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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경제인 초청 오찬 연설 ― 2001. 3. 10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73  

미국 시카고 경제인 초청 오찬 연설 ― 2001. 3. 10

미국 기업은 왜 한국 투자를 늘려야 하는가

친애하는 토머스 마이너 미국 중서부지역위원회 회장,

마일즈 화이트 시카고 외교협회 회장 대행,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

저는 오늘 미국 경제의 한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시카고에서 여러분과 같은 세계의 유수 경제인들과 대화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한국은 3년 전 외환위기를 맞아 ‘한국전쟁 후 제2의 국난’이라고 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개혁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한국의 개혁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발전시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관치경제와 정경유착, 그리고 부조리 등 과거의 잘못된 구조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금융·기업·노동·공공 등 4대 부문에 걸친 개혁을 집중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가 개선됐습니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과거와 같은 노조의 불법행위와 폭력성은 더 이상 용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쟁의를 선언하고 노사협력을 실천하는 기업수가 대세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도 경제성장률이 1999년과 지난해에는 계속해서 10% 안팎의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외환보유액도 950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5대 외환보유국이 되었습니다. IMF 긴급구제자금 135억 달러를 전액 상환하였으며, 나머지 대기성 차관자금 60억 달러도 오는 8월까지 전액 상환할 예정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그렇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해 개혁을 멈추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기업·금융·노동·공공 등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해 오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남은 과제도 적지 않음을 인정합니다.

지금까지의 개혁이 과거의 부실을 털어내고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의 개혁은 세계 일류경제를 향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초점이 모아질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개혁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

이러한 한국의 개혁과정은 외국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건전한 투자와 교역에 방해가 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투자환경도 대폭 개선해 왔습니다.

저는 국민들에게 강조해 왔습니다. “외국인 투자는 투자 그 자체뿐만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기술이전에 기여한다. 그리고 선진경영기법이 들어오고, 수출을 위한 세계시장도 외국 투자가는 가지고 들어온다. 경제적 국경이 없는 글로벌 시대에는 외국 기업도 한국에 있으면 한국 기업이고, 우리 기업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되풀이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 정부는 노사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예를 바로 지난해 은행합병과 관련한 금융노조의 파업과 최근 대우자동차의 노사분규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1997년까지 35년 동안 246억 달러에 불과하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저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근 3년간 무려 401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누계액은 아직 전체 GDP의 9% 수준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영국이나 중국 같이 20% 이상에 이를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경제인 여러분!

저는 이 자리를 빌려 한국 경제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투자해 준 미국 기업인 여러분께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지금부터 말씀드릴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특별히 주목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민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위해 태어난 국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시대에 적합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장구한 세월 동안 세계 최고의 교육열 속에 지식기반을 쌓아 왔고, 문화를 재창조하는 능력을 보여왔습니다.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창의력과 교육수준, 그리고 정보화 능력과 모험심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68%로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전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국토에 걸쳐 초고속 통신망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보통신산업과 생명산업을 전통산업과 함께 삼위일체로 발전시켜가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우수한 조건과 더불어 안정성과 역동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물가·금리·환율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1998년에는 7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였던 상장법인의 이익은 지난해 160억 달러의 순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9년여간 지식기반산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호황을 이루며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미국 경제가 21세기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를 한국에서 찾기 바랍니다. 미국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양국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참석자 여러분!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는 여러분이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북미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시카고가 세계적인 교통의 요충과 컨벤션 도시로 성장하였듯이, 우리 한반도 또한 미국과 일본·러시아·중국 등 4대국의 거대한 시장과 풍부한 자원, 그리고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시아 제1의 공항으로 발전될 인천국제공항이 이 달 중에 개항됩니다. 부산항은 이미 세계 제3의 컨테이너 항구로 부상했습니다. 머지않아 경의선 철도가 개통되어 남북한을 연결하게 되면 한반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와 경제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작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은 남과 북이 냉전종식과 화해·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획기적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남북한간에 투자보장과 이중과세 방지, 상사분쟁 해결, 청산결제 등 민간차원의 경제협력 장치도 마련되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에 있어 더욱 큰 진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 여러분이 걱정하고 계시는 안보 리스크가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환경은 더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경제인 여러분!

21세기는 경쟁과 협력의 시대입니다. 저는 양국 경제계가 상호 경쟁하는 가운데 발전을 위한 자극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양국 경제계가 모범적인 협력을 통해 발전의 기회를 더 넓혀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양과 대륙을 잇는 생산과 물류거점으로 성장해 갈 한반도의 미래 가치를 충분히 읽고,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한·미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경제인 여러분이 선도적으로 노력해 주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