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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지도자 신년인사회 말씀 ― 2001. 1. 10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785  

여성지도자 신년인사회 말씀 ― 2001. 1. 10

21세기의 주역은 여성

여성 지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류 역사와 농업 시작의 제1의 물결, 산업혁명의 제2의 물결에 이어 지식정보산업의 제3의 물결이 오고 있습니다. 제3의 물결 지식기반 시대에는 여성들이 더 고부가(高附加) 생산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여성을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여성부도 신설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여성해방은 여성들이 정치적으로 진출해 표를 모아 힘을 발휘할 때 가능합니다. 여성들이 정치적으로 힘을 가질 때 여성해방과 남녀평등이 가능한 것입니다.

최근 경제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많은 손해를 보고, 구조조정을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실업자들이 일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었습니다.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 지원을 받은 국가 가운데 가장 빨리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가 문제는 많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9%인데 이는 세계 최고입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나라가 10%인데, 그 나라를 빼고는 세계 최고입니다. 물가는 2.3%, 금리도 내리고, 유가폭등과 미국 경제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목표대로 121억 달러 흑자를 냈습니다. 외환보유고는 962억 달러로 세계 5위입니다. 세계 7대 채권국입니다.

하지만 체감경기는 나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 경기가 내려가고 유가가 올랐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4대 개혁을 철저히, 그리고 신속히 못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대처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잘못을 알았습니다. 방향은 좋았지만 속도와 강도가 약했습니다. 그래서 연말부터 지금까지 철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금년 상반기는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외부 조건이 어렵습니다. 유가가 30달러선이고 미국 경기가 크게 둔화되었습니다.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본은 10년째 경제가 안 좋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어려우니까 수출해야 하는 우리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철저히 4대 개혁을 마무리해 체질을 강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정보화가 앞선 나라입니다. 34%가 인터넷 인구이고, 초고속 인터넷망 이용자가 300만명이나 됩니다.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21세기에는 지식기반이 앞선 나라가 경제강국이 됩니다.

한국은 최고의 지식수준과 문화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2천년 동안 영향을 받고도 중국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지배를 받아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민족인데, 한국에서 가장 자신없는 것이 우리 자신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외국에서 경고하기 3일 전까지도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IMF, IBRD(세계은행),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이 현재 한국이 바른 길을 간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겁내고 있습니다. 경제는 심리로 좌우됩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왜 일본 경제가 10년째 침체되어 있느냐고 하니까 폴 케네디 교수는 “일본인이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소비를 안 하니까 가게가 안 되고 공장이 안 도는 것입니다. 앞날에 대한 자신이 없으니까 소비를 안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가져야 합니다. 일본에 갔을 때 모리 총리가 “한국이 인터넷에서 한발 앞서 있는데, 정보화에 협력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가 한국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언제 일본이 우리의 앞섬을 인정하고 협력하자고 한 적이 있습니까?

최근 한국에 온 외국인 기업가들이 한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왜 자신 없어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경제가 좋아질텐데 왜들 이렇게 난리냐고 합니다. 4대 개혁을 마무리하면 9월부터는 좋아집니다. 우리는 해낼 것입니다. 반드시 지식정보화 시대에 우수한 민족의 힘으로 세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당장 인기를 위해 양심을 속이거나 할일을 안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해가 되고 민족에 재앙이 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일생 동안 정도(正道)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 동안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대통령에서 물러나고 이 세상을 떠난 뒤 국민들이 정당하게 평가해 줄 것입니다. 지금 100%의 지지를 받더라도 옳은 일이 아니면 후대에 비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 비판받더라도 옳은 일을 해서 후세에 정당한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980년 신군부가 대통령 빼고 다 시켜 준다고 설득했습니다. 죽는 것이 겁나고 살고 싶었지만 협력을 거절하고 죽음의 길을 택했습니다. 우선 살아남아 국민과 가족에 치욕스럽고 역사의 비판을 받느니 가족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고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능력과 덕이 부족해 때로는 실수도 하고 여러분 마음에 안 맞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데, 여러분을 위해, 민족 전체를 위해, 약자와 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두뇌와 감각, 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21세기의 주역은 여성입니다. 남성들의 차별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여성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기초를 닦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