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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기념관 준공식 연설 ― 2002. 10. 22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88  

백범기념관 준공식 연설 ― 2002. 10. 22

민족의 가슴속에 뿌리내린 백범의 나라사랑

존경하는 김신 백범기념사업회장과 장철 광복회장,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내빈과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참으로 뜻깊고 영광된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흠모해 마지않는 백범 김구 선생의 기념관이 마침내 완공되었습니다. 온 국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축하드리며, 백범 선생의 영전에 이 기쁜 소식을 고하는 바입니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백범 선생은 우리 민족 최고의 애국자이자 불멸의 영원한 스승이십니다. 한평생을 민족의 독립과 조국 통일의 제단에 헌신하셨습니다.

백범 선생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 민족사의 혼이었고 기개였습니다. 선생이 이끈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만주와 상하이를 점령하여 기세등등하던 일제의 오만을 한순간에 제압했습니다. 대한 남아의 기개와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를 세계 만방에 떨쳤던 것입니다.

선생은 또한 임시정부의 현판을 메고 상하이와 남경, 그리고 중경으로 옮겨다니면서도 해방이 되던 그 날까지 나라의 법통을 지켜 내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 1백여 나라가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전 식민지배기간을 통해서 이처럼 일관되게 저항하고 독립투쟁을 계속 유지한 것은 우리 민족뿐입니다. 바로 이 자랑스런 역사의 선두에 백범 선생이 계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선생께서는 독립한 조국의 지도자로서 경륜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하셨습니다. 더욱 비통한 것은 그 극악무도한 일제도 어찌하지 못했던 선생이 해방된 조국에서 사랑하는 동족의 흉탄에 의해 서거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죄스런 일이며, 역사의 큰 손실이자 민족의 비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선생은 가셨지만 그 영원불멸의 애국혼과 민족애는 결코 죽지 않았습니다. 역사 속에,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면면히 이어져 이 나라 이 민족의 미래에 영원히 흐르는 푸른 강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백범 선생께서 민족의 가슴속에 뿌린 나라사랑의 정신이 오늘에 이르러 열매 맺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인권국가입니다. 6·25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도 모범적으로 극복했습니다. 경제개혁과 지식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세계로부터 경제우등생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선진국 중상위 수준의 복지제도도 갖추었습니다.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전 세계인의 찬사 속에 훌륭하게 치러냈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우리는 “통일을 위해서라면 38선을 베고 쓰러지겠다”던 선생의 분단 극복 의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선생의 정신은 우리 민족이 갈 길을 밝혀 주는 지표가 되어 왔습니다. 선생께서 가신 뒤 지난 반세기 동안 분단과 대결의 역사 속에서도 민족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향한 우리의 염원은 면면히 계승되어 왔습니다.

지금 이 시각 남북의 군인들이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지뢰 제거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간 평화와 화해협력의 의지를 아시아와 전 세계에 보여 주었습니다. 북한의 개혁·개방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북·일간에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미국의 특사가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안심할 수 있도록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는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우리의 태도는 확고합니다.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는 민족의 생존의 문제이며, 세계의 평화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물론 남북한의 공존을 위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앞에 닥쳐 온 도전을 극복하고 평화에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안보태세를 확고히 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 한·미·일 공조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반드시 지켜내야겠습니다.

UN과 EU,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등과 함께 전 세계적인 평화 노력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안보와 화해협력은 어느 하나도 포기해서는 안 될 지상의 과제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5천년 역사에서 지금처럼 우리가 세계 앞에 우뚝 선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국운융성의 일대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이 화해협력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면 21세기에 우리는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룬 자랑스런 성취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선생께서 꿈결에도 그리던 평화·번영·통일의 영광된 나라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줍시다.

오늘 준공하는 이 기념관이 이러한 길에 일익을 담당하는 산 교육장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참석자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