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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2001. 3. 13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538  

육군사관학교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2001. 3. 13

조국수호의 간성들

친애하는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여러분,

조성태 국방장관, 조영길 합참의장,

길형보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관과 국군장병, 사관생도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학부모와 내빈 여러분!

육군사관학교 제57기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늠름한 기상과 충천하는 사기에서 우리 국군의 영광된 미래를 봅니다. 한없이 믿음직하고 자랑스러운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4년 동안 면학과 훈련에 전념하면서 화랑대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지·인·용(智仁勇)을 모두 갖춘 대한민국 국군장교로서 영예로운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힘찬 출발에 뜨거운 격려를 보내면서, 앞날의 무한한 영광과 발전을 기원해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오늘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모든 헌신을 다해준 육군사관학교장 오남영 장군을 비롯한 교수와 훈육관들의 노고를 높이 치하합니다. 학부모 여러분 한분 한분께도 마음으로부터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나는 지난해 바로 이 자리에서 북한에 대해 ‘베를린 선언’을 재차 확인하고 어떤 수준의 남북대화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습니다.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한의 정상이 마주앉아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함께 논의하는 새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나는 이번에 미국을 방문해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와 의회의 지도자들을 비롯해서 많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신뢰를 표명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이 중심이 되어 남북관계를 이끌어 가도록 우리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한·미 안보동맹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력관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내가 만난 미국의 공화·민주 양당의 모든 주요인사들과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우리의 화해·협력 정책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듯 나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협력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순리라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북·미 관계도 남북관계 개선과 병행해서 건설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입니다.

졸업생과 사관생도,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방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전세계가 한국을 민주·인권국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를 중상위의 복지국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1,700억 달러의 수출과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지식정보화 분야에서도 세계 최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완료했고, 전국민의 40%가 넘는 2천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서울 ASEM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을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세계의 찬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무엇보다 우리 군의 철통같은 안보태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군은 경의선 철도와 도로연결 공사의 지뢰제거 작업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에서는 모범적인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평화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우리 군의 업적과 노고를 높이 치하하면서,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표하는 바입니다. 또한 오늘의 우리 국군이 있기까지 헌신을 아끼지 않아 주신 군의 원로 여러분께도 존경과 찬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세계 일류경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느냐가 올해 안에 판가름날 것입니다. 또한 올해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올해를 경제적으로나 남북관계 분야에서도 민족적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나는 국민과 함께 기필코 올해를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전진의 한 해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4대 개혁의 기틀은 이미 마련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시장원리에 따라 상시적으로 구조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고, 우리 군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머지않아 경의선도 연결될 것입니다. 이 철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될 것이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는 물류의 거점이 될 것입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연말까지 완공될 것입니다. 부산항이 세계 제3의 컨테이너 항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늘과 육지와 바다에 걸쳐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 전통산업과 지식정보산업, 생명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나가고, 여기에 나노산업과 환경산업을 결합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세계 일류경제, 지식정보강국을 향한 재도약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의 두 방향에서 착실한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반도에서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남북간의 교류·협력체제를 정착시켜 7천만 민족의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준비하는 평화 프로세스가 힘차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북한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변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금년 들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신사고’를 주장하고, 중국의 경제발전상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15개 EU(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13개국과 수교했습니다. 이러한 개혁과 개방을 향한 북한의 변화를 나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변화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개혁·개방이 남북한 모두의 경제에 이득이 되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장차의 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루어지면 남북관계는 또 다시 커다란 진전의 변화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졸업생과 사관생도,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한국을 세계일류의 경제국가, 지식정보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며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기초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철통같은 안보입니다.

우리 군의 완벽한 국방태세야말로 평화를 지키는 힘입니다. 평화를 지킬 수 있는 힘, 곧 튼튼한 안보 없이는 생존도 번영도 있을 수 없습니다. 북한을 개혁과 개방이라는 남북간 교류·협력과 평화의 길로 인도할 수 없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다음 네 가지의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는 앞에서 강조한대로 흔들림 없는 우리 군의 안보태세입니다. 평화는 이를 지키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을 때에만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나는 우리의 안보태세에 단 한치의 빈틈도, 단 한순간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둘째, 한반도 전쟁억지력의 핵심이 되어 온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입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셋째는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입니다. 안보문제에 대한 협조와 병행해서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진하는 데에도 3국간의 더욱 긴밀한 공조를 이루어 가야 할 것입니다.

넷째는 미·일·중·러 4대국과의 원만한 협력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미국·일본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와 협력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미·일·중·러 4대국과 협력관계를 더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기초는 결국 우리 군의 완벽한 국방태세에서 출발합니다. 그동안 우리 군은 과학화·정보화로 미래지향적인 정예강군 건설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첨단장비를 계속 보강해 나감과 동시에 실질적인 교육·훈련과 장병들의 사기증진을 비롯한 무형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군의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남북한의 화해·협력은 우리 군이 뒷받침한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합니다. 남북 평화·협력은 역사의 소명이요, 우리 국군과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절대적인 조건인 것입니다. 온 국민이 성원하고 전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점을 특별히 강조하면서 군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우리 국군이 남북한 평화협력의 대전제인 튼튼한 자주국방의 과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군인의 길은 고난의 길임과 동시에 가장 명예로운 길입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와 국민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조국수호의 신성한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명예로운 대한민국 국군의 중추로서, 선배들이 피흘려 지켜 온 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주기 바랍니다. 역사와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다함으로써, 찬란하고 영광된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 주는 여러분이 되어 주기를 충심으로 당부합니다.

자랑스런 육사 57기 졸업생 여러분!

나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와 국민이 부여한 소임을 다해 주리라 믿으며, 여러분 모두의 무운과 영광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