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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 신년인사회 말씀 ― 2003. 1. 2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469  

2003년도 신년인사회 말씀 ― 2003. 1. 2

평화, 경제번영, 민생안정

존경하는 박관용 국회의장, 최종영 대법원장,

그리고 여기 계신 모든 지도자 여러분!

새해를 맞이하여 오늘 여러분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우리가 지금 직면한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해 같이 걱정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는 금년의 소원으로서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국운융성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민생이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평화와 경제적 번영과 민생안정은 우리 모두의 공통된 염원이자 우리가 국민을 위해 이룩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해도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신 가운데 이러한 사명을 다하시기를 바라고,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가 다시없는 축복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 가정에 큰 행복이 충만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제가 세 가지 소원을 말씀드렸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긴급한 것은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평화문제입니다. 우리는 50년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었고, 아직도 법적으로는 남북이 휴전상태에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겨우 이루어져 가던 남북관계 개선조차 최근의 북한 핵문제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우리는 반드시 이 핵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이 핵을 갖게 되면 우리의 안보는 큰 위협을 받게 됩니다.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에도 중대한 문제가 생깁니다. 다른 나라들이 핵무장을 더 해 나가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북한의 핵개발은 단연코 저지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은 제네바 협정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우리와 합의한 남북합의서에 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도 위배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를 비핵화하기로 한 남북 합의를 충실히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도 지켜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단코 제3자도 아니고, 발언할 권리가 없는 입장도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 26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저와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북한 핵은 반대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핵은 용납될 수 없으며, 이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한·미·일 3국이 일치했고, 여기에 대해서는 저와 장쩌민 중국 주석이 만났을 때에도 조금도 입장차이가 없었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원칙과 합의에 따라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이를 이행했다는 확실한 국제적인 확인이 이루어지도록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북한이 이를 이행했을 때에는 우리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일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담한 어프로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그러한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지금 북한과 미국은 “미국이 안전을 보장하면 핵을 포기하겠다”, “핵을 포기하면 그 문제를 보장하겠다”고 서로 주장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결국 전혀 합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닌 상황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평화를 위해서 양측이 대화를 통해 핵문제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하고, 또 우리도 당사자로서 여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향해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임기가 이제 2개월 남았지만, 그것은 아주 긴 2개월입니다. 그 사이에도 대통령 당선자와 국회의 여러분과도 협력해서 이러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핵이 없는 한반도,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유지해 온 햇볕정책이 한반도의 긴장을 이 정도나마 완화시켰고, 그로 인해 월드컵을 안심하고 치를 수 있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북한의 선수단·응원단과 우리가 같은 민족으로서 화해와 친목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북한 사회는 상당한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 사회에서도 한국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에 많은 영향을 준 것입니다. 이만큼 긴장이 완화되고, 월드컵을 안심하고 치른 것도 북한에게 우리가 약간의 도움을 준 대가인 것입니다. 남북의 이산가족이 만난 것도 그 결과입니다. 경의선과 동해선이 연결되고, 금강산 육로관광이 곧 이루어지게 된 것, 우리가 개성에 들어가서 공단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바로 이런 것들이 그 대가인 것입니다. 더 크게 보면, 한반도 평화 자체가 남북관계 개선의 대가인 것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우리는 안 되는 것은 안 되고, 동족의 입장에서 지원할 것은 지원하는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은 우리의 최대 우방입니다. 미국은 우리가 절대로 필요로 하는 우방입니다. 미국으로 인해 우리가 경제발전과 안보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미국을 대등한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대하는 것과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SOFA를 개정하자는 주장과 반미나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다릅니다. 미군이 여기에 와 있는 것은 물론 미국의 입장에서는 동북아시아에서의 국익을 지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도와 주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2차 대전 후에 서독과 일본이 그렇게 경제를 빨리 회복한 것, 패전국가가 일거에 경제대국이 된 것은 미국이 안보를 맡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안보비용이 크게 절약되고 국력을 경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커지고 발전된 데에도 미국이 안보를 같이 부담해 줌으로써 국방비를 절감해 경제건설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이 큽니다. 또한 해외자본이 안심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투자하는 데에도 주한미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국익의 입장에서, 즉 안보와 경제발전과 수출증대를 위해서, 또한 국제외교에서 우리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서 미국과 우방국가로서의 관계를 계속 강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서로 성숙된 관계로서 앞으로 더 한층 긴밀한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대화이지, 미국을 배척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최근의 촛불시위가 반미시위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시위에 나온 절대다수의 주장은 ‘SOFA를 고치자’, ‘사과하라’는 것이지, 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면 SOFA를 고치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일각에서 그것을 흔히 ‘반미’라고 몰고 가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반미 분위기로 나간다면, 미국 내에서는 한국에 대해 어떤 반응이 일어나겠는가 하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 계신 지도자 여러분께서도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지도자 여러분께서 평화, 경제적 번영, 민생안정, 이 세 가지를 목표로 21세기에는 국민과 더불어 우리가 평화의 한반도에서 경제적 번영과 민생의 안정을 구가하는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을 함께 다짐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2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국정을 원만히 인계하고, 다음 정부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의 협력을 다할 작정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을 위해 새 정부의 출범을 축복하고 협력해서, 앞으로 성공적인 국운융성의 시대가 올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다시한번 그동안 국가를 위해 수고하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새해에 여러분 모두에게 큰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