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육군 제3사관학교 제36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2001. 3. 14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356  

육군 제3사관학교 제36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2001. 3. 14

육군 정예장교 양성의 요람

친애하는 육군 제3사관학교 졸업생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 하신 학부모와 사관생도, 내외 귀빈 여러분!

육군 제3사관학교 제36기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는 오늘 여러분의 빛나는 눈동자를 대하면서 대한민국 국군의 밝은 미래를 확인하게 됩니다. 충성대를 울리는 여러분의 우렁찬 함성은 필승국군의 충천하는 기상입니다. 여러분이 더없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이 있기에 마음 든든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학문과 군사훈련의 어려운 교육과정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명예로운 대한민국 육군장교로 탄생하게 된 것은 이러한 열정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장교들을 배출해 준 학교장 송영근 장군과 관계관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오늘의 이 자랑스런 아들들을 낳고 길러 주신 학부모 여러분께도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졸업생과 사관생도 여러분!

나는 오늘 이곳 충성대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근 20년만의 대통령 방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참으로 뜻깊고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충성대는 육군 정예장교 양성의 요람입니다. 지난 1968년 육군 제3사관학교가 창설된 이래 사관생도를 비롯해서 학사·법무·군의·군종 등 12만명의 정예장교를 배출했습니다. 대한민국 육군장교의 55%를 길러내는 중추 교육기관으로서 우리의 국가안보를 확고히 뒷받침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곳은 일찍이 신라의 화랑들이 심신을 단련했던 유서깊은 장소입니다. 6·25전쟁 때는 낙동강 방어전선의 요충지였습니다. 여러분의 선배장교들은 이러한 국난극복의 전통을 이어받아 조국수호와 국가발전에 빛나는 공헌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육군 제3사관학교가 21세기 과학군·기술군의 산실로서 막중한 소임을 다해줄 것을 확신하며, 졸업생과 사관생도 여러분은 선배들이 피땀흘려 쌓아 온 충성대의 전통을 더욱 더 찬란하게 이어 주기를 당부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지난 1년은 말 그대로 역사적인 한 해였습니다. 적대와 반목으로 반세기가 넘게 얼어붙어 있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전환시켰습니다. 또한 이 나라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확고히 뿌리내리고, 생산적 복지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9%의 성장률과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3년 전 39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962억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세계 5대 외환보유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우리 군은 완벽한 국방태세로 이러한 성과와 진전을 확고히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우리 군의 철벽같은 뒷받침이 있었기에 나는 안심하고 북한에 갈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지지하자는 합의도 이루어졌습니다. 남북의 군 대표가 만나 전쟁을 하지 말자고 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후로 경의선 철도 연결을 위한 협력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군은 지금까지 지뢰제거 작업을 훌륭히 수행해 냈고, 이번달에 재개되는 비무장지대에서의 지뢰제거와 기반공사를 위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모범적인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으로 동티모르의 평화와 국가재건에 기여함으로써 한국군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과시했습니다.

대민봉사에 있어서도 우리 군은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의료계 파업이 있었을 때는 군 의료진이 참가해 민간인 1만 3천명 이상을 진료했습니다. 산불이 나면 진화작업에 나섰고, 수재와 태풍이 있었을 때는 피해복구에 나섰습니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나는 이러한 우리 군의 노력과 공헌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각별한 치하와 신뢰의 뜻을 표해 마지않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올해 들어 김정일 위원장이 신사고를 주장하고, 중국의 개혁·개방 현장을 둘러본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도 국교를 맺었습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극도로 피폐해진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북한에게 이러한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안보에 대해 조금도 이완된 태도나 낙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동시에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소중히 가꾸어서 전쟁억지와 평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튼튼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전쟁을 억지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주변국들과 협력해 나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한·미간 확고한 연합방위태세입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나는 부시 대통령과 한·미간의 안보동맹과 협력관계를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우리가 이룩해 온 남북관계 진전과 성과에 대해서 확고한 지지를 보내 주었습니다.

동시에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명했습니다. 제네바 협정도 준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 부시 새행정부의 북·미 관계에 대한 대북한 정책이 수립되면, 이 점에 있어서의 한·미 양국간 공조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믿습니다. 나는 아시아 정상으로는 첫번째인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미국의 새 행정부와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한·미간의 굳건한 동맹과 협력관계를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한 한·미·일 3국간에 긴밀한 공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북정상회담도 한·미·일 공조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은 북한에 대한 안보 공조와 화해·협력을 위한 공조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미·일·중·러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세계에서 유일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줄곧 주변 4대국에 대해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약육강식의 피해자가 되었고, 냉전시대에는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4대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지지 속에서 평화를 지키면서 남북 화해·협력 시대를 열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지금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역사적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산업과 생명산업 등 지식기반경제의 구축에 세계적으로 앞서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 화해·협력을 통해 한반도 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우리가 끝까지 완수해 내면 우리는 21세기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능히 이를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원과 자본, 인구의 많고 적음이 국력의 척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지식기반 시대에는 창의력이 넘쳐나고 모험심이 강한 민족이 앞서갈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 민족, 우리 국민입니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높은 교육열 속에 지적기반을 쌓아 왔고, 우리 국민의 피 속에는 창의와 열정, 불굴의 도전정신이 녹아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기반 시대의 선진 경제강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남북이 적대하고 대립하던 시절에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북쪽으로는 철책에 가로막힌 고도였습니다. 하지만 남북이 평화 속에서 화해하고 협력하는 시대에는 우리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 중심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차지할 소득과 번영은 상상할 수 없이 큰 것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임장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은 큰 영광과 축복 속에 국방의 최일선으로 나아갑니다. 여러분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여러분의 책무 또한 막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필승의 정예강군, 21세기 과학군·정보군의 선두에서 튼튼한 안보와 나라의 발전에 앞장서 헌신해 주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여러분의 그러한 헌신을 통해서 21세기 새천년의 영광과 번영을 우리 국가와 민족에게 바치도록 합시다.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같이할 것입니다.

육군 제3사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신임장교 여러분의 무운과 영광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