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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연설 ― 1999. 12. 1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682  

제3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연설 ― 1999. 12. 1

무역은 세계 일류경제로 나아가는 견인차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김재철 무역협회장을 비롯한 기업과 무역 관계자 여러분!

금세기 마지막 ‘무역의 날’을 맞아 수출한국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 수출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수출유공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상은 국민과 정부가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와 격려의 표시입니다.

불과 2년 전, 우리는 외환위기라는 가혹한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국가는 파산 직전이었고, 근로자를 비롯한 국민은 실업과 소득감소로 큰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외환위기에 빠진 나라경제를 건져 냈습니다. 우리 경제는 전세계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취임 초 제가 1년 반 안에 외환위기를 이겨 내겠다고 약속했을 때 이를 믿는 사람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해냈습니다. 바로 고난과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 국민의 강인한 저력과 정부의 적극적 노력, 그리고 무역인 여러분을 포함한 우리 경제인들의 헌신 덕택으로 이겨낸 것입니다.

1997년 말 38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이 이제는 680억 달러를 넘어섰고, 무역수지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금년도 외국인투자 규모는 11월 말 현재 130억 달러를 초과함으로써 연말까지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년 2월 178만명에 이르렀던 실업자 수도 지금은 102만명으로 줄었으며, 지난해 마이너스 5.8%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9%대에 이를 전망입니다. 금리와 환율도 안정되었고 물가는 1%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여건의 호전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390억 달러라는 사상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이루고, 올해도 급증하는 수입에도 불구하고 2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올림으로써 우리 경제의 회생을 앞당기게 된 것은 바로 무역인 여러분의 기여가 컸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경제회생의 일등공신인 무역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역인 여러분!

이제 21세기가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불과 한 달 후면 새로운 천년이 시작됩니다. 20세기가 자본과 노동·토지와 같은 눈에 보이는 물적 요소가 경제를 좌우하던 시대였다면, 다가오는 21세기와 새천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정보, 문화창조력이 경제와 국운을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인류역사상 유례가 없는 혁명적 변화 속에서 세계와 무한경쟁을 벌여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무역계 역시 새마음, 새기운으로 각오를 새롭게 하고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과 함께 21세기 우리 무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사이버 무역’에 철저히 대비하고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전세계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초고속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앞으로 5년 안에 세계 무역의 30%는 사이버 무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기업은 5년 안에 도태될 것이라고도 합니다.

기존의 까다롭고 복잡한 무역절차나 서류 대신에 컴퓨터 마우스를 한두번 클릭함으로써 손쉽게 무역이 이루어지는 사이버 무역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정부는 사이버 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이버 무역을 위한 법·제도 정비,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전문인력 양성, 사이버 실크로드 개최 등 다각적인 시책을 마련하여 최대한 지원토록 하겠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사이버 무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준비로 전세계 구석구석을 우리의 수출시장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마케팅 노력을 다해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둘째, 한편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존공영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21세기의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세계에 뒤처지지 않을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세계시장에서는 절대강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 오로지 보다 싸고, 보다 우수한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만이 성공을 보장할 것입니다.

과감한 기업구조 개혁으로 핵심역량을 결집하여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는, 그래서 제값 받고 외국에 판매하는 수출경영체제가 구축되어야 하겠습니다.

양에 치중하고 대외적인 여건변화에 취약하며 핵심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고 수출확대가 오히려 수입증가를 유발하는 현재의 수출입 구조를 이제는 내실 있고 건전한 체제로 하루속히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 기업과 부품·소재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효율적인 산·학·연 3자 협력체제를 강화해야겠습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중소기업 수출을 전담지원하는 수출첨병으로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해외무역관을 수출기지화하여 현장중심체제로 운영토록 하겠습니다.

경쟁과 협력의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과의 협력을 통해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금탑산업훈장 수상자 가운데 외국기업 대표가 계신 것처럼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 역시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들도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하여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때로는 경쟁상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윈-윈 게임을 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우리도 이제는 다자간 세계 경제질서 형성에 적극 참여하여 경쟁과 협력의 시대에 뒤처지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미국 시애틀에서는 새로운 세계경제규범 마련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뉴라운드의 출범은 서비스, 농산물,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우리 경제와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는 뉴라운드에 적극 참여하여 한편으로는 우리의 통상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무역질서가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단기 투기자금의 폐해를 예방하는 개혁방안 마련을 포함하여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국가들과의 밀접한 공조를 바탕으로 보다 다른 세계 경제질서 형성에 당당하게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 무역이 나아갈 세번째 방향은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상품수출에 힘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21세기는 지식·정보·문화 창조력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기반경제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과 문화창조력을 갖춘 능력 있는 민족입니다. 그러므로 다가오는 새천년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수출상품에만 집착하지 말고 인터넷 정보기술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 디자인 산업, 문화·관광 산업 등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산업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또한 현재의 수출상품도 저부가가치의 물량위주 수출을 지양하고 지속적인 기술개발, 품질 향상, 디자인 개선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품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양산업이라는 신발·섬유 산업도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어 우리의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해외 소비자 기호에 맞는 질 좋고 디자인 좋은 신발과 옷을 만들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기업인, 그리고 무역 관계자 여러분!

우리는 6·25의 폐허 위에서 무역입국의 기치 아래 고도성장을 이루어낸 바 있습니다. 국가파산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든 저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사상최대의 경제위기 속에서 사상 최고의 무역흑자를 일구어 낸 여러분의 의지와 능력을 믿고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현재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이제 겨우 새로운 도약의 틀을 마련한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 수출로 경제성장의 터전을 일구었듯이, 이제 국가경제의 재도약과 힘찬 전진을 무역이 선도하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집시다.

무역은 우리 경제가 세계 일류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견인차입니다. 저물어 가는 20세기 마지막 날까지 수출확대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라며, 21세기에는 더 큰 성공을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이 나라를 세계적 경영 강국으로 이끌어 가고자 애쓰신 무역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발전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