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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 귀국보고 ― 2001. 3. 11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96  

미국 방문 귀국보고 ― 2001. 3. 11

한·미 동맹관계의 재확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성원 덕분으로 5박 6일 동안의 미국 방문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 돌아왔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부시 행정부와 아시아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만나서, 한반도 문제와 양국간 협력에 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눈 결과를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부시 행정부의 국무·국방장관 등의 외교·안보 책임자는 물론 재무·상무·무역대표부의 책임자도 만나서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상·하원 지도자와 의원들을 만났고, 여러 민간 전문가들도 수차례에 걸쳐 만났습니다.

이러한 면담들을 통해 우리의 외교안보와 경제적 입장을 충분히 협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방미의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가운데 저와 더불어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가진 것은 한·미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며, 한반도가 그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저는 그 중요성을 통감하고 각종 회담을 가진 3일 동안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이번 방문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관심과 기대가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회담의 주의제인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북관계 진전과 성과에 대한 미국의 지지입장은 확고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양 정상이 발표한 공동발표문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미·북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울 출발 당시 예상했던 대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입장정리가 이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시간상으로 보아서 당연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 정부와의 대화결과를 주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시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저의 설명을 듣고, 우리가 지난해 6월 1차 남북정상회담 이래 이룬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우리의 대북 햇볕정책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에 있어 우리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를 좀더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첫째, 한·미간 동맹적 협력관계의 확인, 둘째, 햇볕정책의 성과 인정, 셋째, 남북관계에 있어 우리의 주도권 인정, 넷째,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지, 다섯째, 제네바 합의의 준수 등입니다.

우리 양국 정상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완전한 합의를 본 것은 큰 성과이며, 당초 설정했던 저의 방미 목적이 성취된 것으로서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미·북 관계에 대한 한·미 양국간의 의견조절은 이제부터 협의해 나가고자 합니다.

부시 대통령은 저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남북한의 경제적 접근, 공개적 대화, 이산가족 상봉 등이 한반도를 더욱 평화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한국과 미국이 평화를 원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평화를 목표로 하고, 평화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며, 모두가 원하는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올바른 동맹과 정책을 취하고 있다”면서 저에 대한 믿음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다소의 의구심을 표시한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부시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그분이 가진 우려가 무엇인지 파악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정부정책 수립의 참고로 함은 물론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생각을 북한에도 전달해 줄 생각입니다. 필요하다면 우리의 조언도 전달하겠습니다.

저는 부시 행정부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북한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설명이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대북정책을 정립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시 대통령에게 간곡히 말했습니다. “한반도에는 4,600만명의 한국민과 3만 7천명의 주한미군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소중한 생명을 생각할 때, 평화의 기회가 있다면 아무리 작은 기회라도 반드시 이를 활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우리 두 정상이 지녀야 할 최고 의무이자 지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부시 행정부에 대해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결코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고, 실제 지금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우리의 정책은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오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요구만 해도 안 되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해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주면서 세 가지를 받는 포괄적 상호주의를 제안한 것입니다. 북한이 지킬 것은 첫째, 제네바 협정을 지키고, 둘째,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포기하고, 셋째, 남쪽에 대해 무력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우리도 첫째,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둘째, 적절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셋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또한 한반도 안보를 위해서 미국은 미사일이나 핵같은 대량 살상무기 문제를 주로 북한과 협상하고 한국은 불가침 합의를 통해서 무력불사용과 군축, 그리고 교류·협력을 통한 긴장완화를 다루는 역할분담이 바람직하다고도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확고한 한·미 공동방위체제와 한·미·일 공조를 튼튼히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저는 또한 중국과 러시아와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나겠습니다. 미·북 관계에 있어서는 미국이 미사일 등 현안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어떠한 협조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미국 방문에서 주력했던 또 하나의 과제는 경제였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첫번째 교역국이자 최대의 투자국인 만큼 한·미간 경제협력의 강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제 관계의 주요 인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미국의 재무장관, 상무장관, 무역대표부의 대표, 그리고 시카고에 가서는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의 개혁의지를 확인시키고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있다’는 국민의 정부의 정책과 성과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국민의 정부 이전 35년간의 외국인 투자유치 총계가 246억 달러인데 비하여 지난 3년 동안에는 40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투자여건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꾸준한 노력의 성과라는 것을 설명했을 때 모든 대화자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서 한국의 경제개혁을 평가하고 지지해 주었습니다. 재무·상무·무역대표부의 장관들도 우리의 개혁을 지지하고 한·미간의 더 한층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한 미국 경기의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미국 지도자들의 태도와 견해들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좋은 신호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쾰러 IMF(국제통화기금) 총재와 울펜슨 IBRD(세계은행) 총재를 같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변함없는 열의로 한국 경제의 개혁을 평가하고 지지해 주었습니다. 세계 경제문제도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전망에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표시했습니다.

아울러 IMF와 IBRD,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기구와 한국이 함께 북한의 개발모델에 관해 워크숍을 갖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하는 데도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저는 미국의 새 정부와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고, 한·미간에 긴밀한 공조를 변함없이 유지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제 그 토대 위에서 일관된 대북정책과 경제·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생존을 지키는 안보동맹국입니다. 미국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입니다. 남북관계 진전은 미·북관계의 진전 없이는 분리해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귀중한 맹방인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대화가 공동발표문에 있는 바와 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를 위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여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방문을 통해서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민주화를 이룬 나라, 경제개혁에 성공한 나라 남북간에 기적 같은 화해과정을 진행시키고 있는 나라라는 인식은 거의 예외없이 공통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평가가 여러번 되풀이되는 것을 들을 때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의 부족함을 생각하며 큰 책임감을 통감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세계는 우리를 평가하고, 지지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모으기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민에 대한 감동의 말들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다같이 합심해서 오늘의 난관을 극복하고, 안으로는 서민 대중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의 희망찬 생활을 보장하고 밖으로는 세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합시다.

국민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