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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과학의 날 기념식 연설 ― 2001. 4. 21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76  

제34회 과학의 날 기념식 연설 ― 2001. 4. 21

과학기술력과 지식경제강국

존경하고 사랑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 21세기 들어 처음 맞는 제34회 과학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먼저,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전국의 500만 과학기술인 여러분에게 치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뛰어난 공적으로 올해 처음 제정된 과학기술 훈·포장을 받으신 분들, 그리고 대한민국 과학기술상을 수상하신 여러분께 마음으로부터 큰 축하를 드립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

21세기의 개막과 함께 우리는 지식경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세계가 지식과 창의력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다시없는 기회입니다. 우리는 21세기 지식경제 시대에 가장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민족입니다. 금속활자와 측우기의 발명을 비롯해 위대한 과학기술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지적 기반, 그리고 불굴의 도전정신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지금 미래의 세계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힘의 핵심은 바로 과학기술력입니다. 과학기술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 일류국가, 지식경제강국의 가장 근본이 되는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헤쳐오면서도 과학기술 투자를 우선해서 늘려왔습니다. 1998년 정부 일반회계의 3.6%였던 연구·개발 예산은 올해 4.4%로 늘어났습니다. 이것을 제 임기 안에 5%까지 확대할 것입니다.

그동안 과학기술처를 과학기술부로 격상시켰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했습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올해 과학기술 훈·포장 제도를 신설하고, 민간 전문가들의 국정참여 기회도 확대했습니다. 또한 ‘2025년을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비전’을 수립함으로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정보화 분야에서 세계 최선두를 달리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완성했습니다.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었고, 3년 전 300만명이던 인터넷 사용인구는 지난 달 2,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일곱 살 이상 국민의 절반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고속 인터넷의 가입자 비율은 세계 1위입니다.

불과 3년여만에 이루어낸 이런 성과에 대해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기에 제조업을 비롯한 전통산업을 더 한층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나간다면 우리의 전통산업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명공학을 보건·의료, 농수축산업, 환경산업, 에너지산업 등과 연계해서 21세기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전통산업과 정보통신산업, 생명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세계일류의 지식경제강국을 반드시 이룩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저는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여기에 나노기술과 우주과학기술도 추가해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하지만 우리의 전반적인 과학기술 경쟁력이 아직 만족할 수준에 이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비해 과학기술의 경쟁력은 20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벽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보다 발전된 과학기술정책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21세기 지식경제강국 건설의 기초가 될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를 제창하는 바입니다.

첫째,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활용도를 한차원 높여 ‘과학의 생활화’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과학기술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국민이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실질적 혜택이 생산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널리 적용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모든 분야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과학정신’이 국민의 일상생활에 뿌리내려야 하겠습니다.

정부가 올해 과학 인터넷 방송국을 개설한 데 이어 오늘 사이버 과학연구센터가 문을 열게 된 것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입니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과학기술 발전의 세계적 흐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첨단시설을 갖춘 국립서울과학관을 착공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전자정부를 앞당겨 실현함으로써 정보화 기술의 발전에 의한 첨단 행정 서비스의 혜택이 국민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생활화’가 정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참여와 선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과학기술 연구의 성과를 국민에게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분 각자가 전문분야에서 국민의 이해를 돕는 친근한 도우미가 되어 주기를 당부합니다. 아울러 연구·개발비의 생산적이고 투명한 사용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국민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과학기술인 여러분이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실력있고 의욕적인 과학기술자가 우리 사회에서 우대받고 존경받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특히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는 과학기술인 여러분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국가의 장래를 위한 일입니다. 역량있는 과학기술인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우리나라가 21세기 세계 선두대열에 나설 수 있겠습니까. 올해 안에 과학기술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되어 추진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계의 개혁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노사간의 원만한 대화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기관장들은 연구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영해야 하고, 노조 역시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납세자인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연구소의 발전과 연구원들의 복지증진도 가능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수한 해외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과학기술의 국제화 체제를 더 한층 강화하는 일입니다. 21세기는 경쟁의 시대인 동시에 협력의 시대입니다. 해외의 인적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의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폐쇄주의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들어온 과학기술자들이 국내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여러분이 적극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과학기술 인력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더욱 늘려 나가야 할 것입니다.

넷째, 유망기술의 전략적 선택과 개발의 지속적 추진입니다. 정부는 앞서 말씀드린 IT(정보기술)·BT(생명기술)와 NT(나노기술)를 세계 정상수준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여기서 개발된 첨단기술을 자동차·조선·철강·섬유 등 전통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우리 산업 전반의 질적인 발전을 이끌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계속 확대되어야 합니다. 연구·개발에 대한 평가와 보상을 엄정하게 실시하고, 산·학·연의 긴밀한 협동연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과학영재의 육성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도 노벨과학상의 수상국이 되고, 빌 게이츠나 손정의 씨 같은 성공신화를 세계에 자랑하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여성 과학기술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일입니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경제활동과 국가발전을 위한 여성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식과 창의력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지식경제 시대에는 섬세한 감각을 가진 여성의 능력개발과 활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대단히 미흡합니다. 여성 과학자의 비율은 9.7%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우수한 여성인력이 과학기술 분야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여성 과학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육아지원사업의 확충을 비롯한 근무여건 개선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

여러분은 21세기 과학한국, 기술한국을 이끌어갈 주역입니다. 여러분의 두뇌와 어깨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연구실에서, 학교에서, 산업의 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계신 과학기술인 여러분에게 무한한 신뢰와 찬사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러분과 더불어 과학기술강국의 초석을 다지는 데 모든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21세기 한국 과학기술의 르네상스를 일구어 내기 위해 여러분과 같이, 국민과 같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희망과 번영과 영광이 넘치는 조국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 주는 자랑스러운 조상이 되도록 힘과 지혜를 한데 모읍시다. 자신감을 갖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전국의 과학기술인 여러분과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