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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제54주년 국군의 날 연설 ― 2002. 10. 1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85  

건군 제54주년 국군의 날 연설 ― 2002. 10. 1

튼튼한 안보는 21세기 일류국가의 토대

친애하는 이준 국방장관, 이남신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또한 이 자리에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

건군 54주년 국군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4,700만 전 국민과 더불어 치하와 격려를 보내는 바입니다. 특히 나는 오늘, 그동안 수해와 태풍피해의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온 국군장병들에게 각별한 감사와 찬양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우리 군은 사상 최악의 태풍피해로 많은 국민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맨먼저 발벗고 나섰습니다. 인명을 구조하고, 무너진 가옥과 제방·도로를 복구하는 등 온갖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 해냈습니다. 그야말로 우리 군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헌신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이었습니다.

이러한 장병들의 봉사에 대해 이재민들은 물론 온 국민이 한 목소리로 칭송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 군에 대해서 나는 국군의 통수권자로서 무한한 긍지와 보람을 느낍니다. 다시한번 장병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우리 국민과 함께 큰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1948년 건군 이래 우리 군은 아무리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조국수호의 막중한 임무를 완수해 왔습니다. 6·25동란 때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자유수호의 필사적인 각오로 싸웠던 국군의 용전분투가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로부터 반세기 동안 우리 군의 확고하고 철통같은 안보태세가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21세기 국운융성의 자신감을 키워 갈 수 있겠습니까.

유사 이래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세계인이 경탄해 마지않는 월드컵의 큰 성공과 4강 신화의 위업을 창조해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가 공인하는 민주인권국가입니다. 세계의 경제우등생, 세계 선두의 IT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최단시일 내에 국가신용 A등급을 회복하고,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이 된 한국의 경제개혁은 신흥국가 경제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생산적 복지국가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협력도 실천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장병 여러분이 지켜 온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은 이처럼 자랑스런 국가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군도 참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최강의 전투력을 갖춘 정예강군으로 성장했습니다. 최첨단의 과학군·기술군으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과 군 인사의 공정성을 완전히 확립했습니다. 내실있는 국방개혁으로 군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국민과 고락을 함께 하는 ‘국민의 군대’로서의 전통을 확립해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장병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자 참으로 자랑스런 업적인 것입니다.

1999년 연평해전에서도 우리 군은 혁혁한 승리를 거두었고, 지난 6월의 서해교전에서는 6명의 장렬한 희생 속에서도 북한의 무력도발을 물리치고 영해를 끝내 사수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장병들은 전후방 각지에서 임무완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와 서부 사하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국위선양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모습입니까.

아울러 나는 오늘의 막강한 국군이 있기까지 노고를 다해 오신 선배 국군들의 헌신과 전몰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충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자 합니다. 우리와 함께 이 땅의 평화를 지켜 온 주한미군에게도 깊이 감사하는 바입니다. 미국은 우리의 최고의 맹방입니다.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우리나라의 튼튼한 국방의 근간입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지금 남북관계는 획기적인 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바로 2주일 전에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와 도로 연결공사가 착공되었습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틀 전 부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는 남북의 선수단이 나란히 입장함으로써 아시아와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적인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특히,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우리 민족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군사적 긴장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휴전선의 철조망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일부나마 열린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큽니다. 철도와 도로가 완공되면, 남북간의 사회적·문화적 상호교류가 크게 증진되게 됩니다. 획기적인 경제협력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대결 지향적인 상황에서 평화 지향적인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길은 우리의 원대한 미래가 걸려 있는 길입니다. 남북간의 육로 연결은 우리가 육·해·공에 걸쳐 동북아의 물류와 비즈니스 중심국가가 되기 위한 필수적 요건입니다.

바닷길과 하늘길은 이미 열렸습니다. 이제 경의선과 동해선이 남북으로 연결되면 동·서 양축의 한반도 종단철도가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뻗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21세기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당당히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거듭 강조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안보에는 단 한치의 빈틈도, 단 한순간의 이완도 허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일수록 우리는 국방태세를 더욱 튼튼히 해야 합니다.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더불어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합니다. 중국·러시아·EU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전방위의 외교와 안보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강력한 전쟁억지력이 뒷받침될 때 우리의 평화노력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나는 국방장관의 건의에 따라 내년도 국방예산 편성에도 이를 적극 반영하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한반도 평화는 국가와 민족의 흥망을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오늘의 생존과 내일의 번영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일관되게 한반도에서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고 평화체제를 뿌리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햇볕정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햇볕정책은 절대다수의 국민과 전 세계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지난주 제4차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우리의 한반도 평화노력을 설명하고, 남북관계의 증진을 위한 협조를 구했습니다. 모든 회원국 정상들은 한 목소리로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거듭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ASEM 정상선언을 채택해서 한반도 평화의 지속적인 추진과 남북관계 발전의 미래에 대해 큰 기대와 격려를 보내 주었습니다.

남북이 우선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하는 가운데 장차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해 나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평화와 통일의 길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것이 햇볕정책입니다.

사랑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나는 확신합니다. 우리 국군과 국민의 확고한 뒷받침 아래 남북간 평화와 협력의 시대는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적 통일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장병 여러분이 지켜 낸 한반도 평화와 대한민국의 안보는 21세기 세계 일류국가의 꿈을 실현하는 튼튼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역사는 반드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을 평가할 것입니다.

4,700만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장병 여러분의 두 어깨에 걸려 있습니다. 21세기 일류국가의 실현이 여러분의 헌신에 달려 있습니다.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세계 일류의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의 대한민국, 그리고 통일에의 희망이 넘치는 조국 대한민국을 이룩합시다.

나는 언제까지나 여러분과 같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과 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모두에게 나의 한없는 애정과 신뢰를 표하면서 여러분의 무운과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