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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 제40주년 기념 회견 ― 2001. 12. 1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31  

MBC 창사 제40주년 기념 회견 ― 2001. 12. 1

국정 전념을 위해서

질 문 대통령께서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신 지 3주가 되었습니다. 차기 대선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을 그만 둔 것은 우리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대통령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지금 총재를 그만 두고 국정에 전념한 것이 나라를 위해서도 좋고 당을 위해서도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첫째는 아시다시피 지금 좋은 상태가 아닙니다. 미국에 대한 테러라든가 세계적 경제의 동반추락이라든가, 참 어려운 문제가 많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돌파구를 찾아 나가려면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해서 노력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 외에도 민생문제도 있고 남북문제도 있고 또 내년에는 우리가 월드컵과―오늘 조 추첨이 있는 날입니다만―아시안게임, 양대 선거, 이런 엄청난 일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대통령이 당무에 매달리는 등 양쪽 일을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도 못 잡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정이 제일 중요하니까 국정에 전념해야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동시에 어차피 제가 총재직을 떠날 바에는 대통령 후보부터 당이 자율적으로 뽑아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후보는 대통령이 뽑고 당선은 당이 책임지라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안 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런 두 가지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질 문 대통령께서는 민주당 총재직 사퇴를 했지만,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이른바 ‘김심’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상당한 영향력도 없고, 있어도 행사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당이 자율적으로 하고 저는 국사에 전념하겠습니다.

질 문 총재직 사퇴 후 여야 관계가 잠시 유화국면에 들어서는가 싶더니 다시 긴장 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교원정년 연장을 위한 교육공무원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하시겠습니까?

대통령 저는 그 점에 있어서는 야당이 국민 여론을 잘 살피고 있는 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 여론에 따라서 처리를 하되 무리를 안하는 것이 야당을 위해서 좋고, 또 이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는 야당이 그러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라고 있고, 거부권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질 문 야당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오지 않으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그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합니다. 저는 그 문제는 검찰에 맡기고 있습니다. 모든 행정부 공무원 중에서 유독 검찰총장은 임기 2년을 보장해 준사법 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검찰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결국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검찰이 자주적으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다만 검찰이나 특검에서 수사중에 있기 때문에 혹시 검찰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든가 하는 문제가 수사 결과로 나타났을 때는 문제가 달라질 것입니다.

질 문 방금 말씀하신 현안들에 대해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만나 문제를 풀 용의가 있으신지요?

대통령 저는 이회창 총재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 지도자를 만날 것입니다. 또, 국가 원로와 각계 대표들을 현재도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만날 작정입니다. 물론 제1야당의 대표는 제1순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회창 총재께서도 말한 바와 같이 민족문제와 민생문제는 서로 여야 없이 협력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제가 당 총재를 그만두면 야당이 도와 주겠다고 국민에게 약속을 한만큼 앞으로 서로 좋은 협력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 문 산적한 국정현안을 원만히 풀어나가기 위해 정치색을 배제한 이른바 중립내각 형식으로 내각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대통령 아직 내각 개편문제는 생각한 바 없습니다.

질 문 중립내각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대통령 그 문제에 있어서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한 바가 없습니다.

질 문 대통령께서 남은 1년 3개월의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실 계획이신지요?

대통령 제가 당 총재를 그만 두고 3대 과제 4대 행사를 위해 앞으로 전력하겠다고 했습니다. 3대 과제는 경제의 경쟁력 실현, 민생안정, 그리고 남북관계 진전입니다. 또 4대 행사는 월드컵, 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자치 선거와 대통령 선거입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다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와 월드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경제가 지금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만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경제가 나쁘고, 특히 미국 경제가 나쁘기 때문에 그 여파를 우리가 입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그렇습니다. 외부환경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문제해결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남이 해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한 3대 과제 4대 행사를 원만히 치르되 특별히 국민들과 같이 경제를 살리고, 또 월드컵을 멋있게 성공적으로 해서 돈도 벌고 국가 위신도 올려야 하겠습니다.

질 문 외국 신용평가기관도 우리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만, 우리 경제주체들은 아직도 내년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비전을 좀 말씀해 주시죠.

대통령 제 자신도 내년에 경제를 그렇게 낙관만 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현재대로만 가면, 즉 생존능력을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가 좋아지는 때를 기다리는 그런 대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국제정세가 아주 유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경제 체질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말한 대로 경쟁력을 기르고, 수출에 진력하고, 내수를 진작하고, IT(정보통신기술)·BT(생명공학) 등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그 신기술을 전통산업인 자동차·조선, 심지어 농업·어업까지 접목시켜야 합니다. 우리 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잘 팔려서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가가 된 것도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우리 조선이 세계 제1위인데, 그것도 품질이 그만큼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러 노르웨이에 갔을 때 만났던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군나르 베르게)은 과거 15세 때 조선소 직공을 한 사람입니다. 대학에 가서 공부해 조선 관계 장관을 지냈는데, 그분이 우리 한국을 1999년 방한해서 우리나라 조선소를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노르웨이가 아시다시피 조선 대국인데 우리나라를 보고 “이제 우리는 틀렸다. 우리는 도저히 한국과 경쟁이 안되겠다” 이렇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까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과거와 같이 못이나 두들기는 그런 노동집약적인 것이 아니라 완전히 IT, NT(나노기술) 등과 연결되어서 첨단기술화되어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지식기반경제를 만들어 나가야 되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은 지금의 21세기 지식기반경제에 가장 알맞은 민족입니다. 지적 전통이 아주 강하고 교육열이 높고, 문화 창조력이 높고, 그리고 모험심이 강합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잘해 나가면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매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에서 전망하다시피 21세기에 한국이 세계 7위권으로 도약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 문 최근 우리를 낙담시키는 뉴스가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 취업을 많이 시키라고, 기업을 어떻게든지 살려내라고 정부가 100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는데 그렇게 지원받은 업체들이, 그 이전에 자기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은닉했다는 뉴스는 정말 국민을 배반하는, 국민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소식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어떤 생각이십니까?

대통령 말씀에 아주 전적으로 동감이고 똑같은 생각입니다. 사실은 얼마 전에 감사원장이 공적자금에 좀 문제가 있어서 감사를 해야겠다고 해서 제가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적자금 감사는 대통령이 확실히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감사원이 전력을 다해서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회사를 망쳐놓고 돈을 빼돌린,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안 망하는 이런 짓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민사 양쪽에 걸쳐 가차없이 추궁해서 돈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공적자금은 아시다시피 과거에 한보·기아 등의 문제가 누적되어 지금까지 온 것인데 여기에는 세 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기업이 망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만 살겠다고 재산을 빼간 기업주, 이 사람은 책임을 가장 많이 져야 할 사람입니다.

둘째는 채권자인 은행이 부실대출을 하는 바람에 결국 망하게 되니까 예금주들이 다 맨손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예금자인 국민들이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을 살려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의 돈으로 살아난 은행들은 채무자인 기업주가 은닉 또는 해외도피시키는 것을 못하게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할텐데 그것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입니다.

셋째는 은행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그런 은행이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철저히 감독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세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이제 우리가 진상을 파악했고, 또 일부는 환수를 했고 일부는 추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질 문 관리책임을 잘못했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물어야겠지요?

대통령 그렇습니다.

질 문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최근 각종 의혹사건들이 제기되고 있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이 적지 않습니다. 이 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대통령 그 문제는 지금 두 갈래로 조사를 하고 있는데, 하나는 검찰에서 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특검에서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매일같이 언론들이 보도하는 가운데 철저히 조사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특검을 하자고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이 바로 대통령입니다. 또 검찰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 의혹이 많은데, 의혹 중에는 진실도 있고 또 의혹에 그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무엇을 감추거나 적당히 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테니까 여러분이 국민과 함께 수사결과를 지켜 봤으면 좋겠습니다.

질 문 최근 남북관계 개선이 정체 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남북관계가 더 이상 진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 가실 계획이십니까?

대통령 남북관계에 대해서 제가 지난번 장관급회담이 잘 안 되고 그래서 약간 실망을 표시했지만 큰 절망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에는 가다가 막히고 또 막히다가는 다시 가고 하는 일을 계속 보게 되는데, 이것은 독일도 그랬습니다. 독일도 19년 동안이나 그랬어요. 그런데 결국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되었습니다.

독일 사민당이 처음에 동방정책을 냈을 때 기민당이 굉장히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기민당이 그 동방정책을 계승해서 결국 기민당이 통일을 주도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자기가 맡고 있는 동안에 서두르지 말고 또 그렇다고 태만하지 말고, 할만큼, 가능한 만큼 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남북관계가 일시 정체지만 양쪽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어디선가 물꼬가 터져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질 문 끝으로 문화방송이 이제 불혹의 나이 창사 40년이 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 방송에 대해 거는 기대라든가 하실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시죠.

대통령 제가 늘 이야기하다시피 방송이건 신문이건 자기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문화방송이 참 유익하고 재미있는 방송, 그러면서 할말은 하는 방송, 이런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방송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말하기 어려울 때 할말을 하는 문화방송의 용기에 대해서 매우 존경하고 있고, 또 그래야만 언론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21세기 지식기반경제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지식기반경제 중에서도 문화가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문화방송이 이름 그대로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우리의 문화와 관련산업의 발전에 큰 선도적 역할을 하는 방송이 되어 달라고 부탁드리면서, 앞으로도 더 한층 발전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