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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년, 한국의 경제위기와 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국제포럼 개막식 연설 ― 1999. 12. 3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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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년, 한국의 경제위기와 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국제포럼 개막식 연설 ― 1999. 12. 3

위기의 강을 성공적으로 건넌 한국 경제

친애하는 도날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과 조세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

그리고 이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IMF 2년, 한국의 경제위기와 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국제포럼’에서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2년 전 오늘은 바로 한국이 IMF와 구제금융협약을 맺은 날입니다. 저는 먼저 이 자리를 빌려 2년 전 국가 부도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돕기 위해 보여준 IMF와 IBRD(세계은행) 등 국제기관을 비롯한 선진 각국의 도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IMF의 캉드쉬 총재와 IBRD의 울펜슨 총재, 그리고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협조에 대해서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2년 전 오늘은 한국 국민 모두에게 6·25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의 날이었습니다.

2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외환위기가 종식되었다고 선언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뻐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에게 고통과 시련을 준 위기가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되새겨 봄으로써 오늘의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민주주의가 거부당한 가운데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가 금융기관과 기업을 동반 부실화시킨 데 있었습니다. 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지 못한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먼저 국정의 기본철학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고하게 천명했습니다. 이러한 원칙 아래 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해 정경유착을 깨뜨리고,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민들도 정부의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주었습니다. 어린이 돌반지까지 포함해서 22억 달러의 금을 모아 주었습니다. 세계가 놀라고 한국 국민의 결의에 탄복을 했습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국민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또한 국민들에게 감사드려 마지않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 경제는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외환사정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외환위기 발생 당시 39억 달러에 머물렀던 외환보유고는 697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IMF 긴급구제금융은 전액을 상환했습니다.

실물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1998년 5.8%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경제가 올해는 9%를 웃도는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2만 3,000개가 도산하였으나 금년에는 3만개 가까이 창업이 이루어져 중산층의 부흥과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금리·물가·환율이 또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금년 초 한국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평가하였고 최근에는 또다시 상향조정하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가 금년 한 해 동안 총 150억 달러가 유치되어 우리의 외환보유고를 높이고 있음은 물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선진경영기술을 확산시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취임 때 국가부도 상태에 이르렀던 우리 경제를 1년 반 안에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에 회의적이었으나, 저는 결국 국민과 함께 이 약속을 지켜 냈습니다. 지난 9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도 클린턴 미국 대통령, 오부치 일본 수상 등 많은 정상들이 한국의 경제회복을 한결같이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와 같은 경제회복은 금융·노동·공공·기업 등 4대 부문의 개혁 성과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금융부문은 구조개혁과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관치금융 관행을 단절함으로써 이제 금융산업도 시장경제 원리에 따르는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노사부문도 커다란 진전을 이룩했습니다. 노·사·정 완전 합의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근로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를 정비하여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각 산업현장에 노사간의 평화적인 관계가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획기적인 변화인 것입니다.

공공부문에서는 12개의 공기업 민영화와 개별기업의 경영혁신을 추진했습니다. 아울러 1만 1,000개에 이르는 정부규제 가운데 이미 절반을 철폐하였으며, 앞으로도 더 철폐해 나갈 계획입니다.

재벌개혁은 재무구조의 개선, 상호지급보증 해소, 경영의 투명성 제고, 업종 전문화, 경영진의 책임 강화 등 다섯 가지 기본원칙에 따라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했습니다. 세계에서 유례가 드물 정도로 심각했던 ‘대우’문제가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 없이 구조조정이 단행된 점은 국제사회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1월 대란설이 유포될 정도로 우리 경제의 큰 문제였던 투신사의 환매문제도 무사히 처리되었습니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을 금년 말까지 200% 이하로 낮추고, 그동안 과잉중복투자로 경쟁력이 저하된 7개 분야의 사업 구조조정도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재벌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국내외의 격려와 편달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경제위기과정에서 하나의 교훈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훌륭한 국민과 책임 있는 정부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비록 외환위기를 극복했지만, 저와 한국 국민은 이같은 성과에 만족하거나 자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이해지면 우리는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새로운 천년에서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실패하고야 말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샴페인을 터뜨릴 수가 없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생산적 복지를 국정의 세 가지 중심축으로 하여 머지않아 세계 일류국가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첫째, 민주주의를 더욱 완성시켜야 합니다.

인권의 신장, 지방자치의 강화, 인권법의 제정, 방송법의 개정, 국가보안법의 개정 등 개혁입법을 줄기차게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계의 선진국가에 손색이 없는 민주주의를 완성시켜야 합니다. 민주주의야말로 경제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둘째, 앞으로 어떠한 위기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 등 4대 개혁을 조속히 완성하여 튼튼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은행과 기업의 구조개혁이 완성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다시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을 저는 깊이 유념하고 있습니다. 금융부문은 전문성과 재무 건전성을 갖추어 실물경제의 발전을 원활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재벌은 선단식 경영을 지양하고 핵심부문에 기업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모든 기업이 전문성을 갖추고 세계 일류의 기업이 되도록 힘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의 무한경쟁의 세계에 있어서 세계 일류기업이 못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적 노사협력을 토대로 신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 또한 우리 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노사 양자에 대해서 똑같이 존중할 것이며 법과 대화에 의해서 공동의 이익이 보장되도록 할 것입니다.

공공부문 개혁은 정부부터 솔선하여 투명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셋째, 지식기반경제사회로 이행하여 세계 일류국가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갈 것입니다.

21세기는 자본이나 노동력·토지와 같은 눈에 보이는 물질, 즉 하드웨어가 핵심요소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정보와 문화 창의력, 즉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네트워크’경제의 구축에 최우선을 둘 것입니다.

2002년까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완성하고, ‘1인 1 PC’환경을 조성하면서 인터넷 이용자 수를 천만명 수준으로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새천년에 맞는 전자정부를 구현하고, 공공조달 부문의 전자상거래를 조기에 추진하여 민간부문에의 확산을 촉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차세대 인터넷’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네트워크’경제 구축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여 10년 안에 10대 지식정보강국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문화·관광, 영상, 디자인, 보건·의료 등 서비스 산업을 집중적으로 활성화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이들 분야는 부가가치도 높고 국제수지 개선효과도 높습니다. 특히 제조업 등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지식기반 경제시대에는 국민 모두가 신지식인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창의적인 지적 능력을 발휘하여야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자기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갖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법’을 제정·시행하고, 직업교육·직업훈련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넷째, 생산적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만 지난 외환위기 과정에서 높은 실업률과 중소기업의 연쇄 부도로 중산층이 엷어지고 서민생활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서민생활이 향상되고 중산층이 튼튼해져야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인식에서 한국 정부는 ‘중산층 육성과 서민생활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근로능력이 없거나 소득이 낮은 국민에게는 생계·교육·의료 등 기본생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여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입니다. 의료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산재보험 등 4대 보험제도를 내실화하여 국민들이 평생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근로능력과 의욕이 있는 모든 국민에게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자기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인간개발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전국민이 신지식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새천년의 주체가 될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보다도 학교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힘쓸 것입니다. 문화·관광과 스포츠·레저의 기회를 확충하며, 국민건강의 증진과 환경개선에 노력할 것입니다. 21세기 국민은 의·식·주의 충족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삶의 질’의 향상까지 이루어져야 비로소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소득분배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실시하고, 변칙상속·증여를 통한 부당한 부의 대물림이 없도록 관련 세제를 개선할 것입니다.

우리가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의 3대 정책을 실현할 때 우리 경제의 앞날은 매우 밝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앞으로 매년 6%대의 경제성장이 가능함으로써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의 6, 800 달러에서 2000년에 1만 달러 수준을 다시 회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2003년에는 1만 3,000달러까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4년 동안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2003년에는 실업률이 3%대로 낮아져 사실상 완전고용을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국제수지의 흑자기조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세계에서 몇 나라 안되는 순채권국의 위치를 지켜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게 할 것으로 믿습니다.

현재 공공채무가 GDP 대비 23% 수준이나, 이는 미국 56.7%, 캐나다 89.8%, 독일 63.1%, 프랑스 66.5%, 일본 97.3% 등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건전재정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재정적자를 축소하여 2004년 안으로 재정수지의 균형을 실현토록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국제수지 흑자’, ‘재정수지 흑자’라는 쌍둥이 흑자의 국가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한국은 이제 위기를 딛고 일류국가 대열로 도약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도 다하고자 합니다. 저는 ‘글로벌’경제시대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간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커지게 되면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모두 어렵게 됩니다. 특히 ‘네트워크’경제시대에는 빈부 격차가 더욱 커져 갈등과 대립의 우려가 큽니다.

그 때문에 저는 지난 9월 APEC 정상회의에서의 연설과 지난 11월초 세계은행 심포지엄에 보낸 메시지, 그리고 이번 ‘ASEAN+한·중·일’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가간의 경제·사회적 격차 완화를 통한 공동번영과 사회적 화합방안을 역설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보다 더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개발도상국들로 하여금 그동안 우리가 쌓아 온 경제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한국민은 정부와 손을 잡고 위기의 강을 성공적으로 건넜습니다. 이제 희망과 번영의 새천년의 탄탄대로를 힘차게 나아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간곡히 호소합니다. IMF·IBRD·OECD·ADB 등 국제기구와 선진 각국의 더 한층의 충고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4,500만 모든 국민이 우리의 목표인 21세기 세계 일류국가의 내일을 위해서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