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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 제17기 졸업 및 임용식 연설 ― 2001. 3. 23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202  

경찰대학 제17기 졸업 및 임용식 연설 ― 2001. 3. 23

한국 경찰의 미래

친애하는 경찰대학 제17기 졸업생 여러분,

행정자치부 장관, 경찰 청장, 경찰대 학장과 재학생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영예로운 대한민국 국립경찰 간부로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의 졸업과 임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늠름한 모습을 보는 나의 마음은 참으로 기쁩니다. 여러분 모두는 한 사람도 예외없이 믿음직한 국민의 봉사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처럼 든든한 정예 경찰간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온 이대길 학장과 교직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아울러 영광된 오늘이 있기까지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학부모님들께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전국의 15만 경찰관 여러분!

나는 이 자리를 빌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우리 경찰관의 용기있는 행동과 값진 선행에 대해 먼저 치하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불길에 뛰어들어 귀중한 생명을 구한 이상기 의경, 격무 속에서 틈을 내어 자폐아동을 돕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정운 경사, 뺑소니 운전자를 7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하여 검거한 조현길 경사, 암 투병 사실을 숨기고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행사를 완벽하게 치러낸 고 장기택 총경, 그리고 이름이 드러나지 않지만 지금도 전국 도처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경찰관들 모두에게 마음으로부터 찬양과 격려를 보냅니다.

나는 이 모두가 우리 경찰이 새로운 각오로 변화하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경찰간부로 치안일선에 나가게 될 졸업생 여러분도 눈에 띄게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 경찰은 정치에 대해 엄정한 중립을 지키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관행이 정착되었습니다.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도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습니다. 경찰비리도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각종 범죄와 시위에 슬기롭게 대처함으로써 범죄율이 크게 감소하고 최루탄 없는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국민들도 이처럼 크게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신뢰와 성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을 직분으로 삼고 있는 우리 경찰에게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더 한층 분발해서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는 경찰이 되어 주기를 당부해 마지않습니다.

친애하는 졸업생과 전국의 15만 경찰관 여러분!

경찰의 첫째가는 사명은 민생치안과 사회안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여러분 없이 우리 국민 중 어느 누가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아니면 그 누가 우리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 주겠습니까? 그만큼 책임이 막중하고, 그만큼 보람도 큰 것이 경찰의 소임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경찰은 법 테두리 안에서의 자유와 권리는 철저하게 보장하되,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공권력의 남용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정당한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도 용납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과 동시에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지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기본적인 법과 질서마저 잘 지켜지지 않는 풍조가 남아 있습니다.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우리의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입니다.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립니다.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물과 공기가 혼탁하며, 음식물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다면 우리는 결코 자신있게 손님들을 맞을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생활에 끼치는 해악은 물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나는 최근 일부에서 다시 일으킨 화염병 투척이 TV화면을 통해 전세계로 보도되어 우리나라에 대한 관광이나 투자유치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이야기를 빈번히 듣습니다. 화염병과 폭력은 반드시 근절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교통사고율 세계 최고라는 오명을 씻어야 합니다. 또한 자기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환경오염, 유해식품, 조직폭력,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등 반공익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근절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각종 사이버 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이것은 매우 긴급한 경찰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인권을 존중하는 경찰을 바라고 있습니다. 경찰의 궁극적인 역할은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일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가 바로 민주주의와 인권입니다.

이미 국민의 민주의식과 인권의식은 크게 발전해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아래서는 별일 아닌 것으로 취급되었던 것도 이제는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범죄자에게도 인권은 있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경찰 여러분이 자칫 인권을 소홀히 할 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 행사마저 비난받을 소지가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깨끗하고 공정한 경찰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부정부패는 나라를 그 뼛속부터 병들게 하는 독소입니다. 부정부패가 뿌리뽑히지 않고서는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고, 시장경제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함은 물론 진정한 국제경쟁력도 생겨날 수 없습니다. 부정부패의 척결이야말로 이 나라를 일류국가로 만들기 위한 기초 중의 기초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눈을 부릅뜨고 부정부패를 막아야 합니다. 동시에 여러분 스스로도 부패의 유혹을 결연히 물리쳐야 합니다. 나는 경찰관 여러분이 스스로 당당하고 떳떳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마음 한구석에 아직 불신의 잔재가 남아 있다면 우리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깨끗이 일소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깨끗하고 청렴한 경찰이 되어 달라는 주문과 함께 경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명예로운 직업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은 친절한 경찰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야간에 연탄배달을 하는 노부부를 지나가던 순찰차가 헤드라이트로 길을 밝혀 준 일이 신문에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준 사례가 있습니다. 김천 대항파출소에서 일하는 박희범 경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처럼 어찌 보면 사소한 친절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경찰 모두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경찰청이 전개하고 있는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운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주민과 접촉하는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의 봉사정신이야말로 경찰과 국민이 가까워질 수 있는 첩경인 것입니다.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경찰관 여러분!

올해는 15만 경찰 모두의 각별한 각오와 다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해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줄기차게 발전시켜 온 민주·인권국가, 지식기반경제를 이 땅에 확고히 뿌리내리는 해입니다. 국민화합과 서민생활의 향상을 이루는 데도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서는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공정하고 국민 위주의 의약분업이 반드시 실현되어야겠습니다. 고통받는 서민생활을 안전하게 지켜내야겠습니다.

이러한 소임 중에 그 어느 것 하나 여러분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동참과 협력 없이는 한치도 전진해 나갈 수 없는 국가적 과업들입니다. 오직 치안이 안정되고 법·질서가 준수되는 가운데 이러한 국가적인 과업과 민생안정이 성취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역할을 당부해 마지않습니다.

친애하는 경찰대학 제17기 졸업생 여러분!

나와 국민은 여러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경찰, 사회발전을 선도해 나가는 경찰, 정보화·과학화된 세계 속의 경찰로 성장하는 모습을 국민과 함께 지켜 볼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러한 기대에 반드시 부응해 주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16년간 경찰대학이 배출한 여러분의 선배들이 지금 경찰의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나 또한 각별한 애정과 믿음을 가지고 여러분이 사기 충만한 가운데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께 당부합니다. 진정으로 참된 경찰은 ‘얼마나 오랫동안 경찰생활을 하고, 얼마나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경찰의 자리에 있는 동안 얼마나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얼마나 후회없는 경찰생활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그런 경찰관은 복무기간의 장단이나 지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후손에까지 자랑할 수 있는 성공한 경찰생활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러한 성공의 당사자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졸업과 임용을 축하하며, 앞날에 영광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