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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 연설 ― 2001. 1. 5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10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 연설 ― 2001. 1. 5

과학기술 경쟁력과 국가의 미래

존경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

신사년(辛巳年) 새해를 맞아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올해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희망찬 해가 되기를 바라며, 행복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지난해에는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 과학기술계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전세계 82개국 460명이 참가한 ‘국제수학올림피아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서 개최했습니다.

우리 과학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좥네이처좦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세계 과학계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생명공학계에서도 큰 연구성과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와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세계 22위, 이제는 이 벽을 뛰어넘어야 할 때입니다.

구텐베르크보다 200년이나 앞선 금속활자를 비롯해 측우기, 철갑 거북선, 우수한 화포기술 등 선조들이 남긴 과학기술 능력은 우리에게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21세기 세계는 그 어느 세기보다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게놈 연구, 양자 컴퓨터 개발, 우주생성 연구, 바이러스 정복 등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선진국들의 이러한 빠른 행보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2류 국가의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과학기술에 2등은 없다는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21세기 한국의 명운이 과학기술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말은 결코 듣기 좋으라는 허언(虛言)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과학기술 개발이 소홀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국가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정부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구조개혁 작업 역시 바로 이러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었습니다.

과학기술 개발은 또 하나의 국가경제의 기초입니다.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발전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저는 수많은 기업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을 때에도 앞선 기술력으로 흔들림 없이 기업을 성장시킨 많은 사례들을 알고 있습니다.

한 종묘회사는 국내의 대표적인 종묘회사들이 외국 기업에 팔려 나갈 때에도 건재했으며, 남들이 어렵다고 한숨짓던 1998년에도 매출액을 20%나 올리는 성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석유난로 제품이라는, 어떻게 보면 사양산업에서도 기술개발 하나로 일본이 석권하던 미국 석유난로 시장의 80%를 차지한 기업도 있습니다.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하는 기업은 성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제는 과학기술계는 물론 기업계에서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과 같은 과학기술자들은 물론 기업의 책임이 무겁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 역시 새로운 각오로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후견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연구환경을 비롯해 지원체계나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는 등 여건마련에 힘쓸 것입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범정부적이고 전국민적으로 확산하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일반회계 예산의 4.0%였던 연구·개발 예산을 금년에는 4.4%로 증가시켰습니다. 이 비율은 제 임기 내에 5%로 높여 나갈 것입니다.

1999년에는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해 21세기 과학기술강국을 위한 범국가적 추진체제와 제도적 틀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힘있게 추진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의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노고에 보답하고, 명예심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훈장제도도 창설했습니다. 이 제도는 올해 4월 21일 ‘과학의 날’부터 시행될 것입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노력하는 정부의 성의가 계기가 되어 우리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할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지난해에 ‘대덕밸리 시대’가 개막되었습니다. 세계 정상의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도 본격화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바탕 위에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과 함께 지식경제강국, 과학기술 선진국 도약을 위한 초석을 굳건히 쌓아 나갈 것입니다.

첫째, 지식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전통산업 기술, 정보통신 기술, 생명공학 기술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마련할 것입니다.

둘째, 나노(nano) 기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세계의 기술전쟁은 원자와 분자 수준으로 진입했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극미세 물질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이 기술전쟁에서 낙오하면 우리의 과학기술 미래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미래도 낙관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민족의 높은 교육열과 섬세한 자질을 통해 힘차게 도전하면 승산의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올해 내에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겠습니다.

셋째, 과학기술 분야의 남북한 교류와 협력도 활발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과학기술이 남북간 협력의제로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경제의 회생 역시 과학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교류·협력도 점차 활성화될 것입니다. 남북 과학기술 협력은 오늘 이 모임의 주체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올해는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국민에게 장래의 희망을 주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연구·개발비를 한푼이라도 소홀히 쓰지 않고, 국민이 기대한 성과를 반드시 올려야 되겠습니다. 연구·개발비가 생산적이고 투명하게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국민 앞에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민간위원을 현재의 세 명에서 아홉 명으로 늘리고, 인터넷을 통한 정책토론도 활성화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

여러분은 국가발전의 미래입니다. 여러분은 지식경제강국을 건설하는 첨병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은 국민의 성공이며, 나라의 큰 성공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이 21세기 첫해가 우리나라가 지식경제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자신감을 갖고 힘차게 전진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