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라우 독일 대통령을 위한 만찬 연설 ― 2002. 6. 28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48  

라우 독일 대통령을 위한 만찬 연설 ― 2002. 6. 28

행동과 인내

존경하는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 각하 내외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첫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나와 우리 국민의 친근한 벗이자 2006년 차기 월드컵 개최국의 정상이신 각하 내외분을 맞게 되니 더없이 뜻깊고 반갑습니다.

각하의 방문으로 전통적인 한·독 우호협력이 더 한층 다져지고, 평화와 화합의 월드컵 축제가 더욱 더 빛나게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독일 대표팀이 선전 선투하여 이번 월드컵 경기의 결승전에 진출하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을 축하드리는 바입니다.

대통령 각하!

독일 국민은 12년 전 평화적 민족통일의 위업을 이룩함으로써 전 세계의 찬탄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도 국민통합과 지역격차 해소 등의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오고 있습니다.

유럽통합의 과정에서도 독일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독일 국민이 고난의 현대사를 극복하고, 오늘날 유럽 제1의 번영을 누리며 지구촌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앞장서게 된 밑바탕에는 각하를 비롯한 지도자들의 헌신과 지도력이 있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독일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독일의 번영과 국민화합을 선두에서 이끌고 계신 각하에게 마음으로부터 찬양과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각하께서는 50년 정치역정을 통해 ‘분열이 아닌 화합(To reconcile, Not divide)’이라는 신념을 실천하며 솔선수범의 지도력을 발휘해 오셨습니다. 일찍이 독일의 산업중심지이자 최대 인구를 가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총리로 20년간이나 재임하시면서 독일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큰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1999년 연방 대통령에 취임하신 이후에도 지역간·세대간 격차를 해소하는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서 온 국민의 한결같은 지지와 존경을 받고 계십니다.

특히 지난달 “세계화가 인류에게 ‘운명’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세계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각하의 ‘베를린 연설(Berliner Rede)’에 대해 나는 전폭적인 공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의 평화, 그리고 발칸지역의 안정과 경제재건을 지원해 온 각하와 독일 정부의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찬사를 보내면서, 각하의 이러한 노력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을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대통령 각하!

한국과 독일은 내년에 수교 120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 양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우리는 분단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서로를 격려해 온 친구였습니다. 또한 한국민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적극적인 협력과 성원을 보내 준 독일 국민에 대해 각별한 감사와 우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양국간의 실질협력도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지금 독일은 한국에게 유럽 제1의 교역 상대국이자 제2위의 투자 파트너입니다. 인적교류와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각하와 내가 거듭 확인한 대로 21세기에도 우리 양국의 전통적 협력관계가 더 한층 발전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통령 각하!

나는 이 자리를 빌려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직결된 문제입니다.

그동안 각하와 독일 정부는 우리의 한반도 평화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큰 기여를 해 주셨습니다. 특히, 나의 2000년 3월 ‘베를린 선언’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는 출발점이 되었고, 이로써 55년 긴장과 대립의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남북간 평화와 화해협력의 이 길을 흔들림 없이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 독일이 겪었듯이 적지 않은 난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괴테의 어록처럼 “행동과 인내로써 개선되지 않는 상황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한반도에 평화를 뿌리내리고 장차의 평화통일을 착실히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각하와 독일 정부의 변함없는 협력과 공헌에 충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더 한층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라우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승과 한·독 양국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서, 또한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선전을 펼쳤던 독일팀과 한국팀 모두가 마지막 경기에서도 선전하기를 기원하면서, 아울러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준비를 위해서 다함께 축배를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