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인천국제공항 개항식 연설 ― 2001. 3. 22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034  

인천국제공항 개항식 연설 ― 2001. 3. 22

세계가 오가는 아시아 최대의 관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김윤기 건설교통부 장관과 강동석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한 공사 관계자,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

오늘은 우리 국민에게 21세기 첫해를 장식하는 기쁘고 가슴 설레이는 날입니다. 금세기 동북아시아의 중추공항이 될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8년 전 망망한 바다였던 이곳을 최첨단 시설의 세계적 공항으로 변모시킨 모든 공사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민족사에 영원히 남을 대업을 이룩한 것입니다.

그동안 예기치 않은 난관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부인과 함께 공사장 임시숙소에서 6년 동안 생활하며 공사를 지휘한 분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으로 수고가 많았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사업이라 일컬을 만큼 인천국제공항에 거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큽니다. 국민의 기대는 물론 수많은 관계자가 바친 그동안의 헌신적 노력의 보답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을 반드시 이룩해 내야하겠습니다.

8년여의 대역사를 이룬 집념과 열성을 가지고, 마지막 한 부분까지 철저히 점검하고 살펴보아 주기 바랍니다. 그렇게 할 때 인천국제공항은 오는 29일 그 웅대하고 자랑스러운 성공의 모습을 국민과 온 세계 앞에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성공은 공사 관계자는 물론 그동안 불편을 감수하며 협력을 아끼지 않으신 인천과 경기도의 지역주민과, 애정어린 관심으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없는 보답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21세기 우리의 후손들이 세계의 중심에서 살아갈 희망의 시대를 향해 출발합니다. 오늘의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은 경의선의 복원과 함께 우리 민족사에 커다란 의미를 갖습니다.

삼면이 바다이고 북으로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고도(孤島)와 같았던 우리 한국이 이제 인천국제공항의 개항과 더불어 세계 항공의 한 중심이 되고, 경의선 연결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될 것입니다. 부산항은 세계 제3의 컨테이너 부두로 부상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늘로, 육지로, 바다로 온 세계와 연결하는 물류의 중심이 되는 한반도 시대를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민족 사상 최대의 희망에 벅찬 이 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시달린 동북아시아의 한 소국으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또한 바다와 대륙을 잇는 중요한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이 땅에서 우리를 놓고 벌이는 러·일, 청·일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급기야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해방 후에는 국토분단과 동족간의 전쟁까지 치렀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휴전선을 사이에 놓고 남북이 군사적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고난으로 점철된 1백년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제국주의시대는 가고 세계화 시대가 열려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의 미·일·중·러 등 4대 강국은 여전히 우리 안보의 큰 관심대상이지만, 그보다도 이제는 우리의 거대한 교역과 투자의 시장이자 자원의 공급지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4대국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대륙과 해양을 중계하는 핵심적 통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면 한반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생산과 물류의 거점으로 발전해 갈 수 있습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일어난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탈리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고,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대서양 시대에는 영국이 세계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제 하늘과 바다와 육지를 거쳐 교통과 물류의 거점이 된 우리나라는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주도하는 한반도 시대를 반드시 이룩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100여년 전의 제물포 개항이 제국주의 세력의 강압에 의한 치욕의 개항이었다면 오늘의 인천국제공항 개항은 우리가 세계를 향해 의지와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자주 대한민국의 영광스러운 개항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미 말한 대로 반세기 동안 끊어져 있던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머지않아 개통됩니다. 바다를 통해 부산항에 들어온 물자가 철로를 통해 중국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까지 가게 됩니다. 수송기간이 반 이상 단축되고 물류비용도 크게 절감됩니다. 우리 경제에 말할 수 없는 이득이 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이러한 가운데 북한도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처럼 하늘과 육지와 바다를 거쳐 발전해 나가는 웅대한 국가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국내적으로 확립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모범적인 인권국가, 민주국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 국민화합을 이루고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안정시켜야 하겠습니다. 경제개혁과 지식기반경제의 토대 위에서 전통산업과 정보산업, 생명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세계일류의 경제강국으로 도약해야 하겠습니다. 중단없는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평화를 정착시키고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어 가야 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업을 이루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감으로써 저의 임기중 튼튼한 기반을 닦아 놓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공항은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교류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의 공항은 여객과 화물, 그리고 정보의 중개기지로서 그 나라의 국제경쟁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시설을 갖춘 인천국제공항이야말로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는 21세기 ‘한반도 시대’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아시아의 그 어느 공항보다 경쟁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시아 각국은 물론 미국·유럽을 연결하는 항공노선의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경쟁공항들과는 달리 미국 동부지역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습니다. 홍콩·싱가포르 공항 등은 이것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은 인구 2천만명의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고, 비행거리 3시간 30분 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43개나 됩니다. 그만큼 입지조건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규모면에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1,700만평의 공항부지는 동양 최대입니다. 최종 확장공사가 끝나는 오는 2020년에는 연간 1억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게 됩니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공항인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가슴벅찬 미래를 위한 테이프를 오늘 끊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제항공시장에서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그 비중이 지금의 20%대에서 2010년에는 4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아시아의 어떤 공항도 ‘아시아의 최대 관문’이라는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천국제공항의 가능성은 너무도 큽니다.

이곳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소음문제 걱정없이 24시간 운항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여기에 ‘나는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비즈니스, 숙박·쇼핑·국제회의·레저·관광 등 복합기능을 갖추어 나간다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오늘의 개항은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모두는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며, 또 가장 아름다운 공항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지혜와 정성을 모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입니다. 안전에 대해서는 한치의 착오도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자세를 가지고 아무리 사소한 문제점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이곳이 세계 일류공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첨단시설 못지않게 선진적인 관리와 효율적인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계자 여러분께서는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는 긍지를 가지고 앞으로 이곳이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이 될 수 있도록 선진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자긍심과 국가의 이미지를 더 한층 높이는 계기로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21세기 선진한국의 상징이 될 인천국제공항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시고 공항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성원해 주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29일의 개항을 앞두고 우리 모두 뜨거운 애정으로 국민적 성원을 보냅시다.

다시 한번 역사적인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을 축하드리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