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건군 제5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연설 ― 2001. 9. 28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004  

건군 제5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연설 ― 2001. 9. 28

튼튼한 안보 위에서의 화해와 협력

친애하는 김동신 국방장관과 조영길 합참의장, 각군 참모총장,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건군 53주년 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여러분에게 4,600만 국민을 대표해서 충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또한 날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생각할 때 나는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자랑스러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특별히 오늘의 막강한 국군이 있기까지 이를 위해 온갖 노고를 다해 오신 창군 원로와 예비역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 온 주한미군 장병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우리 군은 창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발한 6·25전쟁 속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끝내 조국의 국토를 수호해 냈습니다. 우리 국군의 용전분투와 유엔의 지원이 없었던들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존립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우리는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 전몰장병과 피와 땀의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국군장병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국군은 일관되게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서 헌신해 오고 있습니다. 전후방 각지에서, 대민봉사의 현장에서, 또한 저 멀리 동티모르에서 나라와 국민과 국위선양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국군이 있는 한 우리는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해서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지금 전세계가 매우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전대미문의 미국 테러 대참사는 우리에게 너무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미국 같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자타가 생각했던 국가에서 그와 같은 엄청난 사태가 일어나리라고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먼저 나는 미국에 가해진 반인륜적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바입니다.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짓밟는 테러행위는 우리의 공적(公敵)입니다. 무고한 양민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는 이러한 만행은 결단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테러근절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해서 미국의 반테러 활동에 대해 필요한 협력과 지원을 다할 것입니다.

이제 전쟁의 양상은 크게 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테러전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입니다. 이제 전선은 전후방이 따로 없고,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적의 정체도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종래와 같이 일선에서의 안보를 더욱 철저히 함은 물론 24시간 전후방 없는 대테러 안전태세를 확고히 확립해 나가야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내년에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개최해야 합니다. 여기에 온국민과 전세계인이 안심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빈틈없는 경계태세, 모든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교육훈련과 장비의 현대화 등 테러에 대한 방지대책에 대해서도 우리 군은 철저히 대비해 주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여러분!

우리 국민은 이번 사태를 맞아 우리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 해온 남북간 평화협력의 노력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가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미국의 테러 대참사에 대한 응징 분위기로 전쟁준비가 한창입니다. 그러나 미국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4일 후인 9월 15일에 남북간에는 장관급회담이 열려 상호협력과 교류에 대해서 많은 합의를 일구어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세계적인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과거처럼 사재기나 달러교환으로 어수선했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추진은 우리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튼튼한 국방력,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그리고 남북간의 협력 추진,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호 보완적인 평화에의 요건인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군의 추호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 국방태세입니다. 이러한 우리 국군의 자세는 1999년 연평해전에서도 분명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건국 이래 우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직 국민의 정부 아래서만 무력으로써 북의 군사적 도발을 성공적으로 좌절시켰습니다. 연평해전의 승리를 통해서 국민의 군에 대한 신뢰는 다시없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이 자리에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

작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남북간에 긴장이 상당히 완화되었습니다. 다시는 민족이 서로 무력으로 총칼을 맞대는 일이 없도록 화해와 협력의 길을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튼튼한 안보 위에서의 화해와 협력’이 우리 국민과 우리 국군의 생명과 재산을 굳건히 지키고 국가의 미래 발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합시다. 한반도의 평화는 국가와 민족의 흥망을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국민의 생존과 미래의 번영이 걸린 문제입니다.

이번 장관급회담에서는 이미 말한대로 한동안 정체상태에 있던 남북간 교류·협력을 전면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경의선 복구,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육로관광, 이산가족 상봉, 임진강 수해방지대책, 태권도 교류 등 많은 문제에 합의하고 앞으로의 계속적인 논의에도 합의했습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평화에의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것으로서 매우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계속 굳건한 안보와 화해·협력 속에 한반도의 평화와 교류·협력을 증진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국군장병들은 경의선 철도와 개성~문산간 도로연결 공사에 많은 땀을 쏟아 왔습니다. 나는 여기에 우리의 엄청난 안보적·경제적 미래가 걸려 있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합니다.

우선 50년간 가로막혔던 최전방의 군사분계선이 열리는 것입니다. 전쟁을 하지 말고 평화를 이루자는 실천의 메시지가 이 길에 담겨 있습니다.

또한 경의선과 경원선이 개통되면 우리 국내에서 출발한 기차가 중국대륙이나 시베리아,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습니다. 유럽을 출발한 기차는 다시 우리 국내의 각 역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태평양과 연결됩니다.

여기에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인 인천공항과 세계 3위의 컨테이너 항구인 부산항이 함께 하면, 육·해·공의 입체적 물류체제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물류가 열리면 무역·금융·보험 등 전체 경제가 더욱 큰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그야말로 21세기 한반도의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우리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민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언제나 국민을 도와 왔습니다. 올해 우리가 90년만의 극심한 가뭄과 장마철의 홍수피해를 극복하고 대풍년을 이루게 된 것도 우리 군의 역할이 참으로 컸기 때문입니다. 지난 겨울 50년만의 폭설 때에도 우리 군은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산불진화에도 앞장섰습니다. 의료대란이 일어났을 때 군의관과 장병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봉사를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고마운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민과 군이 하나가 되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돕는 관계를 나는 여러분과 같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 이후 군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했습니다.

첫째, 군의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보장함으로써 이제 우리 국군은 민주군대로서 자랑스러운 전통을 완전히 확립했습니다.

둘째, 국민의 정부는 군 인사의 공정에 힘써서 모든 장병들이 어떠한 인사상의 불공정도 우려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셋째, 정부는 또한 직업군인과 병사들의 군 생활여건의 개선을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넷째, 국민의 정부는 군의 전력증강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에 앞서 갈 수 있는 ‘과학군·정보군’의 육성에 힘써 왔습니다. 나와 정부는 내실있는 국방개혁과 21세기형 국방 인프라 구축사업을 포함하여 우리의 총체적인 국방역량 강화라는 점에서 내년도 예산에 각별히 유의했습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지금 우리는 경제적으로 참으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EU·일본 등 전세계가 불황에 허덕일 때 나타난 이번 미국의 테러 대참사는 세계 경제에 크나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수출에 의존해 온 우리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원인은 외부에서 왔다 하더라도 해결은 우리 자신이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경제적 난국을 돌파해 나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무엇보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고 가장 저렴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최상의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만이 조금이라도 수출을 늘려서 오늘의 난관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길입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다시 좋아졌을 때 대약진을 할 수 있는 길입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에게 적합한 품목을 골라 전력을 다해 발전시키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수출과 투자유치에도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세계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하는 동시에 상품위주에서 서비스분야, 혹은 플랜트 수출, 건설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틈새시장을 개발해서 적은 양의 수출도 늘리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자본이 기꺼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여건의 개선에 더 한층 힘써야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 당면해서는 내수시장의 신장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수출이 여의치 않은 면도 있는 만큼 우선 국내 경기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과 금융을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중산층과 서민생활을 돌보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추진되어 경기를 부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우리는 21세기 역사적 소명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해야겠습니다. 20세기는 산업사회였습니다. 산업사회는 자본과 노동과 원자재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이 경제발전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지식기반경제의 시대입니다. 이 시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수한 지적 창의력과 참신한 문화적 감각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높은 지적 능력과 교육수준, 문화 창조력의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정보산업, 생명산업, 문화컨텐츠, 환경산업, 나노산업 등 첨단기술 분야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동시에 이것을 자동차, 조선, 중화학공업, 그리고 농어업 등 전통산업과 접목시켜 첨단전통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21세기는 지식과 문화의 민족인 우리 한국 국민을 위한 세기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저명한 연구기관들은 한국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용기와 노력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전도에는 그러한 희망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역사적 소명으로서 우리는 남북간의 햇볕정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확고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남북간의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남북이 서로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를 해 나가다가 서로 안심하고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할 때 10년 후건, 20년 후건, 그때 통일하면 될 것입니다.

통일은 우리의 지상명령이지만 당면의 과제는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입니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군과 전국민이 참여하는 안보와 테러방지에 대한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식기반경제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확립할 수 있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통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세 번의 통일 시도가 있었습니다. 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 이 두 번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세번째인 6·25전쟁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세 번 모두가 무력에 의한 통일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네번째의 통일 시도는 결코 무력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은 남북이 엄청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의 안전을 위해서나 장래의 번영을 위해서나 반드시 평화통일에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지식기반경제와 남북간의 평화와 교류·협력을 정착시켰을 때 우리는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일류국가로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나와 국민은 여러분을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전쟁과 테러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두 어깨에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안전이 걸려 있습니다.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줄 것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나와 정부는 여러분과 굳게 손잡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