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2001 세계협동조합연맹(ICA) 서울총회 개회식 연설 ― 2001. 10. 16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95  

2001 세계협동조합연맹(ICA) 서울총회 개회식 연설 ― 2001. 10. 16

보다 나은 지구촌 건설을 위하여

친애하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국제협동조합연맹 회장,

수파차이 세계무역기구 차기 사무총장,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협동조합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국제협동조합연맹의 서울총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전세계 96개국의 7억 6천만 조합원을 대표하여 방한하신 협동조합 지도자 여러분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지금 전세계는 참으로 중대한 국면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전대미문의 테러사태와 그 응징을 위한 반테러 전쟁으로 세계가 온통 출렁이고 있습니다.

테러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적입니다. 전세계 국가들이 합심협력해서 반드시 근절시켜야 합니다. 이번 테러사태는, 일어난 곳은 미국이지만 결코 미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세계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일입니다.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전세계인의 결연한 테러 근절의 뜻이 모아져야 할 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시는 세계 각국의 협동조합 지도자들이 함께 한 이 자리의 의미는 매우 각별합니다.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국제협동조합연맹은 세계 최대, 세계 최고 권위의 NGO단체입니다. 1895년 창립한 이래 지난 100여년 동안 보다 나은 지구촌 건설을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3년의 글래스고 총회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의 파리총회에서는 ‘세계평화에 관한 결의’를 채택함으로써 인류평화의 증진에 크게 공헌해 왔습니다.

그러한 국제협동조합연맹의 지도자들이 세계가 테러와 전쟁으로 크게 긴장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세계화 시대의 협동과 평화’를 주제로 지혜를 모으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전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군사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곳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테러사건 나흘 뒤인 지난 9월 15일 한반도에서는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남북간 철도 연결, 북한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육로관광 등 10여개 항목의 남북간 화해·협력에 기여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평화를 위한 우리 민족의 의지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시에 직접적으로는 그동안 국민의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햇볕정책의 기여도 컸다고 믿습니다.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자리를 같이 하신 여러분!

저는 여러분에게 농업분야를 비롯한 협동조합간의 교류·협력이 북한과의 사이에도 확대되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그리하여 협동조합의 숭고한 가치가 이곳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친애하는 각국 대표 여러분!

인류는 새로운 세기를 맞으며 ‘평화와 번영의 21세기’를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종교간, 지역간, 인종간, 선·후진국간의 갈등이 그것입니다. 인류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더 한층의 노력과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바로 상호협력의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는 협동조합의 정신과 그 실천이 절실한 때입니다.

지금은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입니다. 우리는 한편으로 서로 경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 협력하면서 더 큰 발전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21세기 정보화 혁명은 우리에게 빛과 그림자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급속한 부의 창출이 빛이라면 빈부격차의 확대는 그림자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이 문제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인류의 평화를 크게 저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나라간·계층간의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정보화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뒤처진 사람들을 도와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뜻만 있다면 능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조·상부상조’의 협동조합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하고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고귀한 가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논의되는 전세계 협동조합 정보의 공유문제도 바로 이러한 정신의 실천이라고 믿으면서, 실천적인 의견들과 합의가 많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세계 협동조합 대표 여러분!

한국에도 훌륭하고도 오랜 협동의 전통이 있습니다. 계나 두레, 품앗이와 같은 것이 그 예일 것입니다. 근대적 형태의 협동조합만 따져도 1백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으며, 현재는 전국에 7천여개의 협동조합에 1,3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발전과 협동조합운동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미 농업협동조합이나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많은 생산자 협동조합은 생산자의 권리와 이해를 보호해 왔을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가 이 만한 위치에 오르기까지 참으로 혁혁한 공을 세워 왔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은 국민생활의 안정과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에서의 협동조합은 육아·교육·노인·장애인·환경·의료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전 분야에서 자조·자기책임·민주·공정·연대라는 국제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가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해외 선진 협동조합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협동조합이 세계에서 모범적인 협동조합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이번 대회가 새로운 시대 세계 협동조합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대회로 기록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해외에서 오신 여러분!

이번 기회에 한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시고, 한국을 더 많이 이해하는 즐겁고 유익한 방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는 이곳 한국에서 월드컵 대회가 열립니다. 여러분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아 주시기를 바라며, 못 오신 분은 TV를 통해서라도 월드컵 경기의 관람에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이 회의의 개막을 축하하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