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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사태 관련 정부종합상황지원실 방문 격려말씀 ― 2001. 9. 29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61  

미국 테러사태 관련 정부종합상황지원실 방문 격려말씀 ― 2001. 9. 29

바늘 하나 꽂을 틈도 없도록

9·11사태 이후 대테러 대책을 강구하느라 여념이 없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치하합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테러가 없어지도록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하는 국가가 손쓸 틈도 없이 당했습니다. 이번 미국의 일은 결코 미국만의 일이 아니고, 세계 모든 나라의 일이고, 우리나라의 일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전선도 후방도 없고 밤도 낮도 없습니다. 정체불명의 테러에 대해서 전세계의 나라들이 협력해 막는 것 외에 길이 없습니다.

테러 조직을 뿌리뽑고, 자금을 봉쇄하고, 정보를 차단하고, 무기거래를 못하게 하고, 모든 사람이 감시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테러가 발붙이지 못하고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습니다.

테러문제는 다른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내년에 월드컵을 전국 10개 도시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치러야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의 허브 공항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인구 밀집국가입니다. 정부종합청사 이상의 고층건물도 수없이 많습니다. 이런데 어떻게 테러가 남의 일이겠습니까.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세계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어야 안심하고 월드컵을 보러 올 것입니다. 한국의 비행기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관광도 할 수 있고, 또 우리 국민도 발뻗고 잘 수 있습니다.

9월 11일에 테러가 일어났는데 15일에 남북장관급회담을 했습니다. 북쪽 대표단장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세계가 전쟁의 급박한 상황 속에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남북한이 대화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 드러낸 것이고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는 햇볕정책을 통해 획기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경의선 연결문제, 개성공단 건설문제, 금강산 육로관광문제 등을 합의했습니다. 이것이 성사되면 50여년 동안 막혔던 군사분계선이 열리는 결과가 됩니다. 기차가 신의주로 가게 되고, 도로를 통해 개성공단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이것은 경제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군사적 의미에서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발전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미국 테러사태가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사재기’라든가 ‘달러 바꾸기’ 등의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우리 국민이 성숙해졌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의 변화도 영향이 컸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평화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방력과 함께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현재 미국은 매우 현명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테러 응징작전이 문명간의 대결, 이슬람 세계와의 대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미국이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 교회에 가서 이슬람교 사람들을 격려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세계에는 55개국의 이슬람 국가가 있고, 12억~13억명의 이슬람 교도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대 다수인 95%가 테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테러를 지지하는 사람은 소수의 과격파들 뿐입니다. 소수 과격파들은 이슬람권과 비이슬람권 문명간, 기독교와 이슬람교간의 전쟁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이런 점에 있어 미국이 아주 현명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도 중동지방의 이슬람 교도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우리는 테러분자와 이들 일반적인 이슬람 교도들과는 엄연히 구분해 우리나라에서 이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신앙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을 이슬람 교도라는 것 때문에 차별하고 자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세계는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 세상에서 테러를 완전히 근절시켜야 합니다. 안심하고 비행기를 타고, 운동 경기장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나라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안전하게 개최해야 하고, 우리 국민들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600만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테러 체제를 확립해서 테러리스트들에게 ‘한국에는 바늘 하나 꽂을 틈도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 정부종합상황지원반 여러분이 있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