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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연설 ― 1999. 11. 9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724  

제37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연설 ― 1999. 11. 9

소방은 국민의 든든한 보호자

친애하는 2만 2,000여 소방공무원과 8만 2,000여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내빈 여러분!

오늘 새천년을 눈앞에 두고 서른일곱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한 것을 국민과 더불어 축하합니다.

아울러 지난 37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재를 위시한 각종 재난과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온 소방공무원과 의용대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서 치하를 드립니다.

또한 방재를 위한 남다른 공로로 영예의 상을 받으신 수상자 여러분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 소방은 안전의 파수꾼이자 위험에 처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국민의 든든한 보호자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 대만과 터키의 대지진 참사현장에서 우리 119 국제구조대원들이 보여 준 헌신적인 인명구조 활동은 피해 당사국 국민은 물론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크나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저는 이점에 대해서 우리 소방대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내면서, 국민으로부터 보다 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분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해 마지않습니다.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에는 재난과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어린 새싹들의 생명을 앗아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씨랜드 화재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넉달만에 또다시 인천에서 대형 화재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사고야말로 우리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대한 뼈아픈 경종이며, 편법과 부조리가 용납되어 온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우리는 고도성장 과정에서 내실보다는 외형을 중시하고, 건전한 기초보다는 단기적인 실적을 우선하는 잘못된 의식과 관행에 물들어 왔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온갖 탈법과 부정부패가 횡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997년 말 이래 우리 국민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 극복한 외환위기도 그 근본원인은 바로 그러한 불건전한 사회구조에 있었습니다. 경제에 대한 불법적인 정치권력의 개입과 권력에 편승해 막대한 빚으로 외형불리기에만 급급했던 재벌기업이 결국 우리 경제의 체질을 병들게 하여 위기를 부르고 만 것입니다.

최근까지의 대형참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안전은 도외시한 채 빨리 지어서 돈만 벌면 된다는 발상이 부실공사와 불법영업을 가능케 하고, 여기에 일선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소홀과 일부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더해져 고귀한 인명의 희생과 막대한 재산 손실을 초래한 것입니다.

더이상 이대로는 안됩니다. 근본적인 대책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경제개혁을 비롯해 우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국정 전반의 개혁도 결국은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자는 것입니다. 안전에 있어서도 근본부터 바로 잡아가야 합니다. 확고한 안전의식과 철저한 점검, 빈틈없는 방재체계를 갖추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관계 공무원들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우수한 공무원은 포상을 하되, 부조리를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나는 이러한 개혁을 여러분과 같이 성공시키고야 말겠습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IMF 위기에 대처했던 결의와 각오를 가지고 이제 안전의 확보에 국민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강도높은 경제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부실을 치유해 온 것처럼, 이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치유하는 노력에 대대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다시는 이 땅 위에 인재로 인한 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이 안심하고 사회가 안정될 수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어야 국가의 신인도가 올라가고 외국인투자와 관광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국정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고귀한 인명과 땀흘려 쌓은 재산이 보호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국가발전을 위한 협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일류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여러분의 사명과 책무는 막중합니다. 여러분이 불의의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때,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며 정부를 믿고 나라 일에 협력을 아끼지 않게 됩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봉사야말로 우리 사회를 안정시키고 건실하게 발전시키는 토대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재난과 사고에 대처하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고도산업사회에서는 재난의 유형이 더욱 복잡해지고, 피해의 규모도 날로 대형화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빈번한 기상이변으로 엄청난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소방은 이러한 대형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장비의 현대화와 소방업무의 과학화, 그리고 훈련의 강화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재난의 예방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것입니다. 재난과 각종 사고는 대처 능력과 구조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화재 등 대부분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작은 부주의나 안전수칙 위반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씨랜드 화재사고와 인천 화재사고는 모두 우리의 부주의에서 온 인재라는 것이 뚜렷한 사실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과오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국민의 안전의식을 강화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또한 소방안전 기준이 엄격히 지켜지도록 각종 시설과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지도·단속하여 사고의 예방과 피해의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오늘의 이 기념식이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을 크게 높이고 재난과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 가는 결의와 실천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철저한 자기개혁과 기강 확립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절대 다수의 소방공무원은 박봉과 과로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히 일부에서는 아직도 부패와 부조리가 남아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우리 소방의 명예에도 누가 되고 있습니다.

소방업무에서는 작은 부조리나 태만 하나도 엄청난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소방은 더욱 엄격한 기강 위에서 국민에 대한 봉사를 아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여러분의 그러한 헌신을 항상 기억하고 성원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소방공무원, 그리고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위험한 재난현장에서도 일신의 안전을 돌보지 않고 소임에 충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역시 여러분의 충정과 헌신에 대해서 마음으로부터 깊은 신뢰와 감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앞으로도 모든 성의를 다해 여러분이 보다 좋은 여건 속에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서 여러분과 함께 보람과 아픔을 나눌 것입니다. 여러분도 대통령의 이러한 생각과 국민의 성원을 깊이 헤아려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맡은 바 사명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