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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개회식 연설 ― 2001. 10. 7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181  

제19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개회식 연설 ― 2001. 10. 7

한반도 평화시대와 이북도민

존경하는 우윤근 이북도민 연합회장, 유재만 이북5도 위원장,

그리고 친애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오늘 제19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실향과 이산의 아픔을 딛고 남북간 평화와 협력, 그리고 장차 있을 통일을 위해 선도적으로 기여해오신 800만 이북도민 여러분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여러분 모두 추석은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합동경모제를 다녀오신 분도 계실 것이고, 빛 바랜 사진만 바라본 분도 계실 것이고, 2·3세들에게 고향 이야기를 하면서 지낸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 모든 분들의 공통점은 고향을 떠나온 지 어언 반세기,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간절해지는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일 것입니다. 그러한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저 또한 가슴아팠습니다.

오늘의 이 대회는 참으로 뜻깊은 대회입니다. 실향민 여러분이 서로 망향의 한을 달래면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자고 다짐하는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북간의 화해와 통일의 그날을 앞당겨서 자유롭게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도록 합심협력하자고 굳게 다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그러한 희망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친애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다음주에는 네번째의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이루어집니다. 이 정도의 교환이라도 이루어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만족스러운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서 3,600여 이산가족이 상봉을 가졌지만, 1천만 이산가족에 비한다면 그 숫자는 너무도 적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시작의 단계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더욱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서 남북의 이산가족 모두가 생사를 확인하며 상봉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전력을 다할 것을 여러분에게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저 스스로도 누차 다짐하고 강조해 온 바입니다만, 이산가족 문제는 그 어떤 남북간의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권과 인륜의 문제입니다.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애만 태우다가 돌아가시는 이산가족 1세대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셔도 워낙 연로해서 오늘 내일 무슨일을 당하지 않을까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실향민의 목소리를 정부는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지난달에 열렸습니다. 한동안 정체상태이던 남북관계가 다시 진전되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비롯해서 경의선 철도와 도로의 조기개통,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육로관광, 남북경협 관련 4개 협정의 발효, 시베리아 철도와 가스관 연결 추진, 임진강 수해방지와 태권도 시범단 교환 등 많은 문제를 처리하도록 남북간에 합의를 이루어냈습니다.

우리는 인내심과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이러한 합의가 반드시 실현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우리가 소원하는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그리고 민주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할 민족적 과제입니다. 통일은 우리의 지상과제입니다. 그러나 당면한 목표는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서로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을 때 10년 후건, 20년 후건, 그때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가 주장하는 햇볕정책입니다.

햇볕정책은 지금 국민 절대다수와 전세계의 나라들이 빠짐없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북도민 여러분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데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같이 참여한 ‘북한 농촌생활협력사업 성금모금운동’과 ‘이산가족 만남 후원 신탁사업’이 큰 성과를 올린 데 대해서 기쁘게 생각하며, 이는 무엇보다도 이북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동포애와 애향심의 발로라고 생각하면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세계가 미국에 대한 전대미문의 테러사태와 그 응징을 위한 전쟁분위기로 긴장에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보면에서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민감한 지역인 한반도에서 우리 국민은 평상시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전국민의 70%가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고향에 갈 수 없는 여러분 중에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새로 개통된 임진강역을 다녀오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안심하고 생활하고 추석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작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사실 미국 테러참사가 일어났던 9월 11일부터 불과 나흘 후인 9월 15일에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려서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여러가지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한편으로는 굳건한 안보체제를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햇볕정책을 추진하여 한반도 평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도록 다같이 합심 노력할 것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경의선뿐만 아니라 경원선도 복원시켜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중국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는 ‘철의 실크로드’를 개통시켜야겠습니다. 이 ‘철의 실크로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이 동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발전하고, 세계 3위의 컨테이너 항구인 부산항을 결합하면 우리나라는 육·해·공에 걸쳐 동아시아 물류의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물류가 발달하면 무역·금융·보험·생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여 한반도 시대를 개척하는 전기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 국가의 찬란한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도 평화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열어가는 국민의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를 다시 한번 부탁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일본·유럽 등 3대 수출시장이 한꺼번에 침체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 위에 이번 미국 테러사태의 충격은 참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원인이 어디서 왔든 우리는 이 어려움을 우리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야만 합니다. 무엇보다 세계화 시대, WTO(세계무역기구) 무한경쟁의 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일등상품과 일등 서비스를 개발해 내야 합니다. 세계일류의 경쟁력만이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는 길이고, 내일의 호전된 상황 속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도 국민이 힘을 합쳐 이겨냈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금은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좋은 상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불경기 시대에는 소비가 미덕입니다. 능력있는 분은 소비를 해 주어야 합니다. 소비를 해 주어야만 장사가 잘 되고 기업도 투자를 늘릴 수 있으며,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도 소비 위축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안보와 화해·협력의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데 앞장섭시다. 세계 일등의 경쟁력을 가진 경제력을 기르는 데 동참합시다. 그리하여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일류의 선진국가 대열에 들어서는 데 힘을 모읍시다.

오늘 이 체육대회가 그러한 우리의 희망과 결의를 다지는 대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800만 이북도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