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을 위한 만찬 연설 ― 2002. 4. 9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98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을 위한 만찬 연설 ― 2002. 4. 9

한·핀란드 실질협력의 강화

존경하는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 각하 내외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봄꽃이 만개하고 새싹이 돋아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한국을 찾아 주신 대통령 각하 내외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00년 서울 ASEM 정상회의에서 각하를 만난 지 1년 반만에 이렇게 부군이신 아라예르비 의회 자문관과 함께 다시 뵙게 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내년의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간 우호협력의 증진을 위해서 먼길을 마다 않으신 각하와 일행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리면서, 짧은 여정이지만 한국의 정취와 한국민의 우정을 한껏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대통령 각하!

지금 핀란드는 전 세계인들로부터 경탄과 흠모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21세기 지식경제 시대의 선도국가로서 국가경쟁력 세계 1위, 국제투명성 세계 1위라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름다운 숲과 호수의 나라답게 환경 지속성 분야에서도 세계 1위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각하를 비롯해서 40%에 이르는 여성 각료들과 여성 의원들이 국가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세계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핀란드의 IT산업은 1990년대 초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핀란드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그 시기에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내다보며 구조조정의 개혁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도약과 번영의 선두에 각하께서 계신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핀란드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과 여성 외교장관, 그리고 북유럽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값진 기록들의 주인공입니다. 30여년의 정치역정 중에 언제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오셨고, 민주인권의 확고한 신념 아래 사회복지와 빈곤퇴치, 그리고 여성의 권익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특히 각하의 진솔하고도 서민적인 풍모는 핀란드 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민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입니다. 2000년 서울 ASEM 때 각하께서 매일 아침 다리미로 손수 옷을 다려 입으셨던 일화를 지금도 많은 한국민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큰 업적을 쌓으셨습니다. 2000년 유엔 천년정상회의에서는 공동의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한 유엔의 21세기 청사진을 주도하셨습니다. 또한 유엔총회의 남북정상회담 지지 결의안 채택에도 각하께서는 적극 앞장서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한번 깊이 감사드리면서, 각하의 탁월한 지도력과 업적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찬양과 존경을 표해 마지않습니다.

대통령 각하!

한국과 핀란드에는 역사적·지리적으로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나라가 모두 강대국에 이웃하여 수많은 외세의 도전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양국은 그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낸 위대한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한국민들이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즐겨 들으면서 핀란드 국민들의 조국애와 민족정서에 남다른 공감을 느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과 비전에 있어서도 양국은 큰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지식정보화 분야의 중점 육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한국도 지난 1998년 이래 국가적인 지식정보화 추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금 4,800만 국민의 절반이 넘는 2,5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이동전화 가입자도 3,00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국 가구의 54%와 초·중·고등학교의 모든 교실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생과 가정주부는 물론 군 장병과 교도소의 재소자들까지도 체계적인 정보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양국이 IT 분야를 중심으로 실질협력을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갈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오늘 체결된 ‘정보통신협력약정’은 이를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

며칠 전 헬싱키에서는 남북한 당국자들도 참여한 가운데 유라시아 철도 연결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육로로 연결하는 이 ‘철의 실크로드’의 완성은 우리 한국민의 오랜 숙원입니다. 바로 이 철길을 통해서 휴전선으로 끊어진 남북한이 이어지고, 유럽과 아시아가 한 대륙이 되는 것입니다.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위해서, 또한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적 미래를 위해서 너무나도 필요하고 중요한 길인 것입니다.

이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핀란드에서 한국까지의 물자수송은 선박수송보다 3분의 1 정도의 기간이 단축됩니다. 물류비용도 훨씬 경감됩니다. 우리 양국은 이로 인해 막대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 남북한간 철도연결 공사는 휴전선 북측의 14km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나는 이 문제를 비롯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북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지난주 북한에 특사를 파견한 바 있습니다. 그 특사가 기쁜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남북간에 철도연결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도로도 연결하게 됩니다. 경제적 협력과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도 시작됩니다.

나는 평화의 애호자이시고 한반도 문제의 큰 관심자이신 각하에게 이런 사실을 말씀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의 실현을 위해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KEDO 참여국으로서 우리의 한반도 평화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신 핀란드 정부와 각하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더 한층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방북 특사의 성공적인 성과가 각하의 이번 한국방문에 최대의 선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할로넨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또한 핀란드 공화국의 번영과 양국 국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다함께 축배를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