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신년인사회 연설 ― 2001. 1. 4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26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신년인사회 연설 ― 2001. 1. 4

경제개혁의 주체는 누구인가

존경하는 박용성 회장,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

또한 내외 귀빈 여러분!

2001년 21세기 새해를 맞이해서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신년 축하말씀을 드리고, 이 해가 나라와 여러분에게 축복의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빌어 마지않습니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지만 금년은 우리가 유난히 긴장된 심정으로 맞는 새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이 난국을 타개하는 데 경제계나 정부나 국민 모두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하반기부터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하지 못해 왔습니다. 몇 백만의 주식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습니다. 실업자의 비율이 다시 3%에서 4%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기가 대단히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방 경기가 나쁩니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훨씬 더 나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에게 밝은 면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난 연말 9%의 성장률을 보임으로써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물가가 2.3%에서 안정되고, 고유가와 국제적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우리의 현재 외환보유고는 962억 달러에 달해서 세계 5대 외환보유 국가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세계 7개국밖에 없는 순채권 국가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장기업이 1998년에는 8조 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가 1999년에는 12조원의 흑자, 그리고 작년 2000년에는 20조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비록 체감경기가 나쁘다 하더라도 이러한 밝은 면이 우리에게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희망의 발판으로 삼아 금년에 경제를 반드시 되살릴 것입니다. 철저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식시장을 부양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를 회복시킴으로써 국민들의 얼굴에 웃음을 띠게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기업·공공·노동 등 4대 부문의 제2차 개혁을 2월까지 마무리하겠습니다.

작년 말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마지막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금융개혁의 틀을 확고히 잡았습니다. 잘못 하면 금융계가 마비될 뻔한 그 고비를 국민의 성원과 여러분의 협력 속에 우리는 극복했습니다.

정부는 이 4대 개혁의 완수 없이는 우리 경제가 다시 힘차게 도약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인식 아래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정부가 4대 개혁을 좀더 철저히 하고 그 속도를 좀더 빠르게 했던들 경제의 상황이 지금보다는 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때 후회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경제가 이렇게 된 데는 국제적 여건도 있고 다른 여건도 있지만, 다른 모든 여건이 나쁘더라도 정부가 이것을 극복하면서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정부는 마음으로부터 반성을 하고, 금년에는 새로운 결심으로 개혁을 완수할 작정입니다. 4대 개혁만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 최선두에서 달려 가고 있는 정보화를 금년에는 더욱 굳혀 가겠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인구비례 정보화의 비율은 대만이 18%, 홍콩이 17%, 중국이 0.7%, 일본이 14%인데, 한국은 인터넷 사용자 비율이 34%라고 합니다. 정보화가 미국 다음가는 빠른 속도로 발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21세기가 지식정보화 시대라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지적 전통과 문화 창조력이 21세기 지식기반 시대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민족적 소질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최대로 활용해서 산업사회 시대에는 뒤졌지만 지식기반경제의 시대에 있어서는 세계의 일류를 다투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통신산업(IT), 생명산업(BT), 그리고 전통산업에 정보화를 접목시켜서, 전통 산업과 지식기반산업과 생명산업이 삼위일체가 되어서 우리 경제가 세계 최강국의 대열에 진출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여러분과 정부가 다져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 시장경제 시대의 주역은 여러분 경제인들입니다. 정부가 아닙니다. 정부는 여러분을 지원하고, 막힌 데를 뚫어 주고, 여러분이 더 활발히 일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여건을 조성해 주는 그러한 입장에 서야 할 것입니다.

제1차 개혁은 정부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주도했지만 2차 개혁과 앞으로 계속될 상시(常時) 개혁에 있어서는 경제인 여러분이 주역이 되어서, 선도자가 되어서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겠습니다.

또한 신노사 문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정부는 기업인과 노동자 양측에 대해서 똑같은 애정을 가지고 생존권을 지키는 그런 입장에서 협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업인도 노동자도 앞으로 반드시 법을 지키고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법을 어기거나 폭력을 사용하거나 혹은 공정거래를 해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민을 위해서,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기업이나 노동자나 다같이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으로 세계적 경쟁을 이겨내는 가운데서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기업이 지고 노동자가 이겨 봤자, 또는 노동자가 지고 기업이 이겨 봤자 세계적 경쟁에서 못 이기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정부는 모든 질서를 확고히 할 것입니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보장하되, 노동자가 경영에 간섭해서 주주나 중역들이 결정할 문제를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기업을 망치는 일이고, 우리 경제를 망치는 일이고, 결국은 노동자 스스로도 실업자의 신세로 전락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은 단호히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정도를 가겠습니다. 원칙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법대로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정부를 믿고, 대통령을 믿고, 그것보다도 법을 믿고 사업할 수 있도록 법을 확실하게 집행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경제인 여러분은 이 나라 경제의 주역입니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여러분을 지원하고, 또 필요한 일에 있어서 해결사 노릇을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먼저 여러분은 세계적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구조조정을 하셔야 합니다. 돈 남지 않는 기업, 경쟁력 없는 기업은 과감하게 자발적으로 도태시켜야 합니다. 돈 못 버는 기업은 기업이 아닙니다.

우리는 부채 비율을 많이 줄였습니다. 5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줄였지만 아직도 더 줄여야 합니다. 세계 사람들이 다같이 말하기를 한국 기업들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부채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세계가 그렇게 볼 때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약화될 것입니다.

또 돈 벌어서 이자로 전부 내버리면 사업하는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과감하게 부채비율을 줄이는 그러한 조치들을 해야 하겠습니다.

정보산업과 생명산업의 발전에 우리가 노력해야 합니다. 전통산업인 자동차·조선·섬유 산업 등을 모두 정보산업 등과 연결시켜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 덕택으로 제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장인 베르게 씨는 15세 때부터 조선소 직공으로 일했습니다. 조선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하고 정부의 각료를 여러 자리 지냈습니다.

그분이 저한테 말하기를 “조선에 대해서는 좀 알기 때문에 한국에 갔었는데, 한국의 조선소를 보고 느낀 것이 있었다. 과거에는 노르웨이가 조선 국가로서 세계에 자랑했는데 한국에 가 보고 ‘이제 틀렸다, 우리는 한국과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한국에 와 보니까 조선소가 아니라 이것은 완전히 정보화와 연결되어 있는 첨단산업으로 발전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생명산업이 제4의 물결로 등장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신없이 변하고 있지만 또한 기업인 여러분께는 많은 기회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기릅시다. 세계에서 1등을 해야 합니다. 제일 좋고 제일 싼 물건을 만들고, 제일 좋고 제일 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런 기업만이 살아 남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때만이 이 나라는 앞으로 경제적으로 힘차게 도약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계와 대화를 많이 하십시오. 원칙은 지키고, 서로 책임을 분명히 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우리는 최근에 대우자동차, 한국전력, 철도청, 한국통신, 그리고 마지막에는 금융계의 노조들과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기업들로 하여금 대화를 많이 갖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대화로 풀었습니다. 우리는 최루탄 한 발 쏘지 않고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기업이 투명해야 합니다. 기업가가 몸소 기업경영의 성공을 위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럴 때 노동자들은 기업과 기업주를 신뢰하고 협력을 하게 합니다. 이제는 옛날같이 정치자금을 뒤에서 줄 필요도 없고, 정경유착을 할 필요도 없는 시대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이 점에 있어서 확고한 태도를 견지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가운데 그런 것이 있었다면 저는 발견되는 대로 철저히 대처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권력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권력에 떳떳지 못한 지원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투명한 경영을 해서 노동자들로 하여금 기업을 신뢰하고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그런 의욕이 나도록 해야겠습니다.

다시 말합니다. 여러분이 경제계의 주인입니다. 2001년 21세기 참으로 우리가 새로운 각오로 주인이 주인의 책임을 다해야 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그러한 새로운 시대로 발전해 나가야겠습니다. 서로 믿고 협력해 나가야겠습니다. 정부를 믿고 대통령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문제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건의하고 지적하십시오. 잘못된 것은 시정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또한 당당하고 떳떳하게 누구에게도 부끄러움 없는 기업의 책임자로서 여러분의 기업을 발전시켜 나가 주십시오. 그래서 우리가 다같이 성공을 합시다.

지금 간절한 마음으로 경제가 잘 되기를 바라는 우리 4,600만 국민들에게 우리가 웃음과 기쁨을 주는 그러한 이 해를 만들어야겠습니다. 결코 우리는 좌절하거나 실패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경제가 문제점은 있지만 지금 기본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적하는 문제는 한국에서 지나치게 위기의식을 조장해서 국민들의 사기를 저감(低減)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이 경제문제를 지나치게 보도하고, 정치문제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가운데서 국민들은 위축되어 소비할 의욕을 상실하고, 주머니를 꽁꽁 묶고 있습니다. 소비가 없으니까 기업이 잘 안 되고, 기업이 잘 안 되니까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소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적당히 소비를 해 주어야 나라의 경제가 섭니다.

일본 경제에 대해서도 가장 큰 문제로서 그 점을 지적한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을 해서 국민들이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우리 경제를 믿고 따라오게 만들고, 또한 소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나라 경제의 난국을 극복하고, 희망의 방향으로 끌고 갈 분들이 바로 여기 계신 여러분입니다. 우리 경제인들입니다. 또한 노동자가 협력을 해야 되고, 정부도 협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현재의 시련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또한 체질강화의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지금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고난을 확실히,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그러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다같이 밀고 나갑시다. 우리 경제를 살려서 내년의 오늘 이 자리에서 신년 하례를 할 때는 “우리는 해 냈다, 우리는 끝내 성공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이 한 해를 만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음으로부터 경제인 여러분의 건승과 건투를 빌면서 저의 인사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