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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의 만남」 독일어판 출판기념회에 보내는 인사말씀 ― 2003. 2. 12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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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의 만남」 독일어판 출판기념회에 보내는 인사말씀 ― 2003. 2. 12

한반도의 평화, 화해, 통일을 향한 길

존경하는 라우 대통령 각하, 바이체커 전 대통령 각하,

코쉭 독·한 의원친선협회장과 뤼헤 하원 외교위원장,

그리고 킨더만 교수를 비롯한 집필자와 이 자리에 계신 신사 숙녀 여러분!

먼저, 여러분의 각별한 우의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여러분의 정성으로 출판된 이 책은 저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그리고 통일을 위해 헌신해 온 한국민 모두에 대한 여러분과 독일 국민들의 성원과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한·독 수교 12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또, 며칠 후면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한 저로서는 오늘의 이 책이 더없이 값지고 뜻깊은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고해 주신 코쉭 의원과 스무분의 집필자들, 그리고 올초크 출판사 관계자들께 다시금 감사드려 마지않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봉직해 온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그동안 한국과 한반도에서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깊은 것은 바로 여러분께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성원해 주신 남북관계의 개선입니다. 이는 과거 반세기 동안 상상도 어려웠던 그야말로 획기적인 변화였습니다. 2000년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이 크게 완화되고, 화해협력과 평화증진의 토대가 구축되었습니다.

50년만에 이산가족들이 상봉했고, 장관급회담을 비롯해서 70여 차례의 남북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인적·물적 교류도 5년 전보다 20배 이상 증대되었습니다. 남북을 잇는 바닷길과 항공로에 이어, 지난주에는 마침내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통과하는 육로까지 개통되었습니다.

이곳 베를린은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던 2000년 3월 저의 ‘베를린 선언’의 산실입니다. 그동안 여러분께서는 제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노력, 곧 햇볕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 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거듭 감사를 드리면서, 지금의 북한 핵문제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더 한층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여러분과 저의 ‘만남’은 매우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옳은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함께 한 ‘축복의 만남’이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방향을 향한 순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향한 저의 신념을 마음으로부터 성원하고, 이를 위한 저의 오랜 순례의 길에 한결같은 믿음과 지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이러한 우정과 사랑을 언제까지나 가슴 깊이 간직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한 시민으로서, 한·독 우호협력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늘 기도하고 봉사하며 살아 가겠습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평화와 화해와 통일’에의 염원이 머지않아 반드시 실현될 것을 확신하며, 이 책을 통해서 한국과 독일 국민의 신뢰와 우의가 더 한층 깊어지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