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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및 TV 회견 ― 2001. 11. 28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36  

로이터 통신 및 TV 회견 ― 2001. 11. 28

햇볕정책은 ‘윈-윈’ 정책

질 문 대통령께서는 최근에 민주당 총재직에서 사퇴를 하셨습니다. 사퇴를 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한국 경제의 전반, 즉 국정운영에 전념하시기 위해서 총재직에서 사퇴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제 약 1년 남짓 남아 있는 대통령님 임기 동안에 경제의 어느 분야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인지요? 또 한 가지는 내년도 한국 경제의 전망은 어떻게 내다보고 계시는지요?

대통령 역점 분야는 첫째,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 일류로 높이는 것입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고, 또 IT(정보기술)·BT(생명기술) 같은 신기술을 발전시켜 이들 신기술을 조선이나 자동차 같은 전통산업, 그리고 농업·어업까지도 접목시키는 노력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우리 경제가 70% 이상 무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수출에 총력을 다하는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강화시켜 나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아무리 세계 경제가 어렵더라도 우리가 뚫고 들어갈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역시 국제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수출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말고 내수를 진작시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정이나 금융을 유연성 있게 운영해서 내수를 일으키고 또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유발시켜 내수로 이어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이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단언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구조조정 노력을 열심히 한다면 결국 우리 경제의 체질이 강화되어 세계 경제가 어렵다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가 지닌 경쟁력을 활용해서 크게 도약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그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금융조사 기관들도 발표하고 있지만, 우리는 금년에 약 2.2% 정도의 성장이 전망되고, 내년은 미국 경제가 조금 좋아지고 또 EU나 일본이 다소 좋아질 테니까 4~5%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질 문 현재 원화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또 한국증시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보시기에 한국 경제가 회복을 시작했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계시는지요?

대통령 저도 그것이 회복인지 단기적인 현상인지 사실은 알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이것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경제의 호전 신호라고 보여집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첫째, 우리 경제는 물가·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가 건전하고, 재정도 건전합니다. 둘째는 우리 경제는 조선·자동차 등 전통산업을 첨단산업과 접목시켰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하고 달라서 IT(정보기술산업) 일변도가 아니라 전통산업도 상당한 힘이 되고 있는데, 그것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금융개혁도 과감하게 추진해서 은행들 거의 모두가 ‘클린뱅크’가 되어 건전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대우나 현대의 경우에서 보다시피 대기업들도 경영이 부실할 때는 가차없이 퇴출시키는, 이런 일을 해서 제가 집권할 때 있던 30대 재벌 중에 14개 재벌이 해체되거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한편 우리는 시장도 대외적으로 과감하게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 투자의 유치에도 적극적입니다. 또, 대우자동차나 현대투신처럼 부실한 업체는 외국 투자자에게 매각을 추진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최근에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등급 올린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또 선택과 집중, 즉 모든 것이 다 일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세계 시장에서 일류가 될 수 있는 특정 종목을 선택해서 집중육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일류가 될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WTO(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서 우리가 나갈 길은 한편으로는 경쟁하고 한편으로는 협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의 시장도 열어주고 또 외국 자본도 도입하는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산업사회 때는 눈에 보이는 물질, 자본이나 노동이나 원자재가 경쟁력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지식기반 시대에는 그 나라 국민들의 지적 창의력, 그리고 문화적 감각, 모험심 등이 경제의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은 21세기에 알맞은 민족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 문 이제 대북문제로 옮겨가도록 하겠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통령님께서는 인권과 햇볕정책으로 작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여쭙고 싶은 것은 지난 1년 동안에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대통령님께서 참 기분 좋게 생각하시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또 어려우셨고 힘든 것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내가 가장 긍지를 느끼고 기뻤던 것은 미국 테러사건이 9월 11일에 일어났는데 나흘 후인 9월 15일에 서울에서 남북간에 장관급회담이 열려서 경의선 철도 연결이라든가, 금강산 육로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10가지에 대해서 합의를 이룩한 사실입니다.

9·11 테러 같은 사건이 생기면 과거에는 국민들이 당황해 사재기도 하고 ‘달러 바꾸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렇지 않고 국민들이 아주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은 참 기뻤습니다.

반면에 실망스러운 것은 그렇게 이야기가 잘 되었는데, 그 후 북한이 우리가 테러사태 후 선포한 비상경계령에 대해서 ‘북한을 노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연기하고 또 연이어서 남북장관회담을 결렬시킨 사태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가다가 막히고 또 막혔다가 다시 풀리는 일이 되풀이되었기 때문에 이것으로 결코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햇볕정책이라는 것은 서로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하다가 10년이고 20년 후에 서로 안심할 수 있을 때 통일하자는 것으로서, ‘윈-윈의 정책’입니다. 그래서 이 정책은 북한도 합의했고, 또 주변의 미·일·중·러 등 4대국도 지지하고 또 EU나 전세계가 지지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햇볕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고 반드시 실현되라라고 생각합니다.

질 문 대통령님께서 방금 대북관계에 있어서 실망도 하셨지만 그렇다고 절대 절망은 하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대통령님께서 임기 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대통령 거기에 대해서는 단언해서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양쪽 공동선언에 들어 있는 것이고, 또 그쪽도 이것을 지키겠다고 누차 우리에게 다짐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 혹은 EU 등에 대해서도 북한이 계속 다짐을 해 왔습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이 공동선언에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되풀이 약속한 데 대해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질 문 최근 며칠 사이에 여러가지 일이 발생했는데 바로 어제만 해도 휴전선 부근에서 남북 병사들간에 총격사건이 있었고, 또 최근 지난 월요일에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게 ‘미사일 판매를 금지하라’,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서는 ‘사찰단을 허용하라’고 촉구한 바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떤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대통령 그 총격사건은 그 배경에 대해서 아직 정밀분석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뭐라고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는 북한에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습니다. 조금 기다려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미 관계는 부시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고 또 북한도 미국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렇게 떨어져서 서로 이야기하지 말고 만나서 한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생산적이고 또 문제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북·미 대화가 진전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질 문 마지막으로 이제 내년이면 월드컵 개최를 통해서 한국이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의 참여를 고려해 보신 일은 있으신지요?

대통령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