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제4회 인권상 수상자 및 한국인권문제연구소 관계자 초청 오찬 말씀 ― 2001. 11. 2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41  

제4회 인권상 수상자 및 한국인권문제연구소 관계자 초청 오찬 말씀 ― 2001. 11. 2

세계가 인정하는 인권국가

먼저 인권상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거 암담했던 시절 우리의 인권투쟁을 회고하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를 협의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세계는 지금 매우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9·11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세계는 엄청난 변화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테러는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세계 60억 인구의 생활안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테러조직을 근절시키고 자금지원을 끊고 정보교환을 해야 합니다. 우리도 당연히 테러에 반대하고 미국의 응징에 나름대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난민 지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수출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가는 미국·일본 및 유럽입니다.

그런데 테러사태 이후 미국에서는 소비가 줄고, 투자가 줄어 많은 실업자가 발생해 우리의 대미 수출이 특히 급감하고 있습니다. 다른 시장도 미국의 영향으로 줄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2% 정도의 성장에 그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우리는 중국·인도 다음으로 좋은 편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구조조정을 더욱 철저히 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전통산업과 접목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세계 일류의 상품을 개발해 난관을 돌파해 가야 합니다.

더불어 이제는 내수시장을 진작시켜 경기 활성화를 뒷받침해 주어야 합니다. 미국도 소비자 심리 위축을 걱정하고 있고, 일본이 10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이 물건을 안 사서 그런 것입니다.

이제 여유가 있는 소비자는 건전한 소비를 해 주어야 합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가난에 시달려 근검과 저축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살아 왔습니다. 지금도 그것이 미덕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건전한 소비도 미덕입니다.

물건이 팔려야 장사가 되고, 장사가 잘 되어야 공장이 돌아갑니다. 그래야 노동자도 일터가 생기고, 구매력이 생겨 경기가 활성화됩니다.

정부는 소비자의 사기진작에 매우 중요한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외국에서는 평이 참 좋습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이 스웨덴, 미국 다음으로 세계 세번째의 지식기반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매킨지는 한국이 지금 같은 경제발전을 해 나가면 앞으로 10년 내에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에 빌 게이츠 회장과 루빈 회장을 만났는데, 그분들 이야기가 한국이 신흥국가 중에서도 선두에 있다면서 한국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객관적인 평가가 용기와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남북문제에 있어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껴야 합니다. 지난 9월 15일 서울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렸는데, 바로 미국 테러사태 나흘 뒤였습니다. 이것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릅니다. 물론 남북간에 합의된 것도 많았습니다.

북한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해서 문제가 된 것도 있지만, 곧 또 회담이 재개될 것입니다.

어쨌든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에는 긴장완화가 많이 되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북한에 오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철도가 놓여지고, 북한에 공단이 세워지고, 육로관광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막혀 있었기 때문에 쉽게 풀려가지 않고 가다가 막히고 또 가다가 막히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입니다. 우리는 강력한 국방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쟁을 걸어올 때 분쇄하는 체제이지 미리 예방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서로 전쟁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방장관회담에서도 합의했고, 정상회담에서도 합의를 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교류하는 일입니다. 10년, 20년 지나면서 서로 장사도 하고 스포츠와 문화교류를 해서 여건이 형성되었을 때 통일하면 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만 당장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박정희 정권 때도 민족통일을 지상과제로 삼았습니다만 전혀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과거에 비하면 얼마나 많이 달라졌습니까. 5천년 단일민족이 50년 정도의 분단 때문에 통일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다만 가는 길은 조심스럽게 가야 합니다. 한번 좌절이 오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습니다.

이제 한국은 세계적인 인권국가로 자리매김된 것이 사실입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세계 5대 외환보유국이 되었습니다.

내년까지 전자정부의 기본을 완성하면 모든 것이 투명해집니다. 비리가 설 땅은 더욱 없어집니다.

이제 우리는 미진한 것은 고치고 잘된 점은 더욱 발전시켜서 세계 일류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세계 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중심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습니다. 문제점도 다소 있지만 신흥국가 중에서 민주화와 경제 양쪽 모두에서 상당히 발전해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 것입니다. 한국 사람은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내가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통일의 첫걸음, 지식기반국가의 첫걸음은 내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앞으로 더 한층 노력해 주시기를 바라고, 다시 한번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