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르엉 베트남 주석을 위한 만찬 연설 ― 2001. 8. 23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64  

르엉 베트남 주석을 위한 만찬 연설 ― 2001. 8. 23

21세기 한·베트남의 동반자 관계

쩐 득 르엉 주석 각하 내외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주석 각하 내외분과 일행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난 1998년말 하노이에서 각하를 만난 지 2년 8개월만에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그 당시 각하와 베트남 국민들이 극진히 환대해 주신 것을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한국을 방문하신 첫번째의 베트남 국가주석입니다. 각하의 이번 방한으로 내년에 수교 10주년을 맞는 양국간 우호협력이 한 차원 높게 발전하게 된 것을 무엇보다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좋다”는 베트남의 속담처럼, 우리 두 나라가 더 한층 가까운 이웃으로서 미래를 향해 함께 전진해 나갈 것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주석 각하!

베트남은 인도차이나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중심국가입니다. 풍부한 천연자원, 근면하고 우수한 노동력, 그리고 강인한 국민성과 높은 교육열에서 베트남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베트남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온 ‘도이 모이’(쇄신) 정책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1990년대 들어 연평균 9%대의 고성장을 이룩한 베트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6% 이상의 성장세를 회복함으로써 견실한 경제발전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각하께서는 지난 30여년 동안 청렴하고 강직한 지도자의 표상으로서 이러한 베트남의 발전을 선도해 오셨습니다. ‘미스터 클린’이라는 각하의 애칭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베트남이 이룩해 온 역동적 발전에는 각하와 같이 깨끗하고 헌신적인 지도자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일찍이 1970년대에 최연소 당 중앙위원을 역임하셨고, 1987년부터는 부총리로서 베트남의 개혁·개방과 고도성장을 주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1997년 이래 최초의 민간출신 국가주석으로서 21세기 베트남의 비전과 도약을 이끌고 계십니다. 또한 1998년 베트남의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가입과 지난 1년 동안의 ASEAN(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 활동을 통해서도 각하의 뛰어난 외교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오셨습니다.

이 모든 각하의 업적과 탁월한 지도력에 경의를 표하면서, 8천만 베트남 국민의 단합 속에 ‘공평, 민주, 문명화된 사회 건설’이라는 국가목표가 반드시 실현될 것을 확신합니다.

주석 각하!

우리 두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는 놀라우리 만큼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에서부터 부모와 스승을 공경하는 예의범절, 조상에 대한 제사와 설날 풍습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 문화의 유사성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더욱이 우리 두 나라에는 외세침탈과 가혹한 식민지배, 국토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에도 굴하지 않고 역경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낸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여기서 비롯된 우리 양국민의 남다른 유대감과 친밀감은 불과 9년의 짧은 수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관계발전을 이룩해 온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지난 1992년 수교 당시 5억 달러에도 못미치던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9천여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베트남 투자총액도 올해 14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베트남의 제5위 교역 대상국이자 제4위의 투자국이 되었습니다.

사회·문화와 인적교류도 활발합니다. 지난해에는 모두 6만 5천명의 양국민이 두 나라를 왕래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TV 드라마와 연예인들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가까운 이웃간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석 각하!

오늘 한국과 베트남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출범시켰습니다. 이로써 과거 한때 불행했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지금까지 쌓아 온 우호협력 관계를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가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뜻깊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양국의 경제는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우수한 인력, 그리고 한국이 축적해 온 기술과 자본이 효과적으로 결합된다면 양국 모두에게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앞으로 IT분야를 비롯한 각종산업과 과학기술, 자원개발, 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간 실질협력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사회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교류와 협력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베트남은 한국이 전개해 온 개도국 개발협력사업의 최우선 파트너입니다. 그동안 한국은 베트남의 SOC(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을 지원하고 산업연수생 교육 등 인적자원의 개발을 돕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협력사업 역시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주석 각하!

지금 우리 한국민은 지난해의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최우선 과제는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입니다. 이를 위해 유일한 대안이 바로 햇볕정책인 것입니다. 이는 남북한은 물론 한반도 주변의 모든 당사국에게도 이익이 되는 ‘윈-윈’의 정책입니다. 남북관계가 지금 일시적인 정체상태에 있지만, 앞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면 머지않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 세계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의 햇볕정책은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베트남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성원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우리를 적극 지지해 주신 각하와 베트남 정부에게 감사드리면서, 더 한층의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과 베트남의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가 성공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하면서, 르엉 주석 각하 내외분의 건안과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번영, 그리고 우리 두 나라 국민의 변함없는 우의를 위해 축배를 제의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