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세계언론학회(ICA) 서울대회 개막식 연설 ― 2002. 7. 15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37  

세계언론학회(ICA) 서울대회 개막식 연설 ― 2002. 7. 15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

존경하는 신디 갈로아 세계언론학회 회장, 김학수 한국언론학회 회장,

그리고 세계 각국의 언론학자와 언론인 여러분!

제52차 세계언론학회 총회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한민국을 방문하신 세계 언론학계의 지도자와 언론인 여러분을 마음으로부터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세계언론학회는 지난 1949년 창설 이래 세계의 언론학 연구를 선도하며 언론발전에 크게 공헌해 왔습니다. 이러한 권위와 전통의 세계언론학회 총회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된 것을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언론학계의 지도자와 언론인 여러분에게 우정과 존경의 인사를 드리면서, 이번 총회의 큰 성공을 기원해 마지않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함께 지켜 보신 대로 한국은 2주일 전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습니다.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0억 인류의 가슴속에 커다란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고, 평화와 화합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준 축제였습니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안전개최의 문제였습니다. 지난해 9·11테러참사 이후 세계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걱정은 대회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한·일 공동개최의 성공 여부였습니다. 한·일 양국의 민족감정과 여러가지 기술적 장애들이 우려되었습니다. 셋째로는 개최국으로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도 상당한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걱정들은 모두 기우로 끝났습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과거 어느 대회보다 안전하고 질서있는 대회로 치러냈습니다. 완벽한 안전대책과 더불어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된 것도 ‘안전 월드컵’을 가능케 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민은 새로운 응원문화를 세계에 선보였습니다. 수백만명이 거리에 나와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솟구치는 열정은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질서는 완벽했습니다. 거리를 청소하는 등 높은 시민의식과 함께 다른 나라 팀의 선전에 대해서도 우정어린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일 양국민은 서로를 응원하며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이러한 월드컵 축제를 통해서 우리 한국민이 세계인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화’와 ‘화합’이었습니다.

지난해 우리 인류는 희망과 기대 속에 21세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종간·종교간·문화간의 대립과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었습니다. 급기야 9월에는 미국에서 테러의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세계 평화와 인류의 안전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류가 ‘평화’와 ‘화합’에 이르는 길은 ‘대화와 협력’에 있다고 확신해 왔습니다. 저는 9·11참사가 일어난 지 석 달 후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100주년 기념강연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화가 있는 곳에 이해가 있고, 이해가 있는 곳에 협력이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서 테러의 근본 원인인 빈곤문제를 해소하고, 전쟁과 갈등의 그림자를 거두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은 전폭적인 공감을 표했습니다.

‘대화와 협력’은 세계 평화와 인류의 화합을 이루어 내는 원동력입니다. 우리는 ‘대화와 협력’으로 문화적 갈등과 빈곤문제를 비롯한 21세기가 직면한 심각한 도전에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라는 이번 총회의 주제에 대해 큰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참으로 중요하고 시의적절한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이나 집단,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갈등과 대립의 저변에는 반드시 대화의 단절과 왜곡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해법 역시 대화, 즉 커뮤니케이션의 회복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여는 대화를 통해서 인류사회는 갈등과 대립을 뛰어넘어 화해와 화합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여러분의 진지하고 활발한 논의가 21세기를 평화와 화합과 번영의 시대로 만들어 가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존경하는 언론학자와 언론인 여러분!

이번 총회는 여러분이 한국의 역동적인 발전상을 체험하시는 데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앞서 가기 위해 지난 4년여 동안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금은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모든 교실과 전국 가구의 59%에 이르는 850만 가정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4,700만 국민 중에 2,7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이동전화 가입자도 3천만명에 이릅니다. 학생은 물론 가정주부와 노인, 군인, 교도소의 재소자들까지도 체계적인 정보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IT 분야의 발전과 역량은 한국 언론산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HD TV를 비롯한 첨단 방송기술, 인터넷과 위성방송, 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뉴미디어 기술은 이미 세계 선두권에 와 있습니다. 전 세계의 높은 평가를 받은 월드컵 개막식, 최첨단의 중계방송과 국제미디어센터 운영 등에서도 IT강국으로서의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언론학의 연구와 교육 면에서도 한국은 큰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100개에 이르는 대학에 언론 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있고, 1만여 학생들이 언론분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학회에서는 700여 학자들이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21세기 동아시아의 언론산업과 언론학 연구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입니다. 언론의 보도와 비판기능이 없었다면 민주주의도 인권증진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언론학의 중요성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학이야말로 언론과 언론인을 길러내는 토양이자 언론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가는 견인차입니다.

앞으로도 저와 한국 정부는 언론분야의 발전을 위한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인류의 화합과 번영에 이바지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북한군의 서해도발에 대하여 우리는 안보태세를 확고히 유지함으로써 도발사태의 재발을 철저히 막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북 화해협력의 증진을 이룩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세계의 평화에도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햇볕정책에 대한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드려 마지않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총회의 개막을 축하하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