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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현충일 추념사 ― 2002. 6. 6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22  

제47회 현충일 추념사 ― 2002. 6. 6

거룩한 희생을 기리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조국과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선열들과 호국영령들 앞에 삼가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고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

임들께서는 조국의 독립과 건국을 위해, 그리고 6·25전쟁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헌신 희생하셨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한 한국은 가신 님들의 거룩한 희생의 덕택으로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이 나라는 이제 세계가 공인하는 민주인권국가가 되었습니다. 언론자유가 보장되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의 자유도 실현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권리도 획기적으로 증진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큰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민주제단에 바치신 임들의 희생이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이 나라에는 과거 독재의 어두운 그늘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확실한 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지금 세계적 우등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배우라는 기사가 매일같이 세계의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작년의 세계적 불경기 속에서도 우리는 3%의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올해 1/4분기에는 5.7%의 성장을 이룩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4분기 이후에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서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는 동시에 첨단기술과 전통산업을 접목시켜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 모두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임들이 목숨 바쳐 이 땅을 지켜 주시지 않았던들 어찌 이러한 경제발전이 가능했겠습니까.

한국은 지금 사회적으로 볼 때 선진국에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사회안전망을 실현했습니다. 고용보험·산재보험·국민연금·의료보험 등 4대 보험과 세계에 예가 별로 없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국민이 이 땅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 또한 영령들께서 목숨 바쳐 지켜 준 이 나라에서 국민이 삶의 걱정 없이 살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노력해 온 결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 안보와 평화통일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확고한 안보 태세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한·미 안보동맹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남북간에 평화적으로 교류하고 평화적으로 협력해서 장차 10년이나 20년 후에 서로 안심할 때 통일하는 정책인 햇볕정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햇볕정책은 우리 국민과 전 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입니다.

2000년 6월 15일 정상회담 이후 비방중상과 무력도발 행위가 중지되었고, 한반도에서는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습니다. 9·11테러사태 이후에도 우리는 안심하고 살고 있습니다.

피난 소동이나 ‘사재기’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보에 대해서는 추호도 긴장이나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호국 영령들이 거룩한 희생을 하신 그 값진 공헌을 결코 헛되게 하거나 망각할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에서 한·일 월드컵 개막식이 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개막식 행사에 대해서 칭찬과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전통과 IT가 어우러진 한마당 축제였습니다. 5천년 유구한 역사와 세계 최선두의 IT강국의 모습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조상들이 물려 준 지식과 문화의 덕택이며 영령들이 지켜 내신 민주한국의 힘이 전 세계에 과시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에는 폴란드팀과의 경기에서 2대 0의 완승을 거둠으로써 국민을 기쁨과 감격으로 열광케 했습니다. 영령들이여, 오늘의 이 광경을 자랑하소서. 영령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어찌 우리가 오늘 이러한 자랑스러운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 나라에서는 지방자치 선거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자유 분위기와 질서 속에 정책 대결의 멋진 한판 승부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영령들의 그 거룩한 희생을 값있게 하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는 한국의 세기가 될 것입니다. 20세기는 자본과 노동·원자재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이 경제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런 면에 있어서 우리는 약소국가를 면치 못했습니다. 따라서 20세기 전반에는 외국에 종속이 되고 20세기 후반에는 주변 국가의 역할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식과 문화와 창의력이, 그리고 모험심이 경제를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요소가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교육국가, 문화적 전통을 가진 한국인은 세계 일류국가로 웅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조상들이 수천년 동안 교육과 지식발전에 노력하고 문화적 독창성을 이룩하는 데 헌신해 온 덕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와 번영과 복지가 삼위일체로 이루어지는 한국, 아시아의 중추국가로서의 한국,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의 길을 가는 한국이 우리들의 지향점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세계 일류한국을 이룩하여 우리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고 자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조국을 넘겨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선열들과 영령들이 그동안 바치신 그 거룩한 희생을 빛내는 것이자 오늘의 우리들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현충일을 맞이하여 다시한번 영령들 앞에 무릎 꿇어 감사하고 영령들의 명복을 빌어 마지않습니다.

편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