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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0기 국내자문위원 전체회의 연설 ― 2001. 9. 6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66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0기 국내자문위원 전체회의 연설 ― 2001. 9. 6

남북관계 개선과 한민족의 미래

존경하는 김민하 부의장,

그리고 친애하는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여러분,

또한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제10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출범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만 4천여 자문위원 여러분 모두를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지난 2년 동안 노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으신 제9기 자문위원 여러분께 치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제10기 자문회의에는 국내 각계와 해외 67개국에 계신 역량있는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해 주셨습니다. 저는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을 향한 여러분의 결연한 모습을 대하면서 참으로 반갑고, 마음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은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이 뜻깊은 해를 계기로 더 한층 그 소임을 다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 찬란한 평화의 시대를 여는 데 선도적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특별히 부탁드려 마지않습니다.

친애하는 자문위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21세기 국가와 민족의 흥망이 남북관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반도가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 우리에게 평화와 번영된 미래는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7천만 민족의 안위가 걸린 문제요, 미래의 생존과 번영이 걸린 문제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는 햇볕정책을 추진해 왔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정성과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지난해의 6·15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사와 세계 평화의 역사에 참으로 의미깊은 사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냉전의 빙벽이 녹기 시작했고, 남북간 화해·협력을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큰 흐름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세계가 적극 지지하면서 평화에의 큰 희망을 나타냈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평화에의 열망이 전쟁의 가능성을 소멸시키고 화해·협력과 장차의 평화통일에 대한 출발점을 이룬 데 대해서 여러분과 더불어 크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때부터 남북관계에는 많은 변화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남북 국방장관회담과 장관급회담, 3회에 걸친 3,600여 이산가족들의 감격스런 상봉,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4개 협정 합의, 경의선 연결과 개성공단 조성 합의 등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합의가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모두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강력히 당부하는 바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햇볕정책이 무엇입니까. 햇볕정책은 한마디로 남북간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통해서 장차의 평화통일을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이루어 가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햇볕정책을 미·일·중·러 4대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가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만일에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민족의 공멸을 초래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전쟁을 막으려면 두 가지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첫째는 당장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책으로서 튼튼한 안보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로 전쟁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평화를 항구적으로 만드는 햇볕정책의 추진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과실이 크고, 그러한 가운데 공동번영의 길이 열린다면 전쟁의 이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은 막아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 민주평통의 임무가 있는 것입니다. 평화는 역사와 국민이 저와 여러분에게 부여한 책무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햇볕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자문위원 여러분!

한동안 남북관계가 정체상태를 맞고 있었던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북·미간의 회담재개가 지연되고 있고, 남북회담도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재개를 제의해 옴에 따라 새로운 진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부시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서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가 제 궤도에 오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사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을 향해 가는 길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남북한의 화해·협력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그 전진의 고비마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의연하게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인내심과 일관성을 가지고, 평화와 화해·협력의 길을 한발 한발 전진해 갈 것입니다. 민간차원의 활동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이 모두는 반드시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최근 우리의 햇볕정책을 최선두에서 이끌어 온 통일부 장관이 사임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와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에 조그마한 차질도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모두 힘을 합쳐서 평화공존, 평화교류의 햇볕정책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 나아갑시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진하는 데 보수와 혁신을 나누는 냉전적 사고방식도, 조급한 통일지상주의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는 오늘날 우리 당대의 문제도 아니고, 어느 정권이나 어느 정파의 문제도 아닙니다. 국가의 안위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는 데 어떠한 정략이나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전국민의 일치된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문위원 여러분!

우리가 추구하는 남북관계 개선은 단순히 교류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관계에는 엄청난 경제적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이 철도입니다. 얼마 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시베리아 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을 위한 조약을 맺었습니다. 지난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에도 매우 중요시했던 것은 역시 철도연결 문제였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이 연결되면 우리는 육로를 통해 중국과 시베리아, 중앙 아시아를 거쳐서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습니다. 수송기간이 훨씬 단축되고 물류비도 크게 절감됩니다. 동시에 시베리아와 중앙 아시아에서 석유·가스·목재와 같은 자원들을 직접 들여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산에서 출발한 ‘철의 실크로드’가 파리와 런던까지 연결되고, 인천국제공항이 동아시아의 허브(중추) 공항으로 발전하고, 세계적인 컨테이너 항구인 부산항과 광양항을 더욱 발전시키면 우리 한국은 육·해·공을 통하여 동아시아 물류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무역과 금융, 보험 등 모든 경제분야도 같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반도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남북관계 개선은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계의 선진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입니다. 국가의 미래 번영을 위해서도 남북관계는 반드시 크게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친애하는 자문위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지난달 우리는 IMF 지원자금 195억 달러를 2년 8개월이나 앞당겨서 모두 갚았습니다.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던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어린아이 돌반지까지 들고 나와 ‘금모으기 운동’을 벌였던 국민의 자기희생 정신과 ‘하면 된다’는 용기가 마침내 외환위기 극복의 위업을 이룩한 것입니다. 3년 전 39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이 이제 1천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5대 외환보유국이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이러한 위업을 이룩한 우리 국민,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 공무원 모두에 대해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외환위기 이래 우리는 기업·금융·공공·노동의 4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이미 적지 않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식정보화 분야, 특히 인터넷과 정보인프라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생산적 복지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중상위권의 복지제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모범적인 민주·인권국가로 발돋움했습니다. 권위있는 세계인권기구도 우리나라를 미국, 유럽과 같이 앞선 인권국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께서 아시는 것처럼 지금 경제가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위기의 원인이 주로 우리 내부에 있었습니다. 한보와 기아사태처럼 기업경영의 부실과 사회전반의 도덕적 해이가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외부요인이 큽니다. 세계 경제가 모두 어렵고, 특히 미국·일본·유럽 등 우리의 3대 수출시장이 한꺼번에 침체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입니다.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경제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국면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개혁추진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는 세계 일류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분야를 선택하고, 이것을 집중해서 키워야 합니다. 일류상품만이 세계화된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하겠습니다.

둘째는 노사화합입니다. 신노사문화를 정착시켜 산업평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노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되어 있고, 협력체제도 강화되어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노사 양측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해 마지않습니다.

셋째는 정치안정입니다. 중남미의 예를 보더라도 정치가 불안하면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더욱이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에 정치까지 불안하다면 어느 외국인이 투자하겠습니까. 여야는 대화를 통해서 민족문제와 경제·민생 문제만은 같이 협력하고 같이 풀어 나가는 것만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해 마지않습니다.

저 역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키워간다면, 우리는 오늘의 경제난국을 극복할 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회복될 때 반드시 큰 도약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저는 여러분께 확실히 다짐하는 바입니다.

세계 유수의 어떤 컨설팅 회사는 한국이 10년 안에 세계 7대 경제강국에 들어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의 기대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21세기 세계일류의 지식경제강국을 실현해야 하겠습니다. 세계일류의 지식경제강국을 건설하는 것, 그리고 남북간 평화와 교류·협력을 이루는 것, 이 두 가지는 2001년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입니다.

우리가 이 두 가지를 해낼 때 우리 민족은 축복을 받을 것이고, 우리 모두는 후손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받는 자랑스런 조상이 될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 나가는 데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선두에 서주실 것을 기대하고, 또한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 여러분의 선도에 의해 이러한 시대적 소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면서,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