이 한국의 개혁 노력과 미국 대통령의 대한 경제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고, 그들 역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욕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여섯째, 이번 미국 여행에서는 IMF, IBRD 등 국제 금융기관의 책임자들과도 만났는데, 그들은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한국에 대한 추가적인 차관 공여와 한국의 중소 기업과 실업자문제 타개를 위한 금융・재정상의 조치 등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협력의 의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이번에 범죄인 인도조약에 합의, 서명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미국으로 도망가면 그만이었던 그러한 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미국이 이 협정에 서명한 것은 한국의 민주화, 한국의 법 운영의 중립성을 신뢰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의 경제발전과 국가안전, 그리고 남북문제 개선에 대한 외부적 여건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제 국내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느냐에 있습니다. 금융과 기업의 개혁이 적극 추진되어야 하겠습니다. 정부와 공기업의 경영합리화가 강화되어야 하겠습니다. 노동자도 난국 타개에 대한 협력을 더 한층 보태주어야 하겠습니다. 정치도 개혁과 안정의 방향으로 합심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국민도 금모으기의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서 난국 타개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고통분담에의 고른 동참을 요청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있을 성과의 고른 분배도 반드시 이룩하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이제야말로 우리 4,500만 국민이 ‘제2의 건국’ 을 이룩하는 정신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호소하는 바입니다. 오늘의 국난을 타개하고 인류 역사상 최대의 격변기인 21세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제2의 건국정신’ 으로 대처해 나가야겠습니다. 권위주의 체제하에서의 정경유착・관치금융・부정부패・각종 이기주의 등 잘못된 유산을 청산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국정의 기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인으로서 참여하고 주인으로서 책임지는 정신적 혁명이 필요합니다. 국민화합과 국력의 신장을 가로막는 지방색과 지방 이기주의를 단호히 타파해야겠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대통령인 제가 모범을 보일 것입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21세기 지향적인 총체적인 국정개혁을 단행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세계 속에서 앞서가는 자랑스러운 한국을 건설해야 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호의적인 눈으로 지지하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이 난관을 헤쳐 나가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후자들의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어떻게 해서 이룩한 우리의 독립이며, 어떻게 해서 이룩한 6.25 폐허 위로부터 일어선 우리의 경제입니까. 우리 모두 확고한 결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이번 방미성과를 최대로 활용해서 나라를 살리고 다시 번영의 길로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