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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 축사 ― 2002. 8. 22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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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 축사 ― 2002. 8. 22

인류 평화와 빈곤문제 해결

존경하는 미카엘 술만 노벨재단 사무총장,

가이어 룬데스타드 노벨연구소 소장, 스반테 링크비스트 노벨박물관 관장,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 전시회’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한국에서 이러한 기회를 갖게 해 주신 노벨재단과 노벨박물관, 그리고 호암재단의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슬로와 도쿄에 이어 열리는 이번 서울 전시회는 알프레드 노벨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또한 여기에는 지난 100년간 인류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헌신했던 역대 수상자들의 숨결과 발자취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대로 알프레드 노벨은 뛰어난 지적 창의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또한 평화에 대한 열렬한 구도자였습니다. 그는 유언장에도 “노벨상 수상자 선정 때 국적을 고려하지 말라”는 말을 남길 만큼 국경을 초월한 세계시민의 선구자였습니다.

노벨상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의 수많은 학자들에게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려는 창의력과 연구의욕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평화와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선각자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고취해 주었습니다. 노벨상이 배출한 700여 수상자들의 면면은 20세기 인류문명의 발전과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한 세기는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교육과 지식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과학과 산업이 놀랍게 진보되었습니다. 복지와 건강도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인권이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지상의 가치로서 인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인류보편의 제도로서 공인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식민지도 모두 독립을 실현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세계는 우리가 긍지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만큼 발전한 것이겠습니까. 불행히도 현실은 우리를 당혹케 합니다. 선·후진국간의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기아와 질병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전쟁과 테러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러한 불행의 근저에는 직·간접적으로 모두 빈곤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질병과 기아는 물론 각종 종교간·인종간·민족간의 분쟁과 테러리즘도 따지고 보면 빈곤의 문제가 그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의 복지와 평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이 문제의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점을 작년 12월 오슬로에서 개최된 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모임에서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21세기 오늘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지 못한다면, 가난한 자는 물론 부유한 나라와 부유한 사람들에게도 불행은 예외 없이 찾아갈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노벨상의 수상자는 물론 노벨정신을 기리는 모든 지식인, 학자, 정치인, 그리고 사회활동가들이 이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뜻깊게 기념하는, 가장 값지고도 긴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한반도는 세계에 남아 있는 냉전의 유일한 현장입니다. 200만의 대군이 최신식 무기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가능성을 억제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고자 계속적인 노력을 해 왔습니다. 수많은 위기를 인내와 결단으로 극복해 왔습니다.

1999년 6월 서해에서 연평해전이 발발한 후 1년만인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긴장완화에 큰 진전을 실현시켰습니다. 지난 6월 말 또 한번의 서해해전 후 1개월 반만에 남북장관급회담을 열어 10개항에 걸친 합의를 보았습니다. 남북간 철도와 도로의 연결, 북한에 공단 건설, 이산가족을 위한 상시적인 면회소 설치, 북한의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 등 중요한 합의를 본 것입니다. 참으로 뜻깊은 진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합의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계속 헌신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한편으로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간의 평화공존, 평화교류를 실현하여 장차의 통일에 대비하는 화해와 협력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이는 절대다수의 우리 국민이 계속 지지하고 있는 숭고한 과제인 것입니다. 이는 또한 전 세계 여론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평화적 통일의 실현’이라는 우리 민족의 반세기가 넘는 소원은 반드시 이룩될 것입니다. 노벨정신과도 일치하는, 우리 한국민의 빛나는 공헌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노벨위원회가 저에게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여해 주시고 오늘의 전시회에 저와 관련된 물품까지 전시해 주신 데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인권과 정의와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힘쓰겠다는 것을 다시한번 다짐하는 바입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 전시회’의 더 한층의 발전과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